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레터]순풍 즐기려면 '방향'부터 설정해야

"어느 곳을 향해 배를 저어야 할지 모르는 사람에게는, 어떤 바람도 순풍이 될 수 없다."

<<수상록>>으로 알려진 16세기 프랑스 철학자 미셸 몽테뉴의 말입니다. 이 말에 대해 월간 <<좋은 생각>> 발행인인 정용철씨는 그의 저서 <<사랑의 인사>>에서 아래와 같이 풀어 설명합니다.

"순풍이란 배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불어 항해를 돕는 바람이다. 하지만 배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정해져 있지 않다면 어느 쪽에서 바람이 불어도 순풍이 될 수 없다는 말이다. (중략) 우리는 늘 순풍을 기다린다. 그리고 순풍은, 먼저 가고자 하는 방향을 설정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어떤 일을 도모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이 대개 환경이 우호적으로 변하거나 좋은 기회가 오기를 기다리지만, 먼저 가고자 하는 방향을 정하지 않았다면 설사 기회가 와도 이를 잘 활용할 수 없다는 의미일 겁니다.

몽테뉴의 말은 투자에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가령 증시가 좋은 흐름을 나타내도, 미리 제대로 된 방향을 설정하고 투자를 하고 있지 않았다면 호황이 '그림의 떡'이 될 수 있겠죠. 반대로, 설사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나타내도 자신이 옳은 방향을 설정하고 우직하게 그 길을 따라 걷고 있다면 지금 '역풍'을 맞고 있지만, 후에 '순풍'이 불 때 탄력을 받아 신나게 목적지를 향해 항해할 날이 올 것입니다.

그렇다면 주식시장에서 옳은 방향이란 무엇일까요? 바로 건전한 상식과 합리적인 판단에 기초해 가치보다 싼 주식을 찾는다는 '기본과 원칙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아닐까요?

당장 눈앞에 이익을 좇아 주위에 떠도는 솔깃한 소문, 화려해 보이는 차트매매에 혹해 이리저리 떠돈다면 어느 쪽에서 바람이 불어도 순풍이 될 수 없습니다. 때론 지루하게 느껴져도 '우직하게' 자신이 설정한 옳은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순풍이 불 때 의미 있는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1990년대 말 미국의 IT 버블 시기, '한물 갔다'는 조롱을 받았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원칙을 지켜온 워렌 버핏이 이를 증명합니다.

최근 급락세는 진정됐지만, 증시가 여전히 부진한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스스로 옳은 방향이 무엇인지, 지금 그 방향으로 흔들림 없이 잘 가고 있는지 되돌아 볼일입니다. 옳은 방향으로 우직하게 걷다 보면 순풍은 언젠가 불어오지 않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