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Q 리뷰] 토종 가치주 펀드 Vs. 외국계 가치주 펀드

연결 대상 종속회사가 없어 개별재무제표 작성 의무만 있는 기업들의 반기보고서 제출이 지난 14일 마감됐다. 약 1400개의 상장사가 제출을 마감해 사실상 실적 발표가 마무리된 상황이다. 유럽과 미국이라는 세계 경제의 양대 축의 위기로 어느 때보다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컸던 지난 2분기다. 기업과 투자자 모두 대처가 쉽지 않은 시기, 국내 토종 가치투자 펀드와 외국계 가치투자 펀드가 투자하고 있는 종목들의 실적과 주가는 어땠을까. 

17일 아이투자는 국내 대표 가치주 펀드로 알려진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신영자산운용, KB자산운용과 국내 증시에 투자하고 있는 외국계 가치주 펀드인 템플턴 계열 펀드, 피드 로우 프라이스드 스탁 펀드(이하 '피드 로우'), 트위디 브라운 컴퍼니, 바우포스트 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종목들의 2분기 실적을 살펴봤다. 

'토종' 펀드와 외국계 펀드 모두 각각 30개 종목을 선별했는데 기준은 달리 적용했다. 토종 펀드들이 각자 적게는 39개에서 많게는 60개에 이르는 지분 5% 이상 종목을 보유했지만, 외국계 펀드는 피드 로우와 템플턴을 제외하고는 모두 2개 이하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토종 펀드 대상 종목은 각 운용사의 투자금액 기준 상위 10선을 모아 총 30개를 선정하고, 외국계 펀드 대상 종목은 피드 로우 16개, 프랭클링템플텐과 템플텐이 11개, 트위디 브라운 2개, 바우포스트 1개를 모아 30개를 구성됐다.

그 결과 토종 펀드들이 보유한 30개 종목 가운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어난 종목은 유진테크, 동원산업, 이오테크닉스, 신라교역, 한국철강 등을 포함한 16개다. 이 중 한국밸류가 보유 중인 유진테크는 지난해 동기보다 251% 늘어난 26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영업이익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한국밸류는 지난 4월 2일 보유주식 26만2012주(1.9%)를 매도해 보유 지분율을 5% 아래로 낮췄다가, 지난달 13일 다시 지분율을 5.04%로 높였다.

반면 외국계 펀드들이 보유한 30개 종목 가운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어난 종목은 SJM, 메디톡스, 성우하이텍, 한국쉘석유, 우리파이낸셜 등을 포함한 12개다. 이 중 피드 로우가 보유한 SJM은 지난해 동기보다 198% 늘어난 2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영업이익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피드 로우는 지난 2009년 9월 지분 5.04% 보유를 처음으로 공시한 후 1여 년간 지분을 확대해 2010년 말 지분율을 9.12%로 약 4.1%P 높였다. 2010년 말 이후 지분 변동은 없었다. 
 
토종 펀드들이 보유한 종목 중 2분기 초(4월 2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주가가 상승한 종목은 이오테크닉스, 동원산업, 신도리코 등을 포함한 16개 종목이다.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은 종목은 KB자산이 보유한 이오테크닉스로로 39% 올랐다. KB자산운용은 지난해 8월 5.03% 보유를 신규 공시한 후 약 1개월간 지분을 추가 취득해 지분율을 6.29%로 1.26%P 높였다.

외국계 펀드 보유 종목 중 같은 기간 중 주가가 상승한 종목은 메디톡스, 제일약품, 유비벨록스를 포함한 12개다.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종목은 템플턴자산이 보유한 메디톡스로 93%가 올랐다. 템플턴자산운용은 지난 2010년 11월 5.08% 보유를 지분을 추가 취득해 8월 14일 현재 지분율을 10.97%로 약 5.9%P 높였다. 다만, 올해 5월 초부터 지분을 줄이는 추세다.

*템플턴자산운용 : 존 템플턴이 창립한 운용사다. 창립자인 존 템플턴은 일본에 투자한 첫 미국인 투자자로 '투자계의 콜럼버스'로 불린다. '모두가 아니라고 할 때가 투자하기에 가장 좋은 때다'라는 말로 대표되는 역발상 투자의 대명사다. 템플턴 사는 1992년 프랭클린 사에 인수합병됐다.

* 피드 로우 프라이스드 스탁 펀드 : 피드 로우 펀드는 세계적 자산운용사 피델리티의 가치주 펀드다. 피드 로우에서 피드는 피델리티(Fidelity)의 앞 세 글자를 따 온 것이다. 이 펀드는 시장변동을 단기적으로 예측하는 '하향식(top-down)'이 아니라 개별기업의 내재가치를 파악해 종목을 선정하는 '상향식(bottom-up)' 접근을 지향한다. 피델리티는 과거 전설적인 투자가 피터 린치와 앤서니 볼튼이 활동했던 투자 회사다.

* 트위디 브라운 : 포레스트 버윈드 트위디가 1920년에 거래량이 적은 기업의 주식 거래를 중개하는 트위디앤코를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이 회사는 거래량이 적은 저평가된 주식을 찾아 거래를 중개했고, 이 때문에 벤저민 그레이엄과 워런 버핏, 윌터 슐로스 등이 오랫동안 이 회사의 주요 고객이 됐다.

* 바우 포스트 : 세스 클래먼이 사장이자 최대주주인 미국 국적의 유한책임회사다. 세스 클래먼은 위험회피형 가치투자자로 그가 1991년에 쓴 '안전마진'(Margin of safety)이라는 책은 아마존과 이베이에서 1000달러 이상에 경매로 팔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