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분석] 태평양물산, 상승세...주식농부는 얼마나 벌었나?

태평양물산이 상승세를 지속해 관심을 끈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 종목은 전날 7.9% 오른 3만77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 종목은 이른바 슈퍼개미의 관심종목으로 곧잘 화제가 되곤 한다. 주인공은 증권가에서 '주식농부'로 불리는 개인투자자 박영옥 씨(스마트인컴 대표)이다. 박 씨가 태평양물산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건 지난 2008년이다. 박 씨는 2008년 8월 28일 이 회사 주식 3000주를 최초로 매수했다. 이후 꾸준히 지분을 늘려 2년이 채 안돼  2010년 5월 보유 지분율을 5% 이상으로 확대했다. 그뒤로도 박 씨는 지속적으로 주식을 사 모았고, 2011년 6월 지분율 10%를 넘겼다. 지난해 말 기준 박 씨의 보유 지분율은 15.43%까지 확대된 상태이다.

박 씨가 지분을 매입한 이후 주가 역시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려왔다. 특히 2011년 중순엔 1만5000원 부근에 있던 주가가 한 단계 도약하며 2만5000원 선까지 올라섰다. 이후 주가는 보합세를 유지했으나, 지난해 말부터 다시 강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태평양물산은 올해 들어서만 30%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현재 주가는 박 씨의 최초 매입일의 종가보다 3.5배 가량 오른 상태다. 현재까지의 결과로만 볼 때 박 씨는 주식 농사를 성공적으로 지은 셈이다.

박 씨는 자신의 저서 '주식 농부처럼 투자하라'에서 밝혔듯 가치투자 전략을 구사하는 투자자다. 박 씨는 주식투자 또한 농사처럼 좋은 기업(씨앗)을 골라 투자하고, 지속적으로 관심(관리)을 가지며 기업이 잘 성장하고 있는지 관찰하고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태평양물산은 의류 OEM(주문자상표 부착생산) 및 깃털가공 전문업체다. 사업별 매출 비중은 OEM 66%, 깃탈가공 32%다. 태평양물산은 2010년까지만 해도 의류 OEM에서 전체 매출의 80%가 발생하던 구조였다. 그런데 최근엔 깃털가공 부문의 매출액이 빠르게 늘면서 비중도 덩달아 커졌다. 깃털가공 부문 매출액은 2010년 534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누적 기준) 1301억원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깃털 사업이 태평양물산의 성장을 이끈 셈이다.

태평양물산이 가공한 깃털은 고급침구 및 방한의복 등에 쓰인다. 주 거래처는 코오롱, 휠라, 프로스펙스 등의 스포츠 브랜드 업체들이다. 태평양물산은 국내 깃털소재 부문에서 70%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어 아웃도어 시장과 함께 성장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1~3분기) OEM과 깃털 부문 모두 매출이 늘면서 2011년 대비 개선된 실적을 냈다. 작년 3분기 누적 매출액은 4121억원으로 1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52% 늘어난 176억원, 순이익은 181% 급증한 114억원을 기록했다. 금융비용이 절반 가량 줄어 순이익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증권가에선 태평양물산이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달 29일 키움증권 장영수 연구원은 "2009년 이후부터의 적극적인 생산기지 확충 및 판로 확보를 통해 본격 성장에 돌입했다"면서 "H&M, GAP, Old Navy 등 해외 대형 납품처 매출 증가 추세 지속되고 있고, 우븐 매출이 기존 아웃도어 중심에서 니트류로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4분기 합산(2011년 4분기~2012년 3분기) 순이익을 반영한 이 회사의 주가수익배수(PER)는 6.7배다. 주가순자산배수(PBR)는 0.68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