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시분석] 한국주강 2%..."자회사 가치 부각"

한국주강이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 눈길을 끈다. 15일 오전 9시 31분 현재 2.1% 오른 5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 3000원 수준에 머물렀던 이 종목은 현재 6000원선을 바라보고 있다. 한 달 만에 2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52주 신고가는 6770원으로 지난 4월 19일 달성했다. 20%가 더 오르면 신고가에 다시 도달케 된다.



기관의 매수세도 눈에 띤다. 최근 1년간 거의 매수세를 보이지 않던 이들은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3일간 약 13만주를 사들였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거래량의 7% 수준이다.

기관이 한국주강에 관심을 가진 것은 자회사의 가치 부각을 주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주강은 2009년 이후 증권사 보고서가 단 한 건도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 8일과 9일에 각각 메리츠종합금융과 KDB대우증권에서 보고서가 나왔다. 자회사인 한국알엔엠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다.

한국알엔엠(구 한국아연, 비상장)은 2007년 한국주강과 한국제강(비상장)이 합작투자해 설립한 제강분진 재활용회사다. 제강분진(EAFD : Electric Arc Furnace Dust)이란 전기로 제강 공정에서 고철 용해 시 조강량 대비 약 1.5%씩 발생하는 분진을 말한다.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제강분진은 성분의 20~30% 정도가 아연, 철 등 유가금속이지만 납, 카드늄 등 유해 중금속이 포함돼 있어 현재 전량 폐기되고 있다. 처리 비용만 한 해 200~250억원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제강분진 재활용(Recycling) 기술의 발달로 유럽, 북미 등 선진국은 분진에서 아연 등을 추출해 가치를 창출하고 매립 비용을 절감하는 친환경 재활용 산업이 성장하고 있다. 국내도 제강분진 재활용 전문업체인 ZincOx사(영국)가 2011년부터 5년간 2억5000불을 투자해 20만톤 규모의 생산설비를 건설 중이다.

KDB투자증권 박승현 연구원은 "한국알엔엠은 최근 스페인 에너지 환경그룹 아벵고(Abengoa)의 자회사 베페사(Befesa)로부터 6천만 유로(약 90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면서 "투자 완료 후 예상 지분율은 베페사 55%, 한국주강 22.5%, 한국제강 22.5%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아벵고 그룹이 평가한 한국알엔엠의 가치는 약 1500억원이며, 그 중 한국주강의 지분가치는 340억원으로 산정된다. 이는 한국주강의 현재 시가총액 642억원의 52% 규모다.

한국알엔엠은 2007년 설립 이후 약 500억원을 투입해 기술 개발을 완료했다. 경남 함안에 13만톤 규모의 생산설비가 완공했으나 환경 이슈 때문에 가동이 지연됐었다. 그러나 최근 아벵고 그룹의 투자 유치와 함께 경주시로부터 사업승인을 받아 설비를 이전 중이다. 올해 말 완공해 13년 1월부터 시운전에 들어갈 방침이다. 회사 측은 생산능력을 향후 20만톤 수준까지 확대할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 대형 주강품 국내 3위 회사

한국주강은 대형 주강품 제조업체다. 주강이란 금속을 녹여 각종 주형에 넣고 필요한 모양으로 성형하는 것이다. 압연, 압축, 단조의 방법으로 제조할 수 없는 복잡한 형상의 제품을 제조할 때 쓰는 공법이다. 한국주강의 주강 제품은 탄소 함유량이 적어 강도와 연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계동력부, 구조부, 선박선미재 같이 충격을 많이 받는 부품에 주로 쓰인다.

주요 원자재는 고철, 망간, 니켈 등이며 수입 의존도가 높아 환율변동에 영향을 받는다. 또한 국내 산업 경기 영향을 받아 경기회복시 대형 설비투자가 발생하면 수요가 증가한다. 업계 특성상 주문생산 형태의 단품제작이 주를 이뤄 자동화와 대량생산이 불가능해 진입장벽은 높은 편이다. 국내 대형 주강품 시장은 두산중공업, 현대제철, 한국주강 3사가 70% 이상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한국주강은 이 중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회사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1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3억원으로 48% 줄었다. 반면 지난해 발생한 6억원의 관계기업 투자손익 기저효과로, 순이익은 6억원을 기록해 203% 증가했다.

최근 4분기 합산(2분기 포함) 순이익을 반영한 이 회사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7%다. 5년 평균치인 14%보다 낮다. 주가수익배수(PER)는 33배, 주가순자산배수(PBR)는 0.9배다. 두 수치 모두 5년 평균값(각각 14배, 0.7배)보다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