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분석] 기신정기, 국민연금 러브콜...왜?

11일 증시 개장을 앞둔 가운데 국민연금공단이 지난 1분기 지분율을 확대한 기신정기가 주목된다.

지난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올해 1분기 기신정기 지분 1%를 추가 취득해 지분율을 종전 5%에서 6%로 높였다.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지분율 5%를 넘긴 후, 2분기 연속으로 지분을 사들였다. 일반 기관투자자와 달리 국민연금을 포함한 연기금은 보유 종목의 지분 변동을 분기 마감후 10일 이내에 일괄 보고한다.

이같은 국민연금의 '러브콜'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 호조에 힘입어 기신정기가 실적 성장세를 지속한 것에 주목한 행보로 풀이된다.  

실적 공시 기준으로 가장 최근 분기인 지난해 3분기 기신정기의 매출액은 266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1% 늘었다. 이에 힘입어 영업이익은 9% 늘어난 56억4800만원을, 순이익은 10% 늘어난 52억800만원을 각각 기록했다. 기신정기는 3월 결산법인으로 10~12월이 3분기다.

이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 증가로 본체 케이스를 제조하는 데 사용하는 '사출성형기' 수요가 늘고, 이에 따라 사출성형기 주요 부품인 '몰드베이스'를 만드는 기신정기가 수혜를 본 결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며 협력사들에 성장 기회를 제공했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전년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2억1490만대의 스마트폰을 팔았다. 이에 따라 시장점유율 30.4%로 애플(19%)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다. 2010년 8%의 점유율로 시장 4위에 머물렀던 점을 상기하면 그야말로 '대약진'이다.

삼성전자의 성장세는 올해도 이어지는 분위기다. 지난 9일 전자신문에 따르면 아직 삼성전자의 1분기 스마트폰 판매대수가 공식 집계되지 않았지만, 시장조사기업과 증권가는 약 7000만대를 판매한 것으로 추정했다. 1분기가 비수기임에도 연중 최고 성수기인 지난해 4분기 판매량 6300만대보다 10% 이상 많다는 점에서 실적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삼성전자가 직접 케이스 생산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져 주목된다. 지난달 말 언론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베트남 공장에 설치하기 위해 250톤과 350톤급 사출기 200대를 발주했다. 5인치 스마트폰 케이스 월 700만개, 7~12인치 스마트패드 케이스 월 400만개를 생산할 수 있는 생산설비다. 이전까지 삼성전자는 인탑스, 신양, 모베이스 등 협력사를 통해 케이스 수요량 대부분을 공급 받았다.
 
이같은 삼성전자의 전략 변화는 디자인 보안 강화와 공급 부족 대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자체 생산 물량 증가가 기존 사출성형 업체들에게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지만, 사출성형기 수요가 늘면 매출이 늘어나는 기신정기에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 국내 몰드베이스 점유율 1위 업체

기신정기는 1988년 일본 후다바전자공업과 합작으로 설립된 몰드베이스 업체로, 현재 국내 시장 1위(점유율 60%)를 점하고 있다.

몰드베이스는 사출금형기의 '틀'로 장치에서 제품의 모양을 성형하는 부위(CORE)를 감싸는 역할을 한다. 사출 금형기는 흔히 일상에서 보는 '붕어빵 굽는 틀'과 같은 것이다. 즉, 붕어빵을 만들 때 밀가루 반죽을 틀에 넣고 구워내듯, 제품을 제조할 때 플라스틱 수지를 넣어서 미리 설계된 모양으로 뽑아낼 때 사용한다. 자동차 내장재, 휴대폰 케이스, 건축자재, 각종 생활용품 등을 만드는 데 사용한다.

기신정기의 몰드베이스는 주로 가전제품 및 정보통신기기 제작에 사용된다. 자동차와 생활가전, 생활용품에도 쓰인다. 100% 수주 생산의 형태로 거래되며 3000여개 업체와 거래하고 있다. 주 거래처는 삼성전자, LG전자, 에이테크솔루션 등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달 14일 뉴욕에서 갤럭시S4를 공개하고 이달 말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한다. 목표 판매량은 월 기준으로 1000만대, 누적 기준으로 1억대다. 갤럭시S4의 판매량은 삼성전자의 세계 시장에서의 역량은 물론 기신정기를 비롯한 협력사들이 올해 실적 성장세를 지속할지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