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분석] 성도이엔지, 호실적...자회사 덕도 볼까?

[아이투자 이래학] 성도이엔지가 1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성도이엔지는 잠정 집계한 1분기 매출액이 4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49억원을 기록해 152% 늘어났으며, 순이익은 38억3000만원을 거둬 145% 증가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크린룸 사업부문의 호조로 매출액이 늘었으며, 수익성 높은 공사를 선별적으로 수주한 것이 이익개선에 도움이 됐다. 실적 발표 날 성도이엔지는 6.3%(260원) 오른 4360원으로 마감했다.

◆ 크린룸 주력의 특수건설사

성도이엔지는 크린룸과 플랜트 설비가 주력인 특수건설사다. 크린룸(Clean Room)이란 공기 중 불순물, 온도, 습도, 공기압 등을 작업환경에 맞게 제어하는 밀폐 공간을 말한다. 정밀 작업을 요하기 때문에 초고순도 유지를 위한 장비와 측정장비가 필수다. 전문지식을 갖춘 인력도 필요하다. 이런 이유로 크린룸은 진입장벽이 높은 산업으로 분류된다. 국내 크린룸 관련 사업을 하는 업체는 세보엠이씨, 신성이엔지, 액사이엔씨, 한양이엔지 등이 있다.

크린룸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바이오, 태양광 등 정밀작업이 필요한 산업에 사용된다. 주요 수요처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삼성SDI 등 이다. 이들의 설비투자 계획은 성도이엔지의 실적을 가늠할 수 있는 좋은 지표다.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생산라인에 대한 투자를 늘릴 계획이어서 성도이엔지의 영업환경은 긍정적이다.

◆ 이익률 변동의 원인은?

성도이엔지의 매출액은 꾸준히 증가하는 반면, 영업이익은 변동 폭이 크다. 사업부문별 원가구조가 다르고 수주한 설비의 수익성 차이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플랜트 설비보단 크린룸 분야가 마진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역사적으로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크린룸 사업부문 매출이 증가했을 때 이익률이 개선됐음을 알 수 있다. 지난해 사업부문별 매출액 비중은 크린룸이 63%, 플랜트 설비가 37%다.



◆ 배보다 더 큰 ‘배꼽’

성도이엔지는 성도건설(남경)유한공사, 성도엘엔디, 상해성도무역유한공사, 성도입덕지산(대경)유한공사를 연결대상 종속회사로 두고 있다. 연결재무제표에 이 회사들의 실적이 포함된다는 얘기다. 모두 중국에 거점을 두고 있는 건설·종합상사로 성도이엔지의 성장 동력이다.

지분 구조를 살펴보면 성도이엔지가 성도엘앤디 지분 80.04%와 성도건설(남경)유한공사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다시 성도엘앤디는 성도입덕지산(대경)유한공사 지분 100%를, 성도건설(남경)유한공사는 상해성도무역유한공사 지분 100%를 각각 갖고 있다.



이 중에서 자산규모가 가장 큰 회사는 성도입덕지산(대경)유한공사다. 지난해 말 자산은 2435억원으로 1599억원인 성도이엔지보다 크다. 부동산 개발사업을 하는 시행사로 중국 최대 유전 매장지인 흑룡강성 대경시에 ‘한성국제특구’ 신도시 개발사업을 하고 있다.

◆ 대경시 신도시 사업···2009년처럼 ‘대박’날까

신도시 개발사업은 골프장, 호텔, 아파트, 병원 등을 세우는 사업으로 총 공사면적만 487만5500m²에 달한다. 가운데 위치한 호수 크기만 여의도에 육박한다. 7706세대를 분양할 예정이며, 예상 분양수입은 7000억원 가량이다.



대경시는 중국 석유생산량의 47%를 생산하는 지역으로 1인당 소득수준이 높다. 부동산 가격 또한 다른 지역에 비해 저렴해 가격 하락 압력도 낮다. 현재 1기 2650세대의 분양·입주를 마치고, 2기 2766세대 건축공사를 마무리하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회계적인 문제로 대경시 신도시 사업이 수익으로 인식되지 않았다.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으로 수익인식 방법이 진행기준에서 완성기준으로 변경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지배지분 순이익이 79% 감소한 것도 이 때문이다. 회사 측은 올해 2기 2766세대 입주가 끝나면 한꺼번에 수익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

대경시 2기 공사를 마무리 짓고 분양률이 호조를 거둔다면 지난 2009년에 준하는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당시 성도이엔지가 성도입덕지산(대경)유한공사를 통해 인식한 지분법이익은 200억원이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