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분석] 경동가스, 외국인 기조변화 이끈 힘은?

도시가스 회사 경동가스에 외국인의 기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개월간 지분을 축소하던 외국인 투자자는 최근 들어 지분 확대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기별로 살펴보면 지난 2월말 23%에 달하던 외국인 지분율은 3월 들어 감소하기 시작했다. 7월 12일에는 20.09%까지 낮아졌다. 그러나 외국인 투자자는 7월 중순 이후 매수세로 돌아서 지분을 늘리기 시작했다. 전일 외국인 지분율은 20.68%로 최저치 대비 0.59%p 높아졌다.



주가 흐름과 비교해 보면 경동가스 주가가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 시점과 외국인의 지분 축소가 이뤄지는 시점이 유사하다. 주가 상승을 틈타 외국인 투자자는 저가에 매수했던 주식을 일부 차익실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가가 지난 4월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횡보하는 동안 매도세는 멈췄고 매수 우위로 전환됐다.

▷ 수익성에 성장성 까지

이는 경동가스의 수익성과 성장성을 반영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경동가스는 도시가스 업체 중 가장 높은 수익성을 보였던 회사다. 아이투자가 개발한 자기자본이익률(ROE)&주가순자산배수(PBR) 매트릭스 차트를 참고하면 동종 업체와 한눈에 비교가 가능하다.

경동가스는 상장된 도시가스 업체 중 가장 높은 ROE를 기록했다. 경동가스의 ROE는 9.4배다. 이에 따라 매트릭스 차트에서 최 우측에 위치하고 있다. PBR은 0.6배로 업계 내에서 평균치를 기록하고 있다. 가장 낮은 회사는 대성홀딩스로 0.4배, 가장 높은 회사는 인천도시가스로 0.8배다. ROE는 높을수록 수익성이 좋은 것으로 PBR은 낮을수록 저평가 된 것으로 판단한다.



경동가스의 성장성도 돋보인다. 증권가에서도 도시가스 업계 내에서 가장 높은 성장을 보인 회사로 꼽을 정도다. 최근 6년간 전국 도시가스 산업이 연평균 6.4% 성장한 반면 경동가스는 28.6%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매출액을 기준으로 산정한 수치다. 이 처럼 높은 성장을 보이는데는 경동가스가 위치한 지역적 요인이 바탕이 됐다.

경동가스는 울산과 양산지역을 주 공급처로 하는 도시가스 회사다. 도시가스는 초기 대규모 배관공사와 안정적인 공급을 요하는 필수 기반시설로 정부는 중복투자를 방지하고자 지역별로 한 회사를 선정해 독점 공급권을 부여하고 있다. 경동가스가 자리한 울산 지역은 국내 최대의 산업단지로 조선, 자동차, 화학단지가 모두 위치해 있어 산업용 도시가스 수요가 풍부하다.

실제 경동가스의 매출에서 산업용 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85%로 대부분의 도시가스 회사가 주택 및 업무용에 주력하고 있는 것과는 차별화 된다. 산업용 도시가스는 주택용 대비 판매 단가가 다소 낮지만 물량이 크고 밀집된 지역에 공급한다는 장점이 있어 수익 기여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 받는다.

▷ 셰일가스 수혜주?...한국밸류도 관심

최근 미국 셰일가스 개발 붐에 따라 천연가스의 생산이 늘고 단가가 저렴해지며, 석유화학 업계의 주요 원료가 원유에서 나오는 나프타에서 천연가스로 대체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경동가스는 지난 2009년 이후 SK에너지에 일부 물량을 공급중이지만 앞으로 천연가스가 나프타를 대체하게 된다면 공급량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셰일가스 수혜주로 분류되는 이유다.

일찍이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하 한국밸류) 이채원 부사장은 미국을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셰일가스가 주요 에너지원으로 바뀌면서 곧 가스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향후 5년을 내다보면서 도시가스주를 관심있게 보고 있다"고 지난해 7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히기도 했다. 실제 한국밸류는 경동가스 주요주주로 지분 1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공시(8월 9일)에 따르면 지분율은 10.69%다.

경동가스는 지난 1977년 설립된 울산연탄이 시초다. 울산에너지를 거쳐 지난 1996년 현재 사명으로 변경했다. 이듬해인 1997년 증시에 상장했고 같은 해 도시가스가 LPG에서 LNG로 전환 공급되기 시작했다. 최대주주는 경동홀딩스로 지분 32.18%를 보유하고 있다.

저평가 매력이 낮은 점은 아쉽다. 경동가스의 과거 5년 평균 주가수익배수(PER)는 5.7배, 주가순자산배수(PBR)는 0.53배로 현재 PER 6.9배, PBR 0.65배는 모두 평균치를 상회한다. 주식MRI 점수에서도 결과는 같다. 다른 점수는 각각 3~4점을 받았으나 밸류에이션 점수는 받지 못했다.

▷ 주식MRI 분석 결과, 상장사 상위 11%

아이투자가 개발한 주식MRI로 분석한 경동가스의 투자 매력도 종합 점수는 25점 만점에 16점으로 전체 상장기업 중 185위(상위 11%)를 차지했다.

중장기적으로 이익 성장률이 시장평균으로 중간성장형 기업에 속하며 재무 안전성은 높아 안전한 편이다. 또한 소비자 독점력이 높아 경기 변동에 관계 없이 현재의 수익성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주식MRI는 아이투자에서 자체 개발한 실시간 종목분석 도구다. MRI 종합 점수는 수익성장성과 재무안전성 뿐만 아니라 기업의 이익 지속성을 가늠할 수 있는 사업독점력과 적정주가 수준까지 함께 고려해 판단한다.

주식MRI 종합 점수는 25점이 최고 점수이며 높을수록 저평가 우량 기업이다. 또한 종합점수가 높을수록 5각형 모양의 도형 내부가 가득찬 그물 형태로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