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주] 대원산업, 투신 매수..배경은?

엔화 약세, 판매량 부진으로 국내 자동차 업계에 대한 우려가 크다. 이런 가운데 투신이 대원산업을 최근 순매수 중인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투신은 지난 1개월간(5.3~6.3) 이 회사 주식 8만5900여주(지분 0.5%)를 순매수했다. 매수 규모는 작은 편이다. 다만 올 들어 앞선 4개월 여간(1.1~5.2) 1만5700여주(0.1%) 순매수한 데 그쳤지만, 최근 들어 매수 강도를 높인 점은 관심을 끈다.

투신의 행보는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진행된 것이다. 대원산업의 올 1분기 연결 기준 실적은 매출액이 18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79% 급감해 22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지배지분)은 67% 축소된 26억원이다. 

주 매출처인 기아차의 신차 효과로 국내 매출이 증가했다. 하지만 성장세를 이어가던 중국 매출이 전년 대비 2% 줄어든 데다, 러시아 루블화 가치 하락으로 주요 종속법인인 대원루스의 실적이 급감했다. 대원루스의 올 1분기 매출액은 1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급감했고, 순손실은 올 1분기 46억7400만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적자 폭이 42억7600만원 확대됐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이 103억원으로 분기 기준 최고 실적(114억원)에 근접했던 기저효과는 영업이익 감소 폭이 크게 나타난 데 영향을 미쳤다. 1분기 실적 부진으로 대원산업 연결 실적은 지난해 매출액이 6%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35% 줄어든 데 이어 감소세를 지속하게 됐다.



향후 실적 회복의 주요 관전 포인트는 우선 러시아 루블화의 안정화이다. 외환은행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분 현재 원/루블 환율은 1루블당 20.37원을 기록 중이다. 이는 1분기 말(19.26원)에 비해 약 5.7% 오른 것이다. 원/루블 환율이 현재 수준 이상을 유지한다면 대원산업 러시아 법인의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반등을 했지만 유가가 여전히 1년 전에 비해 40% 이상 급락한 상태라 자원 의존도가 높은 러시아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원/루블 환율 추이는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의 신차 효과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부분이다. 지난 4월과 5월 기아차의 내수 판매는 각각 4만3050대와 4만1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0.4%씩 증가했다. 덕분에 기아차의 올해 4월과 5월 총 판매대수(내수+해외 판매)는 51만4360대로 전년 동기 대비 2.9% 줄어든 데 그쳤다. 엔화 약세에 대한 우려가 날로 커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비교적 선방한 판매실적으로 볼 수 있는 측면이 있다. 

신차 모델이 출시된 쏘렌토와 카니발이 판매 증가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는 하반기 스포티지 신차를 추가로 출시할 예정이다. 카니발과 같은 RV(레저용 차량)는 소형과 준중형 차량에 비해 시트가 2배 정도 많이 사용된다. RV 판매량이 늘면 시트 제조사인 대원산업의 대당 매출액이 늘게 된다. 실제로 올 1분기 대원산업의 국내 매출은 11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했다. 향후 기아차의 RV 판매가 양호한 수준을 유지해 대원산업의 국내 매출도 동반 증가세를 이어갈 지 주목된다.

대원산업은 자동차용 시트를 만든다. 이 회사의 시트는 주로 기아차의 K3, 프라이드, 포르테, 쏘울, 카니발, 스포티지 등 소형~준중형급 자동차에 탑재된다.

실적 부진 영향으로 대원산업의 주가는 약세를 지속해 왔다. 이날 오전 11시 3분 현재 주가 7980원은 지난해 8월 13일 장중 기록한 52주 최고가(1만4200원) 대비 약 44% 급락한 것이다. 다만 주가 약세로 대원산업이 보유한 순현금자산은 시가총액과 비교해 규모가 상대적으로 커졌다. 올 1분기 말 기준 이 회사 순현금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 + 단기금융자산 - 총차입금)은 777억원으로 현재 시가총액의 53%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