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Q 리뷰] 골판지株, "주가 오른 이유 있었네"

2분기 국내 증시의 다크호스를 꼽는다면 바로 골판지 업체다. 무선충전, 휘는 디스플레이, 모바일 게임 등 첨단IT 테마에 비해 다소 고리타분하지만, 최근 주가 상승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기에 충분했다. 2년간 잠잠했던 증권가에서도 분석보고서를 내 놓을 정도였다. 그렇다면 만년 소외주에서 시장의 관심주로 탈바꿈한 골판지 업체들의 2분기 실적은 어땠을까?

16일 아이투자 분석 결과에 따르면 상장된 골판지 업체 모두 어닝 서프라이즈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종목으로는 아세아페이퍼텍, 아세아제지, 대양제지, 대림제지, 대영포장, 신대양제지, 삼보판지, 수출포장, 동일제지, 태림포장, 영풍제지 총 11 곳이다.



▷ 골판지株, 영업익 증가율 153%~3만8082%

영업이익 증가율 기준으로 봤을 때, 1위를 기록한 업체는 아세아페이퍼텍이다. 이 회사의 2분기 영업이익은 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만8082%나 증가했다. 작년 2분기 영업이익이 1100만원에 불과해 증가율이 타 업체에 비해 높게 나왔다.

아세아페이퍼텍의 뒤를 이은 업체는 아세아제지다. 이 회사의 2분기 영업이익은 91억원으로 2558% 늘었다. 3위를 차지한 대양제지는 영업이익이 1605% 증가했으며, 대림제지 1460%, 대영포장 1050%, 신대양제지 531%, 삼보판지 391%, 수출포장 236%, 동일제지 158%, 태림포장 153% 각각 증가했다. 영풍제지는 영업이익 22억원을 기록,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 고지가격 하락 덕 '톡톡'...큰손, 골판지株 쇼핑 나서

골판지 업체들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것은 원재료 가격 하락에 있다. 골판지의 원재료는 고지와 펄프다. 동일제지에 따르면 올 2분기 국내고지 가격은 톤당 20만6928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하락했다. 같은 기간 수입고지 가격은 9% 내렸으며, 펄프 가격은 15% 하락했다. 이런 가운데 제품 가격은 변동 없거나 소폭 올랐다. 제조원가 중 원재료 비중이 큰 골판지 업종 특성상 원가율 하락으로 이익이 크게 개선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큰손은 골판지 업체 쇼핑에 나서고 있다. 가치투자 운용사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하 한국밸류)은 지난 1월 동일제지 지분 5%를 신규 취득한데 이어 지난달 7.09%까지 확대했다. 한국밸류는 지난 5월 신대양제지 지분도 5% 신규 취득했으며, 이달 10일 10.15%까지 확대해 주요주주로 등극했다. 급기야 한국밸류는 지난달 태림포장 지분을 5.08% 신규 취득했다고 보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