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분석] 한국컴퓨터, '체질 개선'...비결은?

한국컴퓨터가 체질 개선을 이룬 것으로 나타나 관심을 끈다.

26일 아이투자(www.itooza.com)가 개발한 피오트로스키 점수판에 따르면 한국컴퓨터의 올 2분기 기준 피오트로스키 점수는 9점 만점에 8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점 개선된 것으로 수익성, 안전성, 효율성에서 각각 1점씩을 추가로 취득했다. 수익성 부문은 총자산이익률(ROA)이 올랐고, 안전성은 유동비율이 개선됐다. 효율성은 총자산회전율이 상승했다.

피오트로스키 점수는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 경제학과의 조셉 피오트로스키 교수가 개발한 종목 평가 방법이다. 기업의 수익성, 안전성, 효율성을 9가지 항목으로 나눠 각각 1점씩 9점 만점으로 평가한다. 재무적으로 허약한 기업을 골라내는 데 효과적이며, 실적 개선 및 턴어라운드 기업을 찾는 데 유용하다. 일반적으로 8~9점을 받으면 우량한 기업으로 본다.



한국컴퓨터의 체질 향상은 실적 개선의 영향이다. 이 회사는 올 들어 실적 개선세를 지속하고 있다. 올 상반기 누적 매출액은 20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72억9000만원으로 86% 늘었다.

고마진 제품의 비중 확대가 주요 비결이다. 한국컴퓨터는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LCD 모듈용 부품(LCD TV용, 태블릿PC용, OLED TV용으로 나뉨) 비중이 지난해 상반기 28%에서 올 상반기 43% 상승했다. 특히 이 부품은 최근 삼성전자의 태블릿PC 출고량 확대로 단가 상승과 수요 증대가 맞물리고 있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LCD 모듈용 부품의 평균 판매단가는 수량당 2만2335원으로 전년 대비 72%나 올랐다.

반면, LCD의 백라이트유닛(BLU) 부품인 LED-SMT는 비중이 60%에서 40%로 축소됐다. 한국컴퓨터 제품은 대부분 노트북에 탑재되는데, 최근 노트북 수요 부진으로 판매가 줄었다. 하지만 저마진 제품인 만큼 비중 축소로 오히려 수익성엔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증권가는 한국컴퓨터의 실적 개선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삼성전자의 꾸준한 태블릿PC 출하량 확대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컴퓨터는 7인치, 8인치, 10.1인치용 부품의 라인업을 모두 갖춘 상태다. 증권정보 전문업체 와이즈에프엔(WiseFn)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최근 3개월 간 제시한 한국컴퓨터의 올해 예상 실적 평균치는 매출액 4336억원, 영업이익 162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 116%씩 개선된 규모다.



한국컴퓨터는 전자제품 위탁생산 업체(EMS)다. 개발 및 유통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로부터 주문을 받아 제품 생산을 대행한다. 전자제품 위탁생산업은 미국 실리콘 밸리에서 시작된 사업 형태로, 의료·화장품 산업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반도체의 파운드리와 유사한 업태로 볼 수 있다.

이 회사는 LCD모듈용 부품을 만들어 삼성디스플레이에 납품한다. LED-SMT 제품은 라디안트 등에, 터치 키패드는 멜파스에 각각 공급되지만 최종적으론 고객사를 통해 삼성전자에 들어간다. 따라서 삼성전자의 태블릿PC, TV, 노트북, LCD 모니터 판매량이 늘면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