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분석] 파인디지털, 열흘만에 40%↑...이유 있나?

국내 2위 네비게이션·블랙박스 제조업체 파인디지털이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 회사 주가는 지난달 21일 연중 최저가(4955원)를 기록한 이후 상승세로 돌아섰다. 전날 종가는 6950원으로 열흘 만에 저가 대비 40%나 올랐다.



파인디지털의 가파른 반등 비결은 그간 꾸준한 주가 하락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진 결과로 풀이된다. 이 회사는 지난 2분기 말 기준으로 381억원의 순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전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의 54% 규모다. 회사를 통째로 인수하면 인수 대금의 절반 가량을 고스란히 돌려받는 셈이다. 순현금은 현금성자산(단기금융자산 포함)에서 총 차입금(장·단기차입금+사채+유동성장기부채)을 뺀 금액이다.

파인디지털의 최근 4분기 합산 순이익을 반영한 주가수익배수(PER)는 6.9배다. 여기에 순현금을 차감한 시가총액을 적용하면 PER은 3.2배로 낮아진다.

이런 가운데 파인디지털은 블랙박스 시장 확대로 꾸준한 성장이 기대된다. 지난달 30일 전자신문은 현대엠엔소프트, 팅크웨어, 미동전자통신 등 세 곳의 블랙박스 업체 자료를 인용, 올해 국내 차량용 블랙박스 시장이 지난해보다 두 배 가량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자료에 따르면 올 한 해 국내 블랙박스 판매량은 전년 대비 100% 성장한 240만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블랙박스 누적 판매량은 500만대 내외로 국내 차량 등록대수(1940만대)에 못 미친다. 운행 중인 차량 4대 가운데 3대는 블랙박스를 탑재하지 않은 셈이다. 업계에선 차량용 블랙박스가 필수 아이템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고, 교체 수요까지 발생해 보급 확산이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여기에 파인디지털은 수출 확대로 추가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파인디지털은 2011년 5억원에 머물던 수출액을 지난해 17억원까지 끌어올렸다. 올 상반기엔 7억3600만원을 기록했다. 파인디지털의 수출액이 늘어난 것은 지난해 7월부터 베트남을 필두로 동남아 지역에 내비게이션과 블랙박스 수출을 시작한 덕분이다. 아직까진 수출 비중이 1~2% 수준에 그치고 있으나, 회사는 향후 수출 비중을 2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28일 이트레이드증권은 차량용 블랙박스 시장이 3조2000억원에 이르는 중국 시장에서 파인디지털이 선전할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경쟁 심화는 우려 요인이다. 블랙박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자 최근 영세업체들도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시장 성장 초기 상위권 업체들의 제품이 주를 이뤘으나, 현재는 100개가 넘는 회사들이 다수의 제품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증권가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풀HD급의 고화질 블랙박스가 주를 이루면서 기술력과 브랜드를 갖춘 소수업체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증권사들은 파인디지털이 국내 상위권 업체인 만큼 시장 재편에 따른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