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주] 세보엠이씨, 기관 매수 시작...왜?

기관이 세보엠이씨 주식을 매수해 관심을 끈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기관은 최근 세보엠이씨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2월까지만 해도 매매가 거의 없었지만, 3월부터 꾸준히 매수세를 이어오고 있다. 3월부터 전날까지 기관이 사들인 주식수는 26만5400주로, 발행주식수의 2.5% 규모다.

주가도 상승세다. 연초 4290원(1월 2일 종가)이던 주가는 3월부터 본격적으로 상승해 지난 2일 5년래 최고가인 5800원을 경신했다. 전날 종가는 5540원으로 연초 대비 29% 오른 상태다.



기관은 세보엠이씨의 높은 시장지배력과 실적 개선 가능성을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세보엠이씨는 특수설비에 특화된 건설업체다. 클린룸을 비롯해 고층빌딩 배관설비, 플랜트 설비, 덕트 등을 시공한다. 클린룸은 말 그대로 먼지가 없는 청정실을 뜻하는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정에 주로 사용된다. 덕트는 공기나 유체가 흐르는 통로 및 구조물의 통풍을 위한 설비다. 증권가에 따르면 세보엠이씨는 배관·덕트 부문에서 국내 1위를 달리고 있다. 삼성, 대림, SK, 두산중공업, 현대, 포스코 등 국내 대기업들을 주 거래처로 두고 있다.

세보엠이씨는 전방산업의 설비투자 축소로 지난해 실적은 부진했다. 별도기준 매출액은 1937억원으로 전년 대비 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62억원으로 19% 줄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초까지 신규 수주가 늘면서 실적 개선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 6월부터 현재까지 공시한 신규 수추 총액은 1453억원으로 지난해 매출액의 75% 규모다. 세보엠이씨는 수주 내역을 사업보고서 상에 기재하지 않아 수주잔고를 파악하기 어렵다. 하지만 2012년 1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신규 수주 공시가 6건, 수주액이 324억원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최근 수주가 향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신규 사업도 실적 개선 기대 요인 중 하나다. 회사는 2012년부터 불소수지코팅덕트(PSP 덕트) 사업을 새롭게 진행하고 있다. PSP 덕트는 스테인리스 내부를 특수 코팅처리해 반도체, 화학 공장에서 맹독성 화학가스가 배출될 때 화재 위험이 없고, 강력한 내화학성을 가진 배기용 시스템이다. 기능이 좋은 만큼 기존 덕트보다 단가가 비싸고 마진이 높다.

사업 초기 PSP 덕트는 높은 가격 탓에 외면 받았다. 하지만 2012년 9월 구미 불산유출사고 이후 화학물질 안전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높아졌고, 이 때문에 PSP 덕트의 수요도 발생하기 시작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에 PSP 덕트를 처음 납품하는 데 성공했으며, 그 외 대기업과도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실적을 반영한 세보엠이씨의 주가수익배수(PER)는 10.6배다. 주가순자산배수(PBR)는 0.69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6.5%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