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시분석] 삼성정밀화학, 외인 연일 순매수...배경은?

외국인 투자자가 삼성정밀화학을 연일 순매수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전일까지 삼성정밀화학에 18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 기간 지분율은 5.01%에서 6.35%로 높아졌다.

이같은 행보에는 삼성정밀화학이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는 점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삼성정밀화학은 지난해 업황 부진으로 매출이 감소했고, 영업적자를 거뒀다. 연결 매출액은 1조3140억원으로 8% 줄었고, 영업이익은 -20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0년간 삼성정밀화학이 연간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올해 상반기에도 부진은 이어졌다. 지난달 공시한 잠정 실적에 따르면 삼성정밀화학의 상반기 매출액은 602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5% 줄었고, 영업이익은 -21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0억원에서 적자폭을 키웠다.

그러나 증권가는 2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예상치보단 양호했다고 평가한다. 삼성정밀화학의 2분기 매출액은 3042억원, 영업이익은 -2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당초 증권가는 40억원 수준의 영업적자를 예상하고 있었다.

3분기부턴 흑자전환이 기대되고 있다. 지난달 25일 삼성증권 김승우 연구원은 삼성정밀화학의 3분기 매출액을 3040억원, 영업이익을 139억원으로 각각 예상했다. 손실을 내고 있었던 부진한 품목의 매출이 줄고 있으며 메셀로스(건축용 시멘트 물성 향상제, 페인트 및 접착제에도 쓰임), 애니코트(의약용 캡슐 및 코팅제) 등의 판매량 증가에 힘입어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애니코트의 경우에는 3분기부터 신규 계약물량이 판매되면서 매출액이 30~40%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가는 올해 연간으로도 삼성정밀화학의 턴어라운드를 예상하는 분위기다. 증권정보 제공업체인 와이즈에프엔(Wisefn)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증권가가 전망한 삼성정밀화학의 연간 매출액은 1조2615억원, 영업이익은 110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4% 감소하지만,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선 수치다. 순이익은 15배 증가한 502억원을 예상했다. 보유중이던 계열사 삼성생명 주식 매각에 따른 차익 등이 영업외로 반영돼 순이익은 영업이익 규모를 넘어선다.

삼성정밀화학은 일반화학, 정밀화학, 전자재료 총 3개 사업부를 갖고 있는 화학회사다. 일반화학부문에서는 염화메탄, 가성소다가 주력 제품이며, 암모니아를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정밀화학에서는 메셀로스, 애니코트 등을 생산하며, 전자재료 부문에서는 반도체 현상액의 원료인 TMAC, 레이저프린터용 토너 등을 만든다.

일반화학 부문의 매출 비중은 최근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대신 정밀화학과 전자재료 등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제품군의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일반화학 부문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1년 60%에서 올해 1분기 51.5%로 축소됐다. 이와 더불어 회사는 비용절감을 위해 인력도 감축했다. 지난1분기 1103명이던 전체 직원수는 올해 1분기 946명으로 14% 줄었다.

한편, 최근 실적 부진에 따라 삼성정밀화학 주가도 내렸고, 현재 주가순자산배수(PBR)는 1배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0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최근 5년간 PBR 평균치는 1.4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