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억 보유한 다함이텍이 관리종목?...왜?

우량 자산기업으로 꼽히는 다함이텍이 지난 14일 관리종목 지정 사유 발생에 따라 거래가 정지되는 일이 일어났다. 지난 14일 다함이텍은 작년 매출을 68억원에서 3.5억원으로 정정한다고 감사보고서를 통해 공시했다. 이에 따라 오전 7시20분 부터 9시30분까지 한국거래소는 투자유의 조치를 취하고 거래를  일시 정지시켰다. 다함이텍은 가치주 투자펀드인 한국밸류자산운용이 10.8%를 보유하고 있는 등 우량회사로 알려져 있다.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된  다함이텍의 정정공시 배경에는 자회사 배당금을 매출액에서 제외해야 했기 때문이다.

<> 다함이텍은 어떤 회사?

다함이텍은 현재 특정사업을 하고 있지 않다. 2009년 5월 업종을 영상기기 제조업에서 지주회사로 바꿨다. 다함이텍은 영업은 하지 않으나 알짜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3000억원에 이르는 자산에서 투자수익을 내고 있으며 무차입경영을 하고 있다. 주요 자회사인 다함넷은 골프장 운영회사였고 자회사 제생토건과 제니아를 통해 골프장 관리를 해왔다. 그러나 다함넷 역시 2008년 골프장 매각 후에는 매각대금을 투자해 금융수입을 얻는 회사로 바뀌었다. 현재 다함이텍은 금융회사 또는 투자운용사에 가깝다.

<> 관리종목 지정 사유는?

IFRS 회계 규정에 따르면 다함이텍의 매출액은 자회사 배당금을 합쳐 68억원이다. 그러나 한국거래소의 유가증권 공시규정에 따르면 배당수익은 매출액에 포함될 수 없어 매출액을 3.5억원으로 정정해야 했다. 연간 매출액 50억원 미만은 관리종목 지정사유다. 관리종목은 상장폐지기준에 해당할 우려가 있는 종목으로 신용거래가 금지된다. 다함이텍의 매출액이 관리종목대상까지 하락한 이유는 작년 지주회사 요건에 못미쳐 지주회사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지주회사는 거래소 규정에서도 자회사의 매출을 연결재무제표로 포함할 수 있다.

<> 사실상 지주회사...왜 자격 잃었나?

지주회사 요건은 자산총액이 1000억원 이상이고, 자산총액의 50% 이상을 해외법인이 아닌 자회사에 투자하고 있어야 한다. 다함이텍은 2009년말까지 자산총액의 74%가 자회사에 투자돼 2010년까지 지주회사 자격이 유지됐다.

그러나 2010년 자회사 다함넷의 자산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다함넷은 2008년 운영하던 충주 골프장을 1367억원에 매각해 대량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었다. 2010년 다함넷은 974억원의 중간배당을 통해 다함이텍으로 현금을 이전시켰다. 다함이텍의 현금보유량이 올라갔지만 자산에서 다함텍 지분이 차지하는 비중이 50% 미만으로 줄어들며 지주회사 요건에 미달하게 됐다. 다함이텍은 지주회사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산 중 자회사가 차지하는 비율을 낮춘 것이다.



현재 공정거래법에 의하면 지주회사는 부채비율을 200%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또한 금융자회사 소유가 금지된다. 3000억에 이르는 자산 대부분이 금융자산이고 투자운용사에 가까워지고 있는 다함이텍에게 달갑지 않은 규제다.
 
<> 어떻게 관리종목 벗어나야 하나?

다함이텍은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통해 관리종목 지정 사유가 최종 확인될 경우 해당 조치가 취해질 전망이다. 그러나 당장 다함이텍이 다시 지주회사로 편입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실제로 다함이텍은 회사 자체 사업을 통해 매출을 발생시켜 관리종목에서 벗어날 계획을 밝히고 있다. 다함이텍은 종편방송 '채널에이'에 250억 원을 투자해 6.1% 지분을 보유했다. 다함이텍은 10억원을 투자해 SH공사의 가든파이브 민간 분양사업에도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