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주] 삼양홀딩스, 외국인과 연기금 '사자'..배경은?

외국인과 연기금 투자자가 삼양홀딩스를 동반 순매수 중인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10일 오전 11시 10분 현재 이 회사 주가는 전일 대비 0.5% 오름 9만3500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개월간 외국인은 이 회사 주식 8685주(지분 0.1%)를, 연기금은 1만9896주(0.2%)를 각각 순매수했다. 올해 누적 순매수량은 외국인이 3만517주(0.4%), 연기금이 5만6070주(0.7%)를 각각 기록 중이다.



외국인과 연기금이 동반 '러브콜'을 보내는 가운데  삼양사와 삼양제넥스가 담당하는 식품 사업의 수익성 개선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주목된다. 삼양홀딩스는 삼양사 지분 71%를, 삼양제넥스 지분 48.6%를 각각 보유 중이다.

국제상품거래소(ICE)에 따르면 전일 원당 선물가격은 파운드당 12.8센트를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 말(14.52센트)과 1년 전에 비해(17.04센트)에 비해 각각 12%와 25% 내린 것이다. 또한, 시카고선물거래소 기준 옥수수 선물가격은 전일 3달러87센트를 기록해 전분기 말과 지난해 동기에 비해 각각 8%와 22.6% 내렸다.

삼양사는 원당을 수입해 설탕을 제조하고, 삼양제넥스는 옥수수를 수입해 전분과 전분당 류의 식품소재를 만든다. 이들의 판매가는 원재료 가격과 동행하는 특성을 보여왔다. 다만, 원재료 하락 폭에 비해 판매가의 내림 폭이 작은 경향이 있어 원재료의 단기 급락은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지난해 삼양사의 원당 매입가는 톤당 423달러로 지난 2012년 대비 27% 내린 반면 설탕 판매가는 톤당 84만7000원(내수 기준)으로 15% 내리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화학 사업의 부진에도 삼양사의 영업이익률은 2012년 1%에서 지난해 2.7%로 1.7%p 개선됐다.

삼양제넥스의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옥수수 수입가는 톤당 265달러로 지난 2012년 대비 19% 내렸지만, 전분과 전분당 등 제품 판매가는 톤당 58만원으로 7% 내리는 데 그폈다. 이에 힘입어 삼양제넥스 영업이익률은 2012년 4.1%에서 지난해 9%로 4.9%p 상승했다.



다만, 원/달러 환율 반등은 수익성 개선 폭을 감소 시키는 요인이다. 삼양사와 삼양제넥스는 원재료를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매입가가 인상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금융정보 제공업체인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원/달러 환율은 평균 1100원으로 전분기와 전년 동기에 비해 1.2%와 1.4% 상승했다. 

원당과 옥수수 선물의 달러 기준 가격이 전분기 대비 각각 12%와 8% 내린 것에 비해 환율 상승 폭은 미미하다. 따라서 수익성 개선에 큰 훼손을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원재료 국제 시세와 더불어 환율도 수익성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에 꾸준한 관찰이 필요하다.



삼양홀딩스의 화학 자회사들의 실적 부진은 리스크다. 지난해 삼양홀딩스의 화학 사업 매출액(연결 기준)은 9081억원으로 전년 대비 3% 늘었다. 하지만 사업 부문손익은 234억원 손실을 기록해 적자를 지속했다. 전년 대비 적자 폭이 295억원이 줄었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과 중국발 공급 과잉, 유가 약세에 따른 제품가 하락 등이 수익성 개선을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연결 기준 삼양홀딩스의 매출 비중은 식품 사업 52%, 화학 사업 37%이다.

지난해 실적 기준 삼양홀딩스의 현재 PBR은 0.61배, ROE는 0.2%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