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분석] 이수페타, 기관 '사자' vs 외인 '팔자'...왜?

통신장비 부품 제조사 이수페타시스를 놓고 기관과 외국인이 엇갈린 행보를 보여 관심을 끈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기관은 최근 한 달간 이수페타시스 주식 117만2000주를 순매수했다. 이는 발행주식수의 2.8% 규모다. 반면 외국인은 141억9000주를 매도했다. 이로써 외국인 보유 지분율은 10.2%에서 6.9%로 내려갔다.



▷ 실적 개선 지속

기관은 이수페타시스의 실적 개선세를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의 지난 3분기 누적 매출액은 25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78억원으로 53% 늘었고, 연결 지배지분 순이익은 279억원으로 66% 증가했다.

이는 미국의 네트워크 장비 수요 증가에 따라 MLB 매출이 늘어난 결과다. 최근 스마트기기의 보급과 클라우드 컴퓨팅 확산으로 데이터 트래픽이 증가하면서 네트워크 설비 구축 수요가 늘고 있다. 특히 이익률이 높은 라우터와 서버용 MLB 비중이 확대되면서 수익성에 우호적인 상황이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이수페타시스의 3분기 MLB 생산라인 가동률은 99%에 달했다.

MLB(Multi Layer Board)는 인쇄회로기판(PCB)을 여러 층으로 쌓아 회로를 형성한 제품으로, 주로 백홀·백본망에 들어가는 라우터와 스위치 등 통신장비용 부품으로 쓰인다. 이수페타시스는 이 분야에서 국내 1위, 세계 시장에선 미국 TTM사에 이어 2위를 기록 중이다. 세계 통신장비 업체인 시스코(CISCO)와 알카텔 루슨트를 주 매출처로 두고 있다.

증권가는 이수페타시스의 실적 개선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증권정보 제공업체 와이즈에프엔(WISEfn)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이 회사의 내년 실적(연결기준) 매출액 6086억원, 영업이익 633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이는 올해 예상 실적 대비 각각 11%, 19%씩 개선된 규모다.



▷ 환율 약세 + 주가 상승

반면, 외국인은 환율 약세를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수출 비중이 95% 이상으로 높아 원/달러 환율이 내리면 매출이 줄고 외환관련손익이 악화된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 5% 하락 시 51억6100만원의 외환손실이 발생한다.

올 상반기 1150원 선을 넘어섰던 원/달러 환율은 3분기 들어 약세로 전환했다. 그리고 3분기 말엔 전분기 대비 5.9% 내린 1074.7원으로 마감했다. 현재는 이보다 더 하락한 1050원 선에 머물고 있다.



주가 상승을 틈타 차익 실현에 나섰을 가능성도 있다. 이 회사 주가는 올 들어 가파르게 상승했다. 연초 4000원대에 불과했던 주가는 4월 중 6000원 선을 넘어섰고, 지난 9월엔 역대 최고가인 8310원을 경신키도 했다.

최근 4분기 합산 순이익(3분기 반영)을 반영한 이수페타시스의 주가수익배수(PER)는 9.2배다. 주가순자산배수(PBR)는 1.5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6%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