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 입력 주의!] ② 시큐브 vs 씨큐브

씨큐브라고 듣고, 씨큐브라고 입력했는데...헐, 시큐브라고....

최근 한 증권사는 코스닥 상장사인 시큐브가 올해 신규 서비스를 시작하며, 지난해보다 매출액이 20%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리포트를 냈다. 이 같은 소식을 방송 뉴스로 접한 김번영 대리(가명)는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 홈트레이딩 시스템(HTS)에 별 생각없이 씨큐브로 입력했고 종목명이 나타나자 선택한 뒤 매수 주문을 냈다. 그런데 하루가 지난 뒤 자신이 다른 회사 주식을 산 사실을 알게 됐다.  시큐브와 씨큐브라는 회사가 동시에  상장돼 있었는데 자신이 사야했던 종목은 씨큐브가 아니라 시큐브였던 것. 결국 김 대리는 3%의 손실을 보고 잘못 산 주식을 팔아야 했다. 'ㅅ'과 'ㅆ' 차이만 있는 시큐브와 씨큐브는 어떤 회사들일까.



두 회사 모두 지난해 말 상장돼 채 1년이 지나지 않은 새내기이다. 당연히 아직 많은 투자자에게 생소하고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더군다나 두 회사는 비슷한 규모인데다, 회사설립 연도도 2000년도로 똑같다. 그러나 시큐브는 시가총액 330억원의 정보보안 사업을 하는 회사로 국내 시장의 40%를 점유하고 있는 국내 1위 정보보안 업체다. 반면 씨큐브는 시가총액 228억원의 진주광택안료를 생산하는 소재업체로 국내에서는 최초이자 세계 두 번째로 합성운모 진주광택안료를 개발한 회사이다.  



◆ 시큐브(SECUVE), 보안솔루션 회사

시큐브는 지난 2000년 3월 설립돼 지난해 12월 상장됐다. 국내 최초로 보안운영체제(Secure OS, 그림1 참조)를 개발해 상용화한 업체다. 보안운영체제는 방화벽이나 침입탐지시스템 등의 네트워크 보안 시스템이 OS보안에 취약하다는 단점을 보완한 것으로 OS에 보안기능을 부가해 서버시스템의 관리자 권한까지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서버의 안전한 운영환경을 제공하며, 내부자에 대한 해킹도 방지할 수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03년부터 전국적인 기술 협력사 체계를 구축해 운영중이며, 제품 공급 및 검수완료 후 1년간 무상 유지보수를 제공하고 있다. 1년이 지난 뒤에는 연간으로 유지보수 계약을 체결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매출 비중은 올해 1분기 기준 보안운영체제를 공급하는 솔루션 사업 부문 71%,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 사업 부문 29%다.

현재 정부통합 전산센터, 해양경찰청 등의 공공기관과, 하나대투증권, IBK기업은행 등의 금융기관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으며, 일본 시장에 현지 파트너를 통해 진출한 상태다. 회사는 신규 서비스로 공인인증서 보안 솔루션과, 모바일 문서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SK증권은 공인인증서 보안 서비스에서 올해 신규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 씨큐브(CQV, Creation of Quality Value), 진주안료 생산 기업

씨큐브는 지난 2000년 10월 스카이(SKY)케미칼로 설립돼 작년 11월에 상장된 화학소재 업체다. 지난 2005년 현재의 사명으로 이름을 바꿨고 국내에서 유일하게 진주광택안료(그림2 참조)를 생산하고 있다. 진주광택안료란 일반적인 안료와 달리 보는 각도에 따라 색의 차이를 보여 진주빛, 무지개빛, 금속빛을 내는 안료다. 이 회사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합성운모 진주광택안료를 개발했다. 합성운모 진주광택안료는 합성운모를 기본 재료로 삼아 이산화티타늄 또는 산화철을 입혀 만들어낸 진주광택 안료다.

세계시장에서는 독일의 메릭(Merick), 바스프(BASF)가 진주광택안료를 과점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도 머릭, 바스프, 씨큐브 세 개 업체가 과점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씨큐브가 지난 2008년 15%의 국내시장 점유율을 보였으나 지난 2010년 23%로 확대되는 등 지속적으로 점유을을 늘려 나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 회사의 진주광택안료는 일반 산업용, 자동차용, 화장품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매출비중은 산업용56%, 자동차용 23%, 화장품용 21%다.

신한금융투자증권은 지난해 씨큐브 상장시 소개자료에서 고객사 확대와 신규제품 출시 등으로 씨큐브가 지속적인 매출 증가를 보일 것으로 기대했다. 회사측의 경영계획은 올해 30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이는 전년 대비 39% 늘어난 규모다.

◆ 올해 1분기 실적은?

두 회사 모두 부진한 1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시큐브는 올해 1분기에 15억2200만원의 매출로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했으며,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적자를 보였다. 영업이익은 5억7000만원, 순이익은 3억6100만원 적자다. 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제외한 매출 총이익은 7억1700만원 흑자로 집계됐으나 12억원 규모의 판매관리비가 반영돼 이익에서는 적자를 기록했다. 판매관리비에는 연구개발비가 30%의 비중을 차지해 가장 높았다.

씨큐브는 53억9100만원의 매출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4% 늘어난 수치다. 반면 영업이익은 1억1700만원으로 78% 감소했고 순이익도 1억1200만원으로 65% 줄었다. 제품가격은 하락했으나 원재료 가격이 올라 매출원가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매출원가는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30%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