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레터]시장 약세에 대처하는 자세

미스터마켓의 심술이 심상찮습니다. 코스닥 지수는 지난달 29일 장중 588.54로 5년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지만,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는 증시 격언처럼 일주일새 7% 하락하고 말았습니다.

그나마 최근 상대적으로 양호한 모습을 나타낸 코스피 지수도 약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전일 삼성전자가 무려 6.1% 급락해 시장 약세를 이끌었습니다.

미스터마켓의 심술에 불어나는 손실로 속이 쓰리지만, '호랑이한테 잡혀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라는 속담처럼 정말 정신 똑바로 차리고 냉철하게 상황을 판단하고 행동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합니다.

그런데 사람이다 보니 어려움을 닥쳤을 때 혼자 잘 해보려고 머리를 쥐어짜도 사실 한계가 있을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라'는 워렌 버핏의 말처럼 투자 거장들의 하락장에 대처하는 자세와 철학이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선 '일본의 워렌 버핏'이라 불리는 사와카미 아스토(이하 '사와카미')의 조언을 귀담아들을 만 합니다.

사와카미는 실적 발표 시즌에 증권가 예상보다 부실한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은 주가가 크게 하락하곤 하는데, 이때가 장기투자자가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정기적인 기회라고 합니다. 일시적인 실적 부진으로 회사의 본질적인 가치가 변하지 않았음에도 기관투자자가 기계적으로 주식을 내다 팔기 때문에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는 투자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묻습니다.

"실적이 나쁠 때 매수할 수 있는가?", "최악의 실적에 사, 최고의 실적에서 팔 수 있는가?", "불황에도 웃으며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가?", "폭락할 때 조용히 사모을 수 있는가?"

그리고 이 질문에 '예'라고 답할 수 있다면 투자자의 기본자세가 된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사실 말이 쉬워 그렇지 폭락장에서 대중과 반대로 움직이는 '역발상 전략'을 실행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사람은 위험이나 공포를 만나면, 대개 그것을 피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생존을 위해서는 지극히 상식적이고 본능적인 행동이라고 할 수 있죠. 주식 시장에서도 폭락장이 오면, 사람들은 자신의 보유한 기업의 가치와는 상관없이 너도나도 투매에 동참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단순히 듣기 좋은 격언이 아니라 실제로 역발상 투자를 몸소 실천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역발상 투자의 귀재'라 칭송받는 투자 거장 템플턴 경은 '쇼핑 리스트'를 평소에 만들어 역발상 투자를 실천했습니다. 즉, 평소에 훨씬 낮은 가격에 사고 싶은 주식 리스트 작성해 놓고, 때를 기다리다 기회가 생기면 매수하는 방식을 취했던 것입니다.

이번 급락장에 평소 작성해둔 쇼핑 리스트 희망 가격에 도달한 기업이 나타났는지요?

그렇지 않다면, 이번 기회를 그냥 넘기는 것이 아니라 좋은 교훈으로 삼아 평소에 쇼핑 리스트를 작성하는 습관을 들이는 건 어떨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