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분석] 에넥스, '큰손' 엇갈린 행보...왜?

가구업체 에넥스를 두고 큰손 투자자들이 엇갈린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끈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기관과 외국인은 에넥스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다. 최근 한 달간 기관은 147만주, 외국인은 145만주를 각각 사들였다. 이들이 매수한 총 주식수는 발행주식수의 4.9% 규모다.

반면 내부자는 주식을 매도하고 있다. 지난 25일 공시에 따르면 김원상 상근감사는 주식 23만2160주, 김휘성 상무는 5만주를 각각 내다 팔았다. 이에 따라 김 상근감사의 지분율은 1%에서 0.61%로, 김 상무의 지분율은 0.17%에서 0.08%로 내렸다.

▷ 업황 개선 지속 vs 밸류에이션 매력 감소

기관과 외국인은 에넥스의 업황 개선을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에넥스는 국내 상위권 가구업체다. 부엌가구 부문에서는 한샘에 이어 국내 2위를 달리고 있고, 특판(건걸사 대상 B2B) 부문에서는 리바트, 한샘과 3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에넥스는 지난해 부엌가구 시장에서 점유율 11.7%를 차지했다.

최근 부엌가구 사업은 브랜드 선호 현상이 강해지면서 매출이 성장하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선진국은 브랜드 가구 비중이 50%~70%에 달하는 반면, 한국은 30% 이하로 여전히 낮아 성장여력이 높다. 특판용 가구의 경우 경쟁사 구조조정(파로마, 파쎄 부도)으로 마진이 개선되고 있다. 덕분에 에넥스의 지난해 연결 매출액은 2336억원으로 전년 대비 19% 증가했고, 영업이익 30억원으로 흑자전환(2012년 109억원 적자)했다.

증권가는 특판용 가구의 마진 상승과 대리점·홈쇼핑 기반의 부엌가구 판매 증가에 힘입어 에넥스의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증권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최근 3개월 간 제시한 에넥스의 올해 예상 실적 평균치는 매출액 2570억원, 영업이익 74억원이다. 전년 대비 각각 10%, 147% 개선된 것이다.

하지만 최근 주가 급등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은 과거 대비 떨어진 상태다. 연초 797원(1월 2일 종가 기준)에 불과하던 주가는 이후 급등해 전날 1660원을 기록했다. 4개월 만에 108% 급등한 것이다. 지난해 말 자본총계를 반영한 에넥스의 주가순자산배수(PBR)는 2.34배로 과거 5년 평균치인 0.66배를 훌쩍 넘어선다. 주가수익배수(PER)는 32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7.3%다. 내부자는 이러한 점을 우려해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