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마틴 휘트먼의 '무림SP’

휘트먼 "순운전자본 대비 저평가 된 소형주를 사라"

마틴 휘트먼은 월가에서 벌처투자자로 유명하다. 벌처(vulture) 투자는 '남의 불행을 이용해 잇속을 챙기는 자'라는 뜻의 영어 단어인 벌처에서 알 수 있듯, 부실기업을 싼값에 인수해 정상화시킨 후 고가에 매각하는 투자를 의미한다. 휘트먼은 침체를 겪고 있는 기업의 주식을 싼값에 대량 매집해 기업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했다.

또한, 휘트먼은 성장하는 소형주를 선호했다. 종목 선정시 시가총액 규모, 부채비율, 주당영업현금흐름비율(PCR), 시가총액 대비 순운전자본 규모 등을 고려했다. 그의 기준에 따르면 투자대상은 저렴하면서도 재무상태가 좋고 경영진이 주주의 관점에서 일하며 이해할 수 있는 회사여야 한다.

무림SP는 휘트먼의 기준에 부합하는 종목 중 하나다. 5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이 962억원으로 1000억원 미만이고, 1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59%로 100%보다 낮다. 또한, 순운전자본(유동자산-유동부채)이 516억원으로 시총의 54%에 달해 휘트먼의 저평가 기준(순운전자본이 시총의 40% 이상)을 통과했다.

▷ 백상지, 아트지, 특수코팅지(화장품 케이스 등) 생산업체

무림SP는 1956년 설립된 인쇄용지 생산 전문기업이다. 백상지, 아트지, CCP(Cast Coated Paper) 등을 생산하고 있고, 특히 카탈로그, 화장품 케이스 등에 사용되는 CCP지는 2012년 기준 국내 시장점유율 86%로 1위를 차지했다. 백상지는 도서, 노트 다이어리 등 필기용지로 사용되고, 아트지는 잡지, 브로셔, 팜플렛 등에 사용된다. 이외에 노트용지, 엽서용지, 통계용지 등도 생산하고 있다.

무림SP는 지난 1분기에 매출은 감소했지만 수익성은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1분기 매출액은 5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줄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97.9% 늘어난 35억원, 지배지분 순이익은 32억원으로 급증했다(이하 연결 기준).

지배지분 순이익이 크게 개선된 요인은 관계기업의 순이익 증가가 배경이 됐다. 무림SP는 코스피 상장사인 무림페이퍼 지분을 19.65% 보유하고 있는데, 유의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무림페이퍼의 손익을 지분법손익으로 인식한다. 지난 1분기 무림페이퍼에서의 지분법손익은 12억원으로 지난해 7억원의 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매출원가율 및 판관비율 감소로 무림페이퍼의 수익성이 개선됐다.

무림SP 영업이익 또한 매출원가율 및 판관비율 감소로 증가했다. 지난 1분기 매출원가는 4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줄었다. 판관비 역시 52억원으로 18.6% 감소했다. 주요 원재료인 펄프의 분기보고서상 가격이 톤당 66만5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하락했다. 전분 외 부원료 가격도 66만6000원으로 7.9% 하락했다.



다만, 지배회사인 무림SP의 매출이 줄면서 전체 연결기준 매출액 감소로 이어졌다. 무림SP의 지난 1분기 개별기준 매출액은 3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3% 줄었다. 종속기업의 매출액은 190억원으로 10.1% 증가했으나 지배회사의 매출비중이 커 연결기준 매출액의 증가로 이어지지 못했다. 무림SP는 종속기업으로 무림오피스웨이(78.19%, 이하 지분율), 무림켐텍(90.0%), 무림로지텍(74.9%) 등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무림SP는 8일 전일 대비 2.6% 오른 4460원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