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주] 신대양제지, 기관 매수로 전환..배경은?

기관 투자자의 '사자'에 신대양제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14일 오전 11시 8분 현재 이 회사 주가는 전일 대비 1.5% 오른 4만7150원에 거래 중이다. 이는 연초(3만5300원) 대비 33% 오른 것이다.  

최근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탠 것은 기관 투자자로 보인다. 이날 증권업계에 따르면 기관은 지난 달 24일부터 전일(13일)까지 20일간 이 회사 주식 총 14만4019주(지분 3.8%)를 순매수했다. 올 들어 앞선 약 3개월 간(1.1 ~ 3.23) 약 7만2000주(2.0%)를 순매도했지만, 최근 사자로 돌아섰다.

기관 투자자가 주식 매수에 나선 가운데 거의 2년 만에 신대양제지에 대한 증권사 보고서가 나온 점이 눈길을 끈다.

이날 KDB대우증권 김지영 연구원은 "올해 신대양제지의 연결 매출액이 3761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늘고, 영업이익은 35% 증가한 34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신대양제지가 골판지 업계 과점화에 따른 가격 완화의 수혜주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업체간 출혈 경쟁이 진정되고, 수직계열화를 통해 원가경쟁력을 갖췄다는 분석에서다. 국내 골판지 업계는 2006년 구조조정과 수직계열화로 현재 5대 업체(신대양제지, 아세아제지, 태림포장, 삼보판지, 수출포장)을 중심으로 재편됐다. 이들의 국내 점유율은 66%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투자가 일단락 되고 현금흐름이 과거 대비 개선된 점도 눈길을 끈다. 신대양제지의 유형자산은 2008년 말 811억원에서 2009년 1777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하지만 이후 감소세를 보이며 지난해 1562억원으로 줄었다. 감가상각 비용 이상의 설비투자가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반면 2009년 신대양제지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09년 이후 종전 대비 유입 규모가 확대됐다.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연간 최고치는 2006년 기록한 177억원으로 200억원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연평균 260억원을 기록했다. 



환경통계정보(stat.keco.or.kr)에 따르면 수도권 폐골판지 가격은 올해 1분기 KG당 평균 90.3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와 지난 5년(2009~2014) 평균 대비 각각 6.6%와 24.9% 내린 것이다. 

지난해 신대양제지의 '비용(매출원가 + 판매관리비) 내 원재료 비중'은 60.6%로 전년 대비 1.7%p 내렸다. 이에 따라 연간 매출액은 2315억원으로 전년 대비 5%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84% 급증해 228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4.8%p 올라 9.9%를 기록했다. 원재료 가격이 과거 대비 하락세를 지속해 올 1분기도 수익성 개선세가 이어졌을 지 주목된다.



골판지의 주요 전방산업인 택배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국내 택배 물량은 지난 2009년 11억개에서 연평균 8% 늘어 지난해 16억2300만개로 확대됐다. 온라인·모바일 쇼핑 성장에 힘입어 앞으로도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신대양제지는 1982년 설립된 골판지 원지 제조업체다. 골판지 원지로 만드는 골판지 상자는 섬유제품, 전자제품, 식품, 의약품, 농·수산물 등 각종 제품의 포장 상자로 사용된다.

지난해 실적 기준 이 회사의 현재 PER은 10.4배이다. PBR과 ROE는 각각 0.68배와 6.5%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