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주] 어보브반도체, 기관·외인 '쌍끌이'...왜?

'큰손' 투자자들이 어보브반도체 주식을 사들여 관심을 끈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기관과 외국인은 최근 한 달간 어보브반도체 주식을 동반 순매수했다. 지난달 25일부터 전날까지 기관은 48만4700주, 외국인은 8만5000주를 각각 매입했다. 이들이 사들인 총 주식수는 약 60만주로 발행주식수의 3.3% 규모다.

같은 기간 주가는 소폭 하락했다. 전날 종가는 8150원으로 한 달전 대비 5% 가까이 내렸다. 하지만 연초 주가 5460원(1월 2일 종가)에 비하면 49% 올랐다.

큰손 투자자들은 어보브반도체의 높은 시장지배력과 꾸준한 실적 개선을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어보브반도체는 MCU 전문 반도체 설계업체다. MCU(Micro Controller Unit)란 특정 시스템을 제어하기 위한 프로세서로, 대부분의 전자제품에 들어가 두뇌역할을 한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어보브반도체는 국내 시장 배터리 충전기 MCU 분야에서 시장점유율 75%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1월 이타칩스를 인수하면서 리모콘 분야에서도 시장점유율 50%를 차지했다. 이 밖에 밥솥, 리모콘, A/V기기 분야에서도 강점을 갖고 있다.

어보브반도체는 최근 MCU 적용범위 확대에 발맞춰 다양한 제품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근조도센서, 터치키 제어용 제품 등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 스마트 배터리 제어용 칩, 저전력 MCU 등도 개발했다.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 같은 국내 주요 가전업체를 포함해 중국의 하이얼(Haier), 독일의 덴션(Dension) 등 해외업체로도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어보브반도체는 지난해 개선된 실적을 냈다. 지난해 연결 매출액은 883억원으로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93억2100만원으로 26% 늘었고, 지배지분 순이익은 88억7500만원으로 48% 증가했다. 올해 1분기 실적은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시장 확대에 따른 제품 다각화와 고객사 내 점유율 상승, 중국으로의 수출 증가 등이 주요 비결이다. 과거 국내 MCU 시장은 르네사스사 등 일본업체들이 70% 가량 점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일본 가전기기 판매 부진과 2011년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으로 일본업체들의 경영난이 심화되면서 국내 기업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기 시작했다. 또한 중국의 가전기기 시장 성장으로 중국 판매가 늘고 있다. 중국 판매를 담당하는 종속기업 ABOV H.K.(지분율 100%)의 지난해 매출액은 285억원으로 전년 대비 37% 증가했고, 순이익은 2억8300만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증권가는 향후 어보브반도체가 사물인터넷 시장 확대에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본다. 그만큼 MCU 적용 범위가 넓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에 따르면 올해 국내 사물인터넷 시장 규모는 전년보다 44% 성장한 1조33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최근 3개월 간 제시한 어보브반도체의 올해 예상 실적 평균치(연결기준)는 매출액 1049억원, 영업이익 115억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9%, 24%씩 개선된 것이다.

지난해 연간 실적을 반영한 어보브반도체의 주가수익배수(PER)는 16배다. 주가순자산배수(PBR)는 2.24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4%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