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분석] 엘오티베큠, 3분기도 성장했을까

12월 결산법인의 3분기 실적 발표 마감이 다가오는 가운데 올 상반기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엘오티베큠이 주목된다.

이 회사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44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8% 늘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지분법 손익 반영)은 66억원과 55억원으로 각각 168%와 142% 늘었다. 눈길을 끄는 점은 상반기 누적치만으로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전년 연간 실적을 32%와 41% 초과한 것이다. 이는 주 고객사인 삼성전자의 반도체 설비투자 증가와 SK하이닉스로의 매출 확대에 힘입은 결과다. 

▷ 건식진공펌프 제조...삼성전자 반도체 설비투자 늘면 '수혜'

엘오티베큠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태양광 제조 공정에 사용하는 건식진공펌프(Dry Pump)를 만드는 회사다. 매출의 56%가 건식진공펌프 제조에서 발생하고 나머지 매출 44%는 납품한 진공펌프의 유지보수에서 거둔다. 주 고객사는 삼성전자로 매출 내 비중이 90%가 넘는다. 

엘오티베큠의 실적은 장비 제조업체의 특성상 고객사의 설비투자 규모에 따른 큰 변동성을 보여왔다. 주 고객사인 삼성전자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내 반도체장비시장 규모가 큰 폭으로 감소했던 2008년과 2009년은 매출액이 300억원대 중반 수준으로 줄었다. 하지만 이후 설비투자 확대로 장비수요가 증가하자 매출액이 2010년과 2011년 각각 807억원과 656억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진공펌프는 특정 공간의 기체를 밖으로 빼내 내부를 진공상태로 만드는 장비다. 특수가스를 사용하는 전자제조 공정에서는 불순물을 없애기 위해 가스주입 전 진공상태를 만드는게 필수다. 건식진공펌프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습식진공펌프(Oil Pump)와 달리 윤활제가 필요 없다는 장점이 있다. 펌프 윤활제가 정밀 제조장비 내로 역류하면 정밀 진공 제조공정 전체를 망칠 위험이 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태양광 등 정밀 전자 산업에서 건식진공펌프를 사용하는 이유다.

진공펌프 기술은 영국, 일본, 프랑스, 독일 등의 선진국 업체들이 주요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국내 업체들이 진입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지난 2002년 엘오티베큠의 오흥식 사장이 독일 라이볼트베큠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건식진공펌프 사업부문을 사재로 인수한 덕분에 핵심기술을 이전받아 국산화에 성공했다.

▷ 유지보수 매출 비율 40% 이상

고객사 설비투자 규모에 따라 큰 폭의 증감을 보이는 제품 매출과는 대조적으로 엘오티베큠의 유지보수 매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유지보수 매출은 2005년 83억원에서 지난해 280억원으로 6년 만에 237%가 늘었고, 이에 따라 매출 내 비중도 26%에서 43%로 상승했다. 

이는  반도체 공정 미세화로 유독한 특수가스가 사용되는 화학증착공정(CVD)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진공펌프는 CVD 공정에서 24시간 내내 가동하면서 오염도가 높은 각종 특수가스에 노출된다. 따라서 1년에 1~2회 이상 유지보수가 필요한 소모성 장비가 되고 있다.



▷ AMOLED TV가 신성장동력?

증권가에에서는 AMOLED TV가 엘오티베퓸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해왔다. 엘오티베큠이 8세대용 OLED 공정용 진공펌프를 개발 완료해 이미 파일럿라인에 공급한 실적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부정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14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삼성과 LG가 AM OLED TV 패널 양산을 눈앞에 둔 시점에 생산 기술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파일럿라인에서 양산에 성공하면 전용라인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대면적 AM OLED 양산기술 확보에 난항을 겪자 생산방식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추측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에 따라 내년 설비투자 계획은 2014년 이후로 미뤄지고 이에 따라 AM OLED TV 양산도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엘오티베큠은 OLED 이외에도 반도체 산업과 공정 특성이 유사한 LCD, 태양전지, LED 공정용 진공펌프 매출 확대를 위해서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안전한 재무구조 매력적...차입금 비중 0.3%

엘오티베큠은 안전한 재무구조를 꾸준히 유지해 왔다. 지난 2006년 이후 유동비율은 200% 이상을 유지했고. 부채비율은 거의 50% 미만을 기록했다. 올해 반기 말 기준 유동비율은 306%이고, 부채비율은 28%다. 일반적으로 제조업의 경우 유동비율이 100%를 초과하고, 부채비율이 100% 미만이면 재무구조가 안전한 것으로 본다.

특히 이자를 발생시키는 부채인 차입금이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히 5% 미만을 유지해오다, 올해 반기 말에는 0.3%로 낮아져 거의 무차입경영에 가까운 상황이다.



▷ 밸류에이션은? PER 7.4배, PBR 0.9배

엘오티베큠의 2분기 연환산 기준(최근 4개 분기 실적 합산) 현재 주가수익배수(PER)는 7.5배로 5년 평균 11.1배보다 낮다. 

주가순자산배수(PBR)는 0.9배로 5년 평균 1배보다 낮게 거래되고 있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2.7%로 5년 평균 12.1%보다 조금 높다. 5년 평균 PER과 ROE 계산시 적자를 기록한 2008년은 제외했다.



▷ 주식MRI 분석결과, 상위 20%

아이투자가 개발한 주식MRI로 분석한 엘오티베큠의 투자 매력도 종합 점수는 25점 만점에 15점으로 전체 상장기업 중 338위(상위 20%)를 차지했다.

중장기적으로 이익 성장률이 시장평균으로 중간성장형 기업에 속하며 재무 안전성은 보통으로 위험은 높지 않은 편이다.

다만 소비자 독점력 2점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이는 최근 5년 EPS(주당순이익) 성장률이 10%에 미만이고, 5년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5% 미만인 점 등이 반영된 결과다.

주식MRI는 아이투자에서 자체 개발한 실시간 종목분석 도구다. MRI 종합 점수는 수익성장성과 재무안전성 뿐만 아니라 기업의 이익 지속성을 가늠할 수 있는 사업독점력과 적정주가 수준까지 함께 고려해 판단한다. 주식MRI 종합 점수는 25점이 최고 점수이며 높을수록 저평가 우량 기업이다. 또한 종합점수가 높을수록 5각형 모양의 도형 내부가 가득찬 그물 형태로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