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분석] SK, 회장님 부인 주식 매수...'눈길'

최태원 회장의 부인인 노소영 씨가 SK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노 씨는 지난 7월 29일 장내서 SK주식 1만1695주(지분 0.02%)를 매수했다. 총 매수금액은 약 20억원, 평균 매수가는 전일 종가(17만6000원)보다 약 3% 낮은 17만6000원이다.

매수 규모가 큰 편은 아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보유 주식 1만9054주(지분 0.04%) 전량을 내다 판 다음 1년 3개월 만에 주주로 복귀한 점이 눈길을 끈다. 당시 총 매도금액은 27억8800만원, 평균 매도가는 전일 종가보다 16.9% 낮은 14만6327원이었다.



노 씨의 행보는 SK의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이뤄져 더욱 주목된다. 이 회사의 지난 1분기 연결 매출액은 29조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줄고, 영업이익은 25% 감소한 792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6%와 21% 줄어든 데 이어 감소세가 이어졌다. 석유화학 경기 부진으로 주력 자회사인 SK이노베이션이 부진한 실적을 거둔 탓이다.

2분기도 SK이노베이션의 실적은 좋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5일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연결 매출액이 16조493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 줄고, 영업이익은 502억원 적자로 전환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은 3949억원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정제 마진과 파라자일렌(PX) 마진 약세가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이다.

다만 이런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의 실적 개선을 전망하는 증권가의 보고서가 최근 나와 눈길을 간다. 지난달 31일 KB투자증권 박재철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이 3분기부터 본격적인 외형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6월부터 울산 파라자일렌 100만톤 설비가 풀가동되고 있고, 인천의 신규 석유화학 설비도 3분기 중 가동률을 확대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의 석유생산광구 인수를 통해 3분기부터 분기당 200억원의 영업이익 증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스페인 윤활기유 설비도 9월 중 상업가동이 예정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자회사 SK E&S의 장기 성장성과 자산가치도 증권가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달 21일 우리투자증권 김동양 연구원은 "장흥·문산 발전소 완공 시점이 예상했던 2015년 하반기에서 2016년 하반기로 1년 늦춰지고, SMP(계통한계가격)이 2012년을 정점으로 하락세를 나타내 2016년까지 이익 성장이 정체될 것"으로 봤다. 하지만 "2017년엔 장흥·문산·여주 발전소가 가동되고, 보령 LNG터미널 완공과 LNG직도입이 연계돼 이익 수준이 한 단계 뛸 것"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SK E&S가 지분 15%를 보유한 차이나가스홀딩스(중국 도시가스사업자)의 보유지분 가치는 1.5조원에 근접했다. 이는 현재 SK 시가총액 8조2651억원의 18%에 해당하는 것이다.

한편, 외국인 투자자는 최근 SK에 대한 태도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7개월간 줄곧 매도세를 유지해 지분율을 지난해 12월 초 30.8%에서 올해 6월 말 25.2%로 5.6%p 낮췄다. 하지만 지난달 부터 매수로 전환해 지분율은 현재 25.9%로 6월 말 대비 0.7%p 상승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