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주] 이지바이오, 기관 순매수 전환...왜?

기관 투자자가 이지바이오를 사들이기 시작해 눈길을 끈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기관은 최근 들어 이지바이오 주식을 매입하고 있다. 5월 초만 해도 매도 우위였으나, 이후 순매수세로 전환한 모습이다. 지난달 16일부터 전날까지 기관이 순매수한 누적 주식수는 96만1200주로, 발행주식수의 2% 규모다.

주가도 상승했다. 연초 4980원(1월 2일 종가)이던 주가는 꾸준히 올라 지난 13일 52주 최고가인 7240원을 기록했다. 전날 종가는 6850원으로 연초 대비 38% 상승했다.



기관 투자자는 이지바이오의 수익성 개선을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이지바이오는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대폭 개선됐다. 1분기 연결 매출액은 34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2억원 적자에서 올 1분기 248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지배지분 순이익 역시 16억원 적자에서 85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사료사업부와 육가공사업부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올 1분기 사료사업부 영업이익은 1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 늘었다. 육가공사업부의 영업이익은 106억원으로 전년 동기 39억원 적자 대비 흑자전환했다.

이지바이오는 배합사료 및 참가제, 양돈사업, 가금사업, 가축진단 및 백신 사업을 수직계열화시킨 지주사다. 배합사료 매출 비중이 65%, 육가공 비중이 26% 높아 두 사업부의 실적이 중요하다. 현재 배합사료는 팜스토리, 이지팜스 등 4개 종속회사가, 육가공은 팜스토리, 강원엘피씨 등 13개 종속기업이 도맡고 있다.

두 사업부의 영업이익이 대폭 개선된 것으로 원재료가 하락과 제품가 인상 덕분이다. 이지바이오 계열사들은 배합사료를 만들기 위해 옥수수를 미국 등지에서 대부분 수입한다. 따라서 국제 옥수수 선물 가격이 내리면 팜스토리의 수익성도 개선되는 경향이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 따르면 2012년 8월 부셸당 8달러 선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 수준에 달했던 옥수수 선물 가격은 지난해 7월 중순 급락해 현재 5달러 아래에 머물고 있다. 17일(현지시각) 기준 옥수수 선물 가격은 4.39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급락한 상태다. 실제 이지바이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옥수수 투입단가는 킬로그램당 624원으로 전년 보다 48% 내렸다.

반면 육가공 사업부는 돼지고기 가격 상승에 따라 제품가를 인상하면서 실적이 좋아졌다. 돼지고기 가격(탕박, 전국 평균 기준)은 2011년 킬로그램당 5691원에서 2012년 3878원, 2013년 3498원으로 지속 하락했다. 하지만 올 1분기 AI(조류 인플루엔자)와 돼지유행설사병(PED) 등의 발생으로 수요 증가 및 공급 감소가 맞물리면서 4100원으로 반등했다. 이에 따라 이지바이오 계열사들의 올 1분기 지육 평균 판매단가는 킬로그램당 4691원(분기보고서 기준)으로 전년보다 13% 올랐다.



원/달러 환율 하락도 긍정적이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이지바이오는 원/달러 환율이 10% 하락할 경우 229억원의 외환이익이 발생한다. 원재료 대부분을 수입해 달러 부채가 많기 때문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020원 수준으로 전분기보다 4% 넘게 하락한 상황이다.

최근 4분기 합산 실적(올 1분기 포함)을 반영한 이지바이오의 주가수익배수(PER)는 14.4배다. 주가순자산배수(PBR)는 1.44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