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데이비드 윌리엄스의 '대원산업'

"구조조정 중인 저평가 기업을 찾아라"

데이비드 윌리엄스는 '엑셀시어 밸류 앤 리스트럭처링'(Excelsior Value and Restructuring)이란 펀드를 운용한 투자 대가다. '더욱 더 높이'를 의미하는 '엑셀시어'란 단어에서 알 수 있듯, 이 펀드는 가치 개선을 위해 구조조정 중인 회사들을 찾아 투자한다. 특히 장기적으로 이익을 개선시킬 수 있는 무언가가 진행되고 있는 기업을 선호한다.

윌리엄스는 회사가 구조조정으로 실적이 좋아지더라도 가격이 싸지 않으면 매수하지 않았다. 가치투자자의 시각으로 봤을 때 기업이 싸게 거래돼야 구조조정 이후 주가가 더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판단했다.

'대원산업', 윌리엄스의 조건 부합

윌리엄스의 저평가 판단 기준은 주가수익배수(PER)가 15배 미만이고, 주가순자산배수(PBR)가 1.2배 미만인 기업이다.

대원산업은 윌리엄스의 투자 요건을 만족하는 기업 중 하나다. 지난해 실적과 전일 종가를 기준으로 계산한 주가수익배수(PER)는 11.4배로 15배 이하이며, 주가순자산배수(PBR)는 0.83배로 기준인 1.2배보다 낮다. 순이익과 자본총계는 연결 지배지분 기준이다.

지난해 4분기 대원산업의 연결 매출액은 19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0%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11억8600만원 적자와 57억5500만원 적자로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전년 동기인 지난 2013년 4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87억6300만원과 91억8700만원이었다.

주요 고객사인 기아차의 중국 판매량 증가 등에 힘입어 매출이 늘었지만, 러시아 루블화 가치 하락으로 주요 종속법인인 대원루스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급감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 루블화가 반등세를 보여 러시아법인 관련 손실 폭은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외환은행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 56분 현재 원/루블 환율은 1루블당 21.08원을 기록 중이다. 이는 지난해 연말(18.66원) 대비 약 13% 오른 것이다. 다만 현재 유가가 1년 전에 비해 50% 급락해 자원 의존도가 높은 러시아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원/루블 환율 추이는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주 고객사인 기아차의 신차 효과도 관심을 두고 지켜볼 부분이다. 1분기 기아차의 한국판매는 11.4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6% 늘었다. 신차 모델이 출시된 쏘렌토와 카니발이 판매 증가를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분기 미국 판매 역시 14.3만대로 전년 동기에 비해 7%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기아차는 하반기 스포티지 신차를 추가로 출시할 예정이다. 향후 RV(레저용 차량)가 기아차 판매량 증가에 힘이 될 지 주목된다.  

카니발과 같은 RV는 소형과 준중형 차량에 비해 시트가 2배 정도 많이 사용된다. RV 판매량이 늘면 시트 제조사인 대원산업의 대당 매출액은 늘게 된다.  

기아차 멕시코 공장 신설은 중국 법인에 이어 협력사에 또 하나의 성장 기회를 제공할 지 주목된다. 기아차 멕시코 공장은 현재 건설이 진행 중으로 내년부터 소형차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 공장의 연간 생산 능력은 30만대이다. 멕시코는 내수 시장 규모가 100만대에 이르는 데다 북미 및 중남미 40여개국과 FTA(자유무역협정)을 맺고 있어 무관세 수출이 가능하다. 인건비는 미국보다 20% 가량 싸다.

대원산업은 자동차용 시트를 만든다. 이 회사의 시트는 기아차의 K3, 프라이드, 포르테, 쏘울, 카니발, 스포티지 등 소형~준중형급 자동차에 탑재된다.

이 회사는 시총의 절반을 넘는 규모의 여윳 자금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순현금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 + 단기금융자산 - 차입금)은 859억원으로 현재 시가총액의 57%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