[승부주] 오디텍, 외국인 사자로 '전환'..배경은?

오디텍의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가 최근 '사자'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23일 오후 1시 25분 현재 이 회사 주가는 전일 대비 1.4% 내린 1만150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1개월간(5.22~6.22) 이 회사 주식 11만1140여주(0.9%)를 순매수했다. 앞선 1개월간(4.21~5.21) 13만110여주(1.1%)를 내다 팔았지만, 최근 '사자'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 지분율은 상장 이래 최고 수준인 7.3%에 근접했다.

최근 외국인의 순매수는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진행됐다. 오디텍의 올 1분기 별도 기준 실적은 매출액이 1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0.4%) 줄고, 영업이익이 3% 감소한 20억2400만원을 기록했다. 연결 지배지분 순이익은 5.9% 증가한 21억1160만원이다.

기타비용 감소로 순이익이 증가했지만, 영업실적은 부진이 지속됐다. 이 회사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578억원과 8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9%와 31% 줄었다. 2010년 10년래 최고치를 기록한 후 중장기적으로 부진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주요 제품인 제너다이오드 칩 매출이 LED산업 불황 탓에 감소한 결과로 풀이된다. 제어다이오드 칩은 LED 발광시 정전기와 열을 차단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오디텍은 삼성전자와 LG이노텍, 서울반도체, 루멘스에 관련 제품을 공급한다.



실적 부진에도 외국인이 최근 주식 매수에 나선 것은 재무안전성이 뒷받침되는 가운데 향후 실적 개선의 가능성이 있는 점에 관심을 둔 결과로 풀이된다.

오디텍은 현금성 여유자산이 풍부한 편이다. 올 1분기 말 기준 순현금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 + 단기금융자산 - 차입금)은 543억원으로 현재 시총의 45%에 이른다.

이 회사 순현금자산은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가동률에 여유가 있어 유형자산 투자가 추가로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꾸준히 양수(+)를 기록한 결과다.
 
이 회사 유형자산은 지난 2010년 말 186억원에서 올 1분기 말 105억원으로 43% 감소했다. 감가상각비를 웃도는 추가적인 설비투자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지난 2010년 최고 실적을 기록한 해에도 반도체 사업 가동률은 86%였고, 올 1분기 가동률은 50%로 낮아진 상태다. 

현재 무차입경영을 하는 데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꾸준히 양수를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향후에도 순현금자산은 증가 추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주요 제품의 업황이 부진한 가운데 제품 다각화로 실적 개선에 힘쓰는 점도 관심을 끈다. 올 1분기 오디텍의 반도체 제품 매출액은 93억8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다. 하지만 센서제품 매출은 48억5000만원으로 44% 증가해 실적 감소 폭을 줄이는 데 기여했다.

이 회사 센서 사업부는 빛 감지용 광 센서와 위치 변화를 감지하는 변위 센서를 만든다. 해당 제품들은 레이저프린터 ,지폐계수기, 자동화설비에 주로 탑재돼 왔는데, 최근 자동차, 스마트폰, 국방, 헬스케어 등으로 적용 범위가 확대되는 중이다.

오디텍은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에 들어가는 레이더 탐지용 센서를 개발해 10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예상 매출액은 35~40억원이다. 또한, 오디텍은 인포피아에 혈당측정 센서를 납품하며 헬스케어로의 사업 확장을 추진 중이다.

오디텍의 지난해 매출 비중은 반도체 70%, 센서 30%다. 반도체 사업의 주요 제품인 제너다이오드 칩은 사업부 매출의 50%를 담당한다. 나머지 50%는 광 반도체(포토다이오드)와 전력 반도체(파워트랜지스터)가 각각 25%씩 차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연환산 실적(최근 4분기 합산) 기준 이 회사의 현재 주가수익배수(PER)는 14.8배이다. 주가순자산배수(PBR)와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각각 1.24배와 8.1%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