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차트 우량주]엘오티베큠, 올해 반등..배경은?

엘오티베큠은 지난 2002년 설립돼 2005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반도체 공정용 진공펌프 판매와 수리가 주력사업으로 2002년 독일 올리콘 라이볼트 베큠(Oerlikon Leybold Vacuum)사의 건식진공펌프 사업부(미국 피츠버그 소재)를 인수하며 기술력을 확보했다. 최대주주 오흥식 대표는 과거 라이볼트베큠코리아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반도체 제조 공정에는 특수가스가 사용되는데 불순물을 없애기 위해 가스 주입 전 기기 내부를 진공상태로 만들어야 한다. 이 역할을 하는 장비가 진공펌프다. 주로 반도체 분야에서 사용되지만 디스플레이, 태양광 등 특수가스가 사용되는 공정에도 활용된다. 제품 특성상 납품 이후 유지보수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는 특징이 있다. 엘오티베큠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의 63%를 제품 및 상품 판매로, 37%는 수선보수에서 올렸다.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의 변동이 눈에 띈다. 엘오티베큠이 속한 산업인 반도체 업종 특성상 경기 변동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14년 3분기 누적매출액이 572억원으로 전년동기 누적 매출액은 465억원 대비 107억원(+23%) 증가했다. ‘14년 연간 기준 사상 최대의 매출액이 기대되고 있다. 이를 반영한듯 엘오티베큠의 PBR은 '14년 12월 29일 0.81배에서 현재 105배(2월27일 종가 기준)로 상승했다.

다만 분기별로 보면 최근 매출과 이익은 감소 중이다. 작년 4분기를 기점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분기 대비 감소해 '14년 3분기에는 4억원의 영업적자가 발생했다. 주가도 영향을 받아 '14년 4월 이후 12월까지 내림세를 보였다.

[표] 엘오티베큠 분기별 손익계산서 일부

(자료: 아이투자, WiseFn)

엘오티베큠은 올 들어 주가가 반등했다. 25일 종가 기준 올해 상승률 15.7%를 기록 중이다. 전자공시를 통해 회사의 공시내역을 보면 특이한 점이 두가지가 눈에 띈다. 임원들의 주식소유상황보고서가 많다는 것과 단일판매공급계약체결공시가 많다는 것이다.

먼저 임원들은 지난 한해 동안 꾸준히 주식을 매수했다. 회사 사정을 잘 아는 내부자들이 주식을 산다는 것은 기업에 대해 긍정적인 신호가 될 때가 많다. '15년 새해 들어서도 1월과 2월 내부자매수 공시는 계속됐다.

[그림] 엘오티베큠 내부자거래 현황 

(자료: 아이투자, DAUM.net)

두번째로 단일판매·공급계약체결공시가 많다. 아이투자가 분석한 결과 ‘14년 한해 동안 계약체결을 공시한 금액이 303억원이다. 추가로 ‘15년 중 현재(2월 27일)까지 공시된 금액은 300억원이다. ‘13년, ‘14년 한해 동안 계약공시한 금액이 년도별 300억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15년에는 2개월 만에 비슷한 규모의 공급계약 체결을 공시한 셈이다.

올해 공시한 300억원의 공급계약이 모두 올해 내 공급이 이뤄지는 만큼, 현재까지 확정된 올해 매출액만 최소 300억원이 된다. 모든 계약이 공시되지 않음을 고려하면, 매출액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 '13년과 '14년 공시한 계약액과 총수주금액 비율은 대략 45%~55% 정도다(단, 총수주 금액은 제품매출액, 전기 수주잔고, 당기수주잔고를 통해 추정했다).

[표] 엘오티베큠 계약공시금액과 총수주금액(추정액) 비교

(자료: 아이투자)

단일판매·공급계약체결공시는 전년도 매출액대비 계약금액에 따라 '의무공시'와 '자율공시'로 구분된다. 코스닥기업의 경우, 계약금액이 전년도 매출액의 10% 이상일 경우에만 의무공시대상이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은 5% 이상이며, 이 중에서도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의 대규모 기업은 2.5% 이상이다. 회사 매출 규모에 비례해 금액 기준도 높아지는 것이다. 해당금액 미만에 해당하는 계약의 공시는 자율이다. 하지만 일단 공시된 계약에 대해서 변경이 생기는 경우 의무적으로 정정공시를 제출해야 한다.

계약공시를 하게되면 통상 수주잔고를 사업보고서에 표시하게 된다. 사업보고서의 수주상황을 보면 보통 수주잔고, 기납품액, 수주잔액으로 표시된다. 수주잔고는 계약을 통해 발생할 매출액이고, 납품이 되면 기납품액, 납품 대기중인 계약은 수주잔액으로 표시된다. 기납품액은 해당 분기의 매출액으로 기록 된다. 따라서 수주업에 속하는 회사는 수주잔액에 따라 향후 매출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수주잔고가 늘어난다면, 대규모 취소가 없는 한 앞으로 매출도 증가한다는 의미다.

자산구조지수를 보면 장-자-고의 형태를 띄어 우수한 자산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장기자본과 자기자본이 붙어 있는 것은 비유동부채(장기차입금, 충당부채 등)이 거의 없다는 의미다. 현금흐름은 영업활동에서 양호한 현금흐름을 보이고 있다. ‘14년 3분기까지 82억원의 영업활동현금 유입이 있었다.

다만 발생한 이익이 당좌자산의 증가가 아닌 고정자산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워렌 버핏은 지속적인 설비투자 없이 매출을 발생시켜 현금을 잘 만들어 낼 수 있는 기업을 선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