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윌리엄스의 선택 '아세아제지'

"구조조정 중인 저평가 기업을 찾아라"

데이비드 윌리엄스는 '엑셀시어 밸류 앤 리스트럭처링'(Excelsior Value and Restructuring)이란 펀드를 운용한 투자 대가다. '더욱 더 높이'라는 의미를 지닌 '엑셀시어'란 단어에서 알 수 있듯, 이 펀드는 가치 개선을 위해 구조조정 중인 회사들을 찾아 투자한다. 장기적으로 이익을 개선시킬 수 있는 무언가가 진행되고 있는 기업을 선호한다.

윌리엄스는 회사가 구조조정으로 실적이 좋아지더라도 가격이 싸지 않으면 매수하지 않았다. 가치투자자의 시각으로 봤을 때 기업이 싸게 거래돼야 구조조정 이후 주가가 더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판단했다.

'아세아제지', 윌리엄스의 조건 부합

윌리엄스는 회사가 구조조정으로 실적이 좋아지더라도 가격이 싸지 않으면 매수하지 않았다. 가치투자자의 시각으로 봤을 때 기업이 싸게 거래돼야 구조조정 이후 주가가 더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판단했다.

아세아제지는 윌리엄스의 투자 요건을 만족하는 기업 중 하나다. 지난 3분기 연환산(최근 4분기 합산) 실적과 현재 시가총액으로 산정한 주가수익배수(PER)는 8.7배로 15배 이하이며, 주가순자산배수(PBR)가 0.40배로 기준인 1.2배보다 낮다. 올해 3분기 연환산 기준 3년 EPS 성장률은 83%다.

▷ 골판지 제조사
..골판지 상자 제조 자회사 보유

아세아제지는 골판지원지 제조사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난 2013년 국내 시장점유율은 15%이다. 이 회사는 골판지상자를 제조하는 제일산업과 에이팩, 유진판지공업, 삼성수출포장을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다. 자회사서 만든 골판지상자는 삼성전자, KT&G, LG전자, CJ제일제당 등 다양한 제조업체에 납품된다.

국내 골판지원지 시장은 아세아제지 계열을 포함해 신대양제지 계열(신대양제지, 대양제지), 태림포장 계열(동일제지, 월산, 동원제지), 삼보판지 계열(대림제지, 고려제지), 수출포장 등 상위 5대 업체가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상위 5대 업체 모두 골판지 원지에서 골판지 원단과 골판지 상자에 이르는 수직계열화를 이뤘다.

최근 골판지업계와 관련해 눈길을 끄는 점은 원재료 측면에서의 우호적 환경이다. 환경통계정보(stat.keco.or.kr)에 따르면 수도권 고지(폐골판지) 가격은 지난해 4분기 Kg당 평균 77.6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와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6%와 29% 내린 것이다. 고지 가격은 지난 2013년 10월 117원을 고점으로 하락세를 지속 중이다.



주요 전방산업 중 하나인 택배의 물량도 증가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국내 택배 물량은 지난 2009년 11억개에서 4년간 36% 증가해 2013년 15억개로 확대됐다. 지난해도 3분기 누적 물량이 10억8000만개로 전년 동기 대비 7.8% 늘어 증가세를 유지했다. 온라인·모바일 쇼핑 성장에 힘입어 물량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판매가 인하가 원재료 매입비용 절감을 상쇄할 가능성이 있는 것은 투자자가 유의할 부분이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아세아제지의 국내 고지 매입가(연결 기준)는 톤당 15만1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3% 내렸고, 이에 따라 골판지원지와 골판지상자 판매가도 4~5% 인하됐다.

원재료 가격이 약세를 지속하는 데다 전방산업 시장 규모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판매가 인하 압력을 얼마나 잘 극복하느냐가 향후 아세아제지 실적의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지난해 아세아제지의 지난해 3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40억69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했다. 매출액이 8% 줄었지만, 고지 가격 인하에 따른 수익성 개선으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반면, 순이익(연결 지배)은 25억53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영업외손익에서 외환관련손실이 7억원 가량 발생한 탓이다. 전년 동기 약 21억원의 외환관련이익을 얻었던 기저효과가 순이익 감소에 영향을 줬다.

지난 2013년 1분기 이후 이 회사는 분기 말 원/달러 환율이 전분기 대비 내리면 외환관련이익을, 오르면 외환관련손실을 연결 손익계산서의 영업외손익에 각각 반영했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원/달러 환율이 전분기 대비 10% 오르면 23억원의 외환관련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4분기 말 환율은 1089원으로 전분기 대비 3.2% 올랐다. 이에 따라 아세아제지는 해당 분기에 7억원 내외의 외환관련손실을 손익계산서에 반영한 것으로 추정된다.



▷ 주식MRI 분석 결과, 상위 1%

아이투자가 개발한 주식MRI로 분석한 아세아제지의 투자 매력도 종합 점수는 25점 만점에 21점으로 전체 상장기업 중 12위(상위 1%)를 차지했다.

중장기적으로 이익 성장률이 시장평균으로 중간성장형 기업에 속하며 재무 안전성은 높아 안전한 편이다. 또한 소비자 독점력이 높아 경기 변동에 관계 없이 현재의 수익성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주식MRI는 아이투자에서 자체 개발한 실시간 종목분석 도구다. MRI 종합 점수는 수익성장성과 재무안전성 뿐만 아니라 기업의 이익 지속성을 가늠할 수 있는 사업독점력과 적정주가 수준까지 함께 고려해 판단한다.
 
주식MRI 종합 점수는 25점이 최고 점수이며 높을수록 저평가 우량 기업이다. 또한 종합점수가 높을수록 5각형 모양의 도형 내부가 가득찬 그물 형태로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