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분석] 신흥기계, 한국밸류서 1.8%P 추매...왜?

신흥기계가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하 한국밸류)로부터 러브콜을 받아 관심을 끈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밸류는 신흥기계 지분 1.82%P를 추가로 취득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이로써 보유 지분율은 종전 5.04%에서 6.86%로 올랐다. 매입단가는 9200원에서 1만1300원 사이다. 한국밸류는 지난해 11월 16일 지분 5.04%를 신규 취득한 이후 꾸준히 주식을 사들였다.

한국밸류가 이 회사를 주목한 것은 지속되는 주가 하락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신흥기계는 2010 11월 8일 공모가 8500원으로 상장된 회사로, 상장 초기엔 주가가 2만원 수준까지 급등했었다. 그러나 작년 초부터 주가가 본격적으로 하락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3월 중 1만5000원까지 하락했고, 5월엔 1만3000원선까지 내려 앉았다. 6월엔 다시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7월에 다시 하락 전환하며 현재는 1만원 초반대에 머물고 있다. 이에 따라 주가순자산배수(PBR)는 상장 초기 3배 수준에서 현재 1.6배까지 하락한 상태다.



주가 하락은 기업들의 설비투자 축소에 따른 우려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중순과 말 기업들은 대선과 장기화되는 경기침체 등을 이유로 설비투자를 미뤄왔다. 신흥기계는 자동화 물류 시스템을 전문으로 다루는 때문에 설비투자가 줄면 그만큼 수주도 감소한다.

그러나 업계에선 기업들이 투자를 계속 미룰 수 없어 올해 초나 중순 쯤엔 설비투자가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경우 신흥기계는 수주 회복과 더불어 실적 개선도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만약 이 시나리오가 맞다면 주가가 하락한 현 시점이 역발상 관점에서 오히려 투자 적기가 될 수도 있다.

신흥국의 자동화 설비 투자 확대도 긍정적이다. 신흥국은 세계 경기 둔화에도 인건비와 물류비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어 자동화 설비로 대체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 신흥기계는 2007년 해외시장에 진출한 이후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신흥국으로 수출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수출 비중은 42%다.

신흥기계는 지난해 3분기 양호한 실적을 내놨다. 작년 초에 받아놨던 수주가 실적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1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7% 늘어난 15억3600만원, 순이익은 39% 증가한 12억4500만원을 기록했다.

최근 4분기 합산 실적을 반영한 신흥기계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5%다. 상장 이후 평균치와 동일한 수준이다. 주가수익배수(PER)는 11배, 주가순자산배수(PBR)는 1.6배다. 두 수치 모두 5년 평균값인 (각각 13배, 2.3배)보다 낮다.

▷ 국내 1위 자동화 물류 시스템업체

신흥기계는 국내 1위 자동화 물류 시스템 전문업체다. 이는 물류 창고 및 공정을 자동화하는 것으로 기계, 자동차, 화학, 제약, 식품 등 다양한 산업에 이용된다. 신흥기계의 주력 제품은 스태커 크레인(STC, Stacker Crane)과 무인운반차(RGV, Rail Guided Vehicle), 래크(RACK), 컨베이어(Conveyor), 운영 소프트웨어 등이다.

래크와 스태커 크레인은 자동 창고에 쓰인다. 래크는 제품을 운반대 단위로 보관하는 철 구조물을 말하며, 스태커 크레인은 여기서 물류를 입ㆍ출고하고 운반하는 기계장치다. 컴퓨터로부터 지령이 나오면 스태커 크레인이 지시된 래크에서 제품을 인수해 출고하거나 그 반대 역할을 한다. RGV는 바닥에 설치된 유도선이나 레일을 따라 움직이는 무인반송차량이며, 컨베이어는 재료 또는 화물을 자동으로 연속 운반하는 장치다.

자동화 물류 설비는 기계, IT, 소프트웨어, 시스템 공학 등 다양한 분야가 접목된 기술집약적 산업이다. 그만큼 전문지식이 요구되며 장기간의 노하우가 필요하다. 또한 물류를 지탱하는 래크 등의 철골 구조물의 질도 중요하다. 중량의 물류를 안전하고 빠르게 이동시키기 위해선 철골 구조물이 견고해야 한다.

신흥기계는 포스코로부터 원재료를 조달해 강도 높은 래크를 만든다. 또한 물류관련 핵심 기계장비를 대부분 자체 제작할 정도로 기술력이 높다. 경쟁사는 일본 다이오쿠와 무라타, 독일 셰퍼 등이며, 국내는 현대엘리베이터와 에스에프에이가 있지만 일부 사업부만 겹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