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오티베큠의 내부자가 1분기 호실적이 발표된 후 자사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30일 이 회사의 오흥식 대표이사를 포함한 임원 7인은 지난 28일 자사 주식 총 499주를 장내서 매수했다고 보고했다. 총 매입금액은 284만원, 평균 매입가는 현재 주가(5900원)보다 3% 가량 낮은 5700원이다.
주식 매입규모는 미미한 편이다. 하지만 이번 지분 매입이 최근 호실적이 발표된 후 바로 나온 점이 주목된다. 지난 28일 이 회사는 지난 1분기 매출액이 2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 급증하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억원 적자에서 21억1900만원 흑자로 돌아섰다고 공시했다. 이기간 순이익(연결 지배지분)은 79% 늘어난 16억4100만원을 기록했다.
또한, 엘오티베큠의 임원들이 상여금과 배당의 형태로 자사 주식을 꾸준히 늘려온 점도 관심을 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엘오티베큠의 임원들은 상여금과 주식배당으로 매년 자사 주식을 받았다.
한편, 이 회사의 올해 1분기 실적 호조는 삼성전자가 이달 초 중국 시안 공장의 본격 가동을 앞두고 장비 발주를 늘린 영향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9일 중국 산시성 시안시에 메모리 반도체 공장 건립을 마무리하고 본격 가동에 돌입했다. 엘오티베큠은 삼성전자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90% 가까이 돼 삼성전자의 설비투자에 실적이 큰 영향을 받는다.
이번 장비 납품 증가로 향후 유지보수 매출도 덩달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일반적으로 반도체 장비업체는 제품 납품 후 추가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다. 반면 엘오티베큠의 진공펌프는 제품 특성상 유지보수 수요가 꾸준히 발생해 공장 가동률이 높아지면 유지보수 매출이 늘수 있다. 지난해 유지보수 매출은 엘오티베큠 총 매출의 37%를 차지했다.
엘오티베큠은 지난 2002년 설립돼 2005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 반도체 장비 제조사다. 독일 올리콘 라이볼트 베큠사의 미국 피츠버그 건식진공펌프 사업부를 인수해 기술을 확보했다. 반도체 제조 공정에는 특수가스가 사용되는데 불순물을 없애기 위해 가스 주입 전 기기 내부를 진공상태로 만들어야 한다. 이 역할을 하는 장비가 엘오티베큠의 주력 제품인 진공펌프다. 진공펌프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태양전지 제조 등에 사용된다.
1분기 실적을 반영한 이 회사의 현재 PER(주가수익배수)은 16.9배다.
▷ 주식MRI 분석 결과, 상장사 상위 29%
아이투자가 개발한 주식MRI로 분석한 엘오티베큠의 투자 매력도 종합 점수는 25점 만점에 13점으로 전체 상장기업 중 502위(상위 29%)를 차지했다. 중장기적으로 이익 성장률이 높아 고성장주에 속하며 재무 안전성은 높아 안전한 편이다.
또한 소비자 독점력이 높아 경기 변동에 관계 없이 현재의 수익성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현금 창출력은 1점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연간 기준 재무활동 현금흐름에서 플러스(+)를, 최근 4개분기의 연환산 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한 분기가 있는 점 등이 반영된 결과다.
밸류에이션 점수도 0점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최근 ROE가 6.3%로 과거 5년 평균 8.4%보다 낮은 반면 현재 PBR이 1.05배로 과거 5년 평균(1.1배)과 비슷한 점 등이 반영됐다.
주식MRI는 아이투자에서 자체 개발한 실시간 종목분석 도구다. MRI 종합 점수는 수익성장성과 재무안전성 뿐만 아니라 기업의 이익 지속성을 가늠할 수 있는 사업독점력과 적정주가 수준까지 함께 고려해 판단한다. 주식MRI 종합 점수는 25점이 최고 점수이며 높을수록 저평가 우량 기업이다. 또한 종합점수가 높을수록 5각형 모양의 도형 내부가 가득찬 그물 형태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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