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레터]금융주, 어느 정도면 저평가일까?

가치투자자들이 서로 만나면 독립적으로 분석한 기업을 두고 같은 결론을 내곤 합니다. 분석에 사용하는 도구나 기법이 비슷하기 때문인데요. 다만 금융주는 저평가 여부를 놓고 엇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금융주의 안전마진에 대해서 의견이 갈리기 때문입니다.

금융주는 주택과 신용을 바탕으로 이익을 냅니다. 실제 금융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본은 8~10%대에 그치고, 나머지 90% 이상 필요자금은 차입금을 사용합니다. 빌린 돈으로 운영해 레버리지가 높기 때문에 주택시장과 신용시장이 악화되면 믿었던 장부가치도 쪼그라들게 되는데요. 실제 미국 대공황기에 미국 금융주의 장부가치는 절반으로 줄었다고 합니다. 저PER, 저PBR 기업이던 국내 저축은행들의 주식이 순식간에 휴지조각이 된 것도 같은 원리입니다.

미국 대공황기 금융주의 PBR은 2배에서 0.5배로 하락했다고 합니다. 장부가치도 절반으로 하락한 걸 감안하면 주가가 1/8로 급락한 건데요. '100% 가치투자(부크온)'를 집필한 투자전략가 제임스 몬티어의 말에 따르면 이미 장부가치가 하락한 상황에서 금융주의 PBR이 0.5배~0.75배 수준이면 안전마진이 확보됐다고 합니다.

투자 대가 세스 클라먼은 인간으로서의 실수를 상쇄할 정도로 내재가치보다 충분히 낮은 가격에 증권을 매수해야 안전마진이 생긴다고 말했습니다. 금융주 투자시 조금 더 안전마진을 확보해보시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