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월리스 와이츠의 '메디톡스'

휘트먼 "순이익이 영업현금으로 잘 회수되는 기업을 사라"

워렌 버핏과 친구 사이인 월리스 와이츠는 가치투자 철학을 바탕으로 '와이츠 밸류 펀드'를 운용했다. 와이츠는 버핏과 투자 성향에서도 많은 공통점을 보였다. 와이츠는 시장가치에 비해 크게 할인된 가격에 주식을 매입하고 포트폴리오를 집중시켜 보유했다. 그는 부채를 청산하고 난 후 경영진이 사용할 수 있는 돈의 총액에 초점을 맞췄다.

와이츠는 회사가 제품 가격에 대해 통제력이 있기를 원했다. 또한, 케이블 TV와 같은 지역독점 회사를 선호했다. 그는 자신의 최대 투자 실수는 경영진을 너무 믿거나 이해해 준 것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월리스 와이츠의 종목 선정 기준은 엄격하다. 순이익이 영업현금으로 잘 회수돼야 하고 3년간 꾸준히 이익이 성장해야 한다. 또한, 자기자본이익률(ROE)이 평균 이상인 회사에 보수적으로 투자한다.

▷ 와이츠의 선택 '메디톡스'

와이츠는 최근 3년간 연평균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이 5%~30%이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2% 이상인 기업을 선호한다. 또한,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순이익보다 커야 한다.

메디톡스는 와이츠의 투자 요건을 만족하는 기업 중 하나다. 최근 3년간 EPS성장률은 19.2%를, 지난 3분기 연환산(최근 4개분기 합산) 기준 ROE(자기자본이익률)는 50%를 각각 기록했다. 지난 3분기 연환산 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1010억원으로 순이익 412억원보다 많다.

▷ 국내산 '보톡스' 제조업체

메디톡스는 ‘메디톡신’으로 유명한 바이오 의약품 제조회사다. 메디톡신을 주로 접할 수 있는 곳은 피부과나 성형외과다. 주름개선 등의 목적으로 행하는 일명 ‘보톡스 시술’에 사용되는 제품 중 국내산 브랜드로 유명하다. 최대주주는 정현호 대표로 1986년부터 한국과학기술원에서 보툴리눔 독소를 연구해온 전문가다.

보툴리눔 독소는 개발 초기 사시 교정에 효과가 있어 안과용으로 사용됐으며, 이후 다양한 임상적응증이 개발되고 있다. 특히 피부과, 성형외과에서는 피부 주름 제거에 효능을 보여 미용용으로 쓰인다. 보툴리눔 독소 의약품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7개의 회사만 경쟁하는 과점시장의 형태다. 보튤리늄 독소는 강한 독성으로 인해 제조, 보유, 수출입시 허가가 필요하다. 이러한 규제는 후발업체들에게 진입장벽이 되며, 제조과정에서도 독성을 제어할 수 있는 특수건물과 장비가 필요해 높은 기술력이 요구된다.

보툴리눔 독소를 최초로 바이오의약품으로 생산한 기업은 미국 앨러간사다. 앨러간사는 1989년 미국FDA(식품의약국)의 허가를 받아  '보톡스' 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보툴리늄 독소는 제품명인 보톡스로 알려져 있으며, 일반 시중에선 피부 미용용 의약품으로 유명하다. 메디톡스는 세계에서 4번째로 보톨리눔 A형 독소의 원천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지난 2013년 9월엔 앨러간사와 3898억원에 달하는 기술이전 계약을 맺으며 기술력도 인정받았다.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독소 제품인 메디톡신(해외브랜드명 Neuronox)은 품질 뿐 아니라 가격 면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출시 첫해인 2006년 8%였던 국내 점유율은 2008년 26%까지 높아졌다.



메디톡스는 2013년 들어 미용시술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히알루론산(HA) 필러 ‘뉴라미스’를 개발했으며, 2014년엔 신규 개발한 보툴리눔 독소의 액상제형인 ‘이노톡스’를 판매하고 있다. 액상제형은 건조 제형의 보툴리눔 독소를 액상 타입으로 희석한 주사제로 희석단계 없이 바로 사용이 가능한 제품이다.



▷ 가파른 실적 성장세

가격경쟁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메디톡스의 연간 매출액은 지난 2009년 172억원에서 지난해 342억원으로 약 2배 성장했다. 특히 2014년 들어 신제품 매출 증가와 함께 앨러간사와의 기술이전 계약금이 매출에 인식되면서 실적이 급증했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56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1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03% 증가한 420억원을, 지배지분 순이익은 266% 증가한 370억원을 기록했다. 메디톡스는 2013년 9월 앨러간사와 계약을 맺으며 수령한 계약금 689억원을 2014년 1분기부터 인식했다. 지난해 3분기까진 분기당 39억원씩 인식했으며, 4분기엔 2억원만 인식했다. 올해부턴 연간 기준으로 118억원을 인식할 계획이다.



실적 성장은 지난 4분기에도 이어졌다. 지난 9일 메디톡스는 작년 4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메디톡스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1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56% 증가한 66억원을, 순이익은 58% 증가한 66억원을 기록했다. 수출과 내수가 동시에 증가한 영향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내수는 액상형 신제품인 ‘이노톡스’와 필러 ‘뉴라미스’의 매출 증대로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한 70억원을 기록했다. 수출은 아시아 지역으로의 수출 호조와 멕시코 등 신규 지역 확대로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한 72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