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가 분석] 삼보판지, 첫 날 상한가 '눈길'

2014년 증시 첫 거래일 삼성전자, 현대차 등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가 약세를 보이며 지수도 조정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는 종목이 있어 눈길을 끈다. 삼보판지가 그 중 하나다.

삼보판지는 오후 1시 45분 현재 상한가인 5830원을 기록 중이다. 같은 시각 코스피는 전일 대비 1.8% 내린 1973.82, 코스닥은 0.5% 하락한 497.39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삼보판지의 강세는 신규 공장 건설에 따라 성장성이 부각된 결과로 풀이된다. 회사는 지난해 12월 30일 자기자본의 10%에 해당하는 298억원을 투자해 경기 파주시에 신규 공장을 짓는다고 밝혔다. 지난 2002년 이후 11년만의 시설투자 공시다. 공사 기간은 올해 7월말까지이며, 투자 목적은 생산능력 확대와 지방 영업망 확충을 통한 물류비 절감이다. 삼보판지는 현재 부천, 시흥, 익산에 각각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그렇다면 투자비 마련은 어떻게 이뤄질까. 첨부된 이사회 의사록을 참고하면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회사는 100억원은 자체 자금으로, 나머지 198억원은 은행 차입을 통해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현재 315억원 규모인 차입금은 5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차입금비율은 11.8%에서 17.5%로 높아지게 된다.

▷ 골판지 제조사, 최근 제품가 약세로 수익성 둔화

삼보판지는 택배 박스 및 포장용 제품으로 사용되는 골판지를 생산하는 회사다. 국내 시장의 4.1%를 점유하고 있으며, 원재료인 골판지용 원지를 계열사 고려제지, 대림제지에서 조달받고 있다. 생산된 제품은 대부분 내수시장에서 판매된다. 

골판지 산업은 원재료인 고지 가격과 제품인 골판지 가격 차이에 민감한 영향을 받는다. 국내 고지 가격은 지난 2012년 전년 대비 23%, 2013년 반기에는 10% 하락했다. 반면, 골판지 가격은 2012년 전년 수준을 유지했으나 2013년 반기에는 14% 하락해 고지가격 대비 하락폭이 컸다. 그 여파로 2012년 호황이었던 골판지 업체들의 이익이 2013년엔 감소했다.

삼보판지는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 775억원의 매출과 3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13.5%, 영업이익은 29.5% 각각 감소한 수치다. 반면 순이익은 86억원으로 6.2% 감소하는 데 그쳤다. 100억원 규모의 엔화 차입금을 보유하고 있는데 엔화 약세에 따라 관련 이익이 반영된 덕분이다.

삼보판지는 주가순자산배수(PBR)가 낮은 종목에 꼽힌다. 이날 개장전 PBR은 0.28배로 코스닥 기업 중 가장 낮았다. 2위는 한일화학으로 0.29배, 3위는 0.30배인 에스앤더블류다. 상한가로 마무리된다면 PBR이 0.32배로 올라 내일엔 3위권으로 내려올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