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분석] 디에이피, 1년 만에 3배 '급등'...비결은?

디에이피가 강세를 보여 관심을 끈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디에이피는 최근 1년간 주가가 3.4배 급등했다. 지난해 12월 7일 2010원이었던 주가는 현재 6000원 중반대까지 오른 상태다. 전날엔 4.2% 오른 666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디에이피는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기업이다. 이 회사의 올 3분기 누적 매출액은 21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67% 늘어난 186억원, 순이익은 259% 증가한 28억20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에 발생한 설비투자 비용 해소와 주 고객사인 삼성전자의 휴대폰 부문 호조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인쇄회로기판(PCB)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 디에이피는 작년에 부진한 실적을 냈다. 최근 스마트 기기 시장의 호조로 대부분의 PCB 제조업체들이 호황을 누리는 것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이는 2010년 8월부터 진행한 대규모 설비투자와 관련이 있다. 이 회사는 발광다이오드(LED) 메탈 PCB 사업 진출을 위해 355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2009년 말 자기자본의 99.7% 달하는 규모다. 이에 따라 공장을 짓는 과정에서 투자비용이 제조원가에 반영됐고, 유형자산이 총자산 대비 70%까지 오르면서 감사상각비가 늘었다. 또 8월 완공 이후에도 양산이 지연되면서 외주가공비 등이 증가했다.

그러나 LED 업황 악화로 메탈 PCB 수요가 급격히 줄자 회사 측은 메탈 PCB 증설설비를 고다층기판(HDI) PCB로 전환했다. HDI는 PCB를 한 층 한 층 가공한 후 레이저 드릴을 이용해 차례로 쌓는 공법으로, 최근 스마트 기기 시장의 고성장에 따라 수혜를 입는 분야다. 디에이피는 올해 주 고객사인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 호조로 HDI 공급물량이 크게 늘었다. 고사양 스마트폰 출시로 고마진 제품 비중이 오르면서 수익성도 큰 폭으로 개선됐다.

업계에선 전방업체의 스마트 기기 시장지배력 강화로 디에이피의 실적 개선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3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이 5690만대를 기록하며 세계 시장의 35%를 점유했다. 이에 따라 2690만대(17%)를 판매한 애플을 제치고 2분기 연속 세계 1위에 올랐다. 특히 신제품인 갤럭시 S3는 지난 5월 말 출시한 이후 6개월 만에 누적 공급량이 3000만대를 넘어서는 등 지속적인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실제 디에이피는 지난 8월 16일 긍정적인 영업실적 전망 공시를 냈다. 올해 매출액 2800억원, 영업이익 250억원을 목표로 잡았다. 이는 작년보다 각각 32%, 233% 증가한 규모다. 회사 측은 ▲HDI PCB 수주 증가에 의한 매출 확대 ▲매출 증가에 따른 단위당 고정비 감소 ▲안산공장 안정화에 의한 생산수율 증대 등을 실적 개선 요인으로 꼽았다.

최근 4분기 합산 실적을 반영한 이 회사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9%다. 5년 평균치인 24%보다 낮다. 주가수익배수(PER)는 12배, 주가순자산배수(PBR)는 2.3배다. 두 수치 모두 5년 평균값(각각 6배, 1배)보다 높다.

한편 디에이피는 지난 5일 자사주 취득 결정 공시를 냈다. 취득예정 주식수는 50만주로 발행주식수의 2.19% 규모다. 취득가는 6700원으로 이는 현주가보다 높은 가격이다. 취득기간은 2012년 12월 6일부터 2013년 3월 5일까지다.



디에이피는 1987년 설립된 PCB 제조 업체다. PCB는 회로 부품을 지탱하는 보드(Board)로서 구리 배선이 가늘게 인쇄된 판이다. 반도체, 컨덴서, 저항기 등 각종 부품을 끼울 수 있도록 돼 있어 부품 상호간을 연결시키는 기능을 한다. PCB는 전자제품의 핵심 부품이다.

디에이피의 주력 제품은 휴대폰용 HDI PCB로 주 매출처는 삼성전자다. 따라서 삼성전자의 스마트 기기 판매가 늘어날 경우 이 회사 실적엔 긍정적이다. 한편 삼성전자에 모바일용 PCB를 납품하는 업체로는 삼성전기, 대덕GDS, 코리아써키트, 인터플렉스, 플렉스컴, 비에이치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