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주] 경인양행, 기관·외인 '쌍끌이'...왜?

기관과 외국인이 염료 제조업체인 경인양행을 동반 매수해 관심을 끈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기관은 경인양행 주식 63만1800주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38만700주를 사들였다. 이들이 매수한 총 주식수는 101만2600주로 발행주식수의 2.5% 규모다.

주가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4월 초(4월 1일 종가) 4245원이던 주가는 이후 크게 올라 지난달 29일 역대 최고가인 5690원을 경신했다. 전날 종가는 5360원으로 4월 초 대비 26% 상승했다.



큰손 투자자는 경인양행의 높은 시장지배력과 양호한 실적을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경인양행은 국내 1위 염료 회사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시장점유율이 35.7%를 기록, 전년보다 5%P 상승했다. 경인양행의 시장점유율은 2004년까지만 해도 29% 수준이었으나, 이후 시장 재편의 영향으로 30%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국내 경쟁사로는 오영산업, 이화산업, 엠도흐멘코리아 등이 있다. 경인양행은 전체 매출의 70% 가량이 내수에서 발생하고, 나머지 매출은 해외 50여개국으로 수출해 올린다.

경인양행은 지난해 실적이 턴어라운드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2608억원으로 전년 대비 1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11억원으로 206% 급증했다. 염료사업부 매출이 1972억원으로 전년보다 32% 늘면서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매출처 확대와 고기능성 염료 비중이 상승한 결과로 풀이된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염료부문 생산실적은 1만8924톤으로 전년 대비 16% 늘었고, 평균 제품단가는 킬로그램당 7536원으로 전년 대비 14% 올랐다. 지역별 매출을 보면 국내 매출이 1845억원으로 30%, 중국 매출이 776억원으로 64% 증가했다.

최근 염료 시장은 중국산 저가 제품 유입으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경인양행은 고부가가치 제품인 고기능성 염료로 제품을 다각화하면서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고기능성 염료는 일반 염료에 비해 염색이 더 빠르고 자연스럽게 이뤄지며, 섬유 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전자재료 등에도 쓰인다. 단가가 상대적으로 비싸고, 마진이 높다. 지난해 1월엔 자회사 이스트웰을 흡수합병하면서 잉크젯용 색소 및 DTP잉크, 전사 잉크,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착색용 솔벤트 등으로 제품군을 늘리기도 했다.

경인양행은 염료 사업의 성장 정체를 극복하기 위해 전자재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자회사 와이즈켐(지분율 48.1%), 다이토키스코(50%)가 관련 사업을 맡고 있다. 와이즈켐은 LCD 컬러필터(Color Filter)용 안료와 이를 분사하는 분산액 밀베이스를 만들고, 다이토키스코는 디스플레이 액정 패널용 감광성 재료인 PAC(Photo Active Compounds)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와이즈켐 실적은 부진했다. 매출이 621억원으로 전년 보다 11% 줄었고, 순이익은 (-)9억3500만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반면 다이토키스코의 실적은 개선됐다. 지난해 매출액은 155억원으로 전년 대비 16%, 순이익은 8억7600만원으로 110% 증가했다.

지난해 실적을 반영한 경인양행의 주가수익배수(PER)는 20배다. 주가순자산배수(PBR)는 1.22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6.1%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