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분석] 케이씨텍, 외인-기관 '쌍끌이'...왜?

외국인과 기관이 반도체 장비업체 케이씨텍을 동반 매수해 관심을 끈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과 기관은 최근 한 달간 케이씨텍 주식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44만500주, 기관은 14만6700주를 각각 사들였다. 이들이 순매수한 총 주식수는 58만7200주로 발행주식수의 1.8% 규모다.

주가도 상승세다. 연초 5100원(1월 2일 종가)이던 주가는 빠르게 올라 전날 52주 신고가인 7610원을 기록했다. 4개월 반 만에 49%가 오른 것이다.



큰손 투자자는 케이씨텍의 업황 개선을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실적 개선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최근 3개월 간 제시한 케이씨텍의 올해 예상 실적 평균치(연결기준)는 매출액 3055억원, 영업이익 376억원이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8%, 영업이익은 22% 개선된 것이다.

지난해 주요 원동력은 삼성전자의 중국 투자였다. 올해는 지난해 말부터 판매를 시작한 화학·기계적 연마장치(CMP, Chemical Mechanical Polishing)가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CMP 공정은 웨이퍼 표면에 불필요하게 형성된 박막을 제거하고, 평탄하게 만들어 양질의 반도체 칩을 제조하기 위한 핵심 공정 중 하나다. 장비 국산화 추세와 3D 낸드, 미세화 공정 등의 기술진보로 케이씨텍의 CMP 수요가 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14나노 핀펫 공정을 시스템 반도체에 적용할 예정이다. 핀펫은 트랜지스터 모양이 물고기 지느러미와 비슷해 붙여진 이름이다. 10나노대 미세 공정 진입을 위한 필수 기술로 꼽힌다. 2차원 트랜지스터의 절반 수준 전압에서 구동 가능하고, 누설 전류량도 적기 때문이다. 특히 핀펫 트랜지스터를 형성하는 데 식각과 CMP 공정이 필수여서 케이씨텍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엔 글로벌파운드리스(GLOBALFOUNDRIES)까지 자체 기술을 폐기하고 삼성전자의 14나노 핀펫 공정을 도입하기로 해 수출 증가도 기대된다.

증권가에 따르면 CMP가 타 장비보다 상대적으로 고마진이어서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회사는 CMP 외 가스캐비넛 등의 반도체 장비와 디스플레이 장비인 세정장비(LCD Wet Station)도 만든다.

지난해 실적을 반영한 케이씨텍의 주가수익배수(PER)는 9.8배다. 주가순자산배수(PBR)는 1.15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1.7%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