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시분석] CJ제일제당 2%↑, 실적 부진에도 기관 매수...왜?

기관투자자가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난 CJ제일제당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27일 오전 11시 31분 현재 이 회사 주가는 전일 대비 2.6% 오른 27만4000원에 거래 중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기관투자자는 지난 7일부터 전일까지 하루를 제외하고 매일 CJ제일제당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기간 순매수량은 총 11만2500주로 총 발행주식의 0.9%에 해당한다.

눈길을 끄는 점은 이같은 행보가 CJ제일제당이 부진한 실적을 발표한 바로 다음날부터 진행되고 있는 점이다. 지난 6일 실적 공시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2조722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 늘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55억원으로 48% 급감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라이신 가격 하락에 따른 바이오 사업부의 실적 부진이 수익성 악화의 주 원인이다.

수익성 악화 소식에도 최근 CJ제일제당 주식 매수에 나서고 있는 기관 투자자는 ▲ 식품사업의 수익성 개선 전망 ▲ 라이신 가격이 바닥을 통과하고 있다는 분석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의 식품사업부(소재·가공식품)의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864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2% 감소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8% 급증한 52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감소로 고정비 부담이 늘었음에도 가공식품 사업부의 수익성이 ▲ 원재료 가격 하락  ▲ 적자 품목 철수 ▲ 마케팅비용 효율화 등을 기반으로 향상된 덕이다.

원재료 가격이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어 올해도 식품사업부의 수익성 개선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옥수수 가격(시카고상품거래소 기준)은 2월 26일 현재 부셸당 4.5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35% 내린 상태다. 같은 기간 원당 가격(런던상품거래소 기준)도 파운드당 17.29센트로 약 5% 내렸다. 

이런 가운데 라이신 가격이 바닥을 통과 중이라는 분석이 제기되는 점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공급 과잉 국면의 지속으로 라이신 가격의 급반등은 당분간 이뤄지기 쉽지 않은 상태다. 다만 증권가에선 급락의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CJ제일제당의 라이신 손익분기점이 현재가인 톤당 1400달러로 수준인데 반해, 중국 업체의 손익분기점이 1700달러 이상일 것이라는 추정에서다. 중국 업체들이 이미 가격 측면에서 한계 상황에 도달한 만큼 추가적인 급락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라이신 사업의 영업이익 기여도는 지난해(3분기 누적) 36%로 지난 2011년 67% 대비 31%P 낮아진 상태다. 이에 따라 라이신 가격이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면, CJ제일제당의 전체 실적은 식품사업부 수익성 상승에 힘입어 차츰 개선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



CJ제일제당은 매출 기준 국내 1위의 음식료 업체다. 설탕, 밀가루, 식용유, 조미료, 장류, 육가공식품, 신선식품 등을 생산·판매하는 식품 사업, 동물사료와 전문의약품, 일반의약품, 아미노산을 생산·판매하는 생명공학사업(이하 '바이오 사업')을 주 사업으로 한다. 종속기업인 CJ대한통운을 통해 물류사업에도 참가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 비중은 식품 사업 36%, 바이오 사업 32%, 물류 사업 32%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