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데이비드 드레먼의 '부산가스'

드레먼 "저평가된 기업에 투자하라"

데이비드 드레먼은 드레먼 밸류 매니지먼트의 대표로, 역발상 투자의 대가로 불린다. 그는 역발상 투자와 관련된 많은 저서를 출간했는데 국내에도 '역발상 투자의 원칙'이란 드레먼의 저서가 출간돼 있다.

그는 자신의 요트에 '역발상'이라고 이름을 붙일 정도로 역발상 투자를 즐겨했다. 그는 사람들이 완전하지 않으며 실수를 자주 저지른다고 생각해 역발상 투자 기회가 많다고 판단했다. 드레먼은 애널리스트가 20분기(5년) 연속으로 기업 수익을 5% 이내로 예측할 확률은 140억분의 1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드레먼은 가치 대비 저평가된 기업들은 실적 예측이 어긋나도 약간의 손해를 입지만 고평가된 성장주를 소유하면 실적 예측이 어긋날 때 훨씬 큰 손해를 입는다고 강조했다.

드레먼은 주가수익배수(PER) 혹은 주가순자산배수(PBR)가 시장평균보다 낮은 기업을 선호했다. 또한 시가배당률이 2.5% 이상인 기업을 좋아했다. 반면 자기자본이익률(ROE)이 25%를 넘는 기업은 제외했는데, 이는 지나치게 높은 ROE가 장기간 유지되는 게 불가능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드레먼의 선택 '부산가스'

부산가스는 드레먼의 기준에 부합하는 종목 중 하나다. 최근 4분기 합산(3분기 연환산) 실적 기준 주가수익배수(PER)는 10.6배, 주가순자산배수(PBR)는 0.86배로 아이투자(www.itooza.com)가 산정한 시장평균치(PER 17.4배, PBR 1.13배)보다 낮다. 아이투자는 상장종목 전체의 시가총액과 순이익 합계(적자기업 포함)를 기준으로 투자지표를 산정하고 있다. 또한 2013년 배당금으로 산정한 시가배당률은 2.53%로 2.5%를 웃돌고, ROE는 8.2%로 25%미만이다.

부산가스는 부산광역시 전역에 도시가스를 독점 공급하는 도시가스업체다. 한국가스공사로부터 천연가스를 구입해 각 세대에 배관을 통해 공급하는 구조로, 도시가스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도시가스산업은 전기, 수도와 같이 국민생활에 필요한 기초 에너지를 공급하는 사업으로, 막대한 설비투자를 필요로 한다. 불필요한 중복투자의 방지 및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정부에서 공급권역을 허가해 판매하게 했다. 2014년 9월말 현재 전국에 33개의 도시가스 사업자가 있다. 수도권 지역의 경우 7개 도시가스회사에 대한 지역 공급독점권이 인정되고 있으며, 지방의 경우에도 각 시도별로 1~4개업체가 지역을 분할하여 독점공급하고 있다.

부산가스의 지난 3분기 누적 매출액은 91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 증가했다. 천연가스 매입가가 상승해 판매가도 인상된 것으로 추정된다. 부산가스가 한국가스공사로부터 인도받은 도매요금은 원가와 환율을 반영하여 책정되며, 부산가스의 소매요금은 매입가에 부산광역시에서 승인한 공급비용을 더하여 책정된다. 한국가스공사의 천연가스 도매요금은 2013년 MJ당 19원대를 유지했지만, 지난해 1월 20.7원, 7월 20.5원으로 순차적으로 조정됐다.

반면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4% 감소한 320억원을 기록했다. 타 가스업체와 동일하게 정부가 가격 결정권을 쥐고 있어, 판매가 인상폭이 천연가스 매입가 인상폭을 따라가지 못한 탓이다. 도시가스는 서민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가격 인상이 어려운 편이다.

부산가스는 중국에서도 도시가스 사업을 진행 중이다. 2007년 11월 최대주주 SK E&S와 함께 홍콩에 자회사 SK E&S HK를 설립해 중국 도시가스 회사 지분을 취득(부산가스지분율 50%)했다. 홍콩 자회사는 2013년 11억원 가량의 순이익을 냈다.

▷ 꾸준한 배당

부산가스는 지난 10년간 꾸준히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주당배당금은 1000원으로 일정했으며, 시가배당률은 2.6%에서 9% 수준을 오갔다. 만약 올해도 주당배당금이 1000원으로 유지된다면, 전일 종가로 산정한 예상 배당수익률은 2.53%다.

 


한편 부산가스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67.32%이며, 최대주주는 SK E&S다. 이는 SK E&S가 지난 2013년 11월 부산가스의 상장폐지를 위해 공개매수를 단행한 까닭이다. 당시 SK E&S는 부산가스의 지분율을 49.08%에서 67.32%로 늘렸으나 요건을 만족시키지 못해 상장폐지가 무산된 바 있다. 당시 공개매수가는 주당 3만7500원이며 전일 부산가스의 종가는 3만59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