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시스, "맥도날드를 따라잡겠다"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먹을 수 있는 고기에는 쇠고기와 돼지고기, 그리고 닭고기가 있다. 이 중 쇠고기와 돼지고기는 갈비와 삼겹살의 이름으로 사시사철 우리 곁에 있지만 솔직히 닭고기는 쇠고기와 돼지고기에 비해 소비비중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최근 자료에 의하면 이들 육류 제품 소비비중의 약 52%가 돼지고기로 나타났고, 24.3%와 23.7%가 각각 쇠고기와 닭고기로 나타났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닭고기는 프라이드 치킨과 양념치킨, 그리고 닭꼬치 등 다양한 용도로 우리의 입맛을 돋구어 주고 있는 것은 흥미롭다. 돼지고기가 퇴근 후의 삼겹살이라는 한 가지 용도만으로도 소비비중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과 달리 닭고기는 다양한 용도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잡고 있다.

 

하지만 닭고기가 친숙한 육류임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소비비중이 떨어진다는 것은 향후 그만큼 성장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닭을 이용한 삼계탕이 대표적인 보양식품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에도 알 수 있듯이 닭고기는 쇠고기와 돼지고기에 비해 지방, 칼로리, 콜레스트롤이 낮고, 단백질 함량은 풍부한 이른바 3저1고의 우수한 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닭고기의 소비비중이 쇠고기나 돼지고기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높게 나타난다. 이러한 국내 닭고기 시장의 성장성에 주목해 한국의 맥도날드를 꿈꾸고 있는 제너시스에 대해서 알아보자.

 

제너시스는 BBQ 치킨으로 유명한 국내 최대 프랜차이즈 업체다. 일반적으로 제너시스는 BBQ 치킨체인점으로 유명하지만 지난 1995년에 설립된 이래로 BBQ 치킨체인점을 비롯해 참숯닭불구이 전문점인 <닭익는 마을>, 우동돈까스 전문점인 <u9>, 그리고 최근에는 치킨전문점인 <BHC>와 스시전문점인 <아찌>, 그리고 맥주전문점인 <Q’z>까지 M&A 함으로써 약 2,500여 개의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는 명실상부한 프랜차이즈 전문업체로 성장했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사업의 시작을 닭고기로 시작했고, 영위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사업 중 두 브랜드가 닭고기와 관련돼 있듯이 제너시스 성장의 핵심은 닭고기 사업이라 할 수 있다. 제너시스는 1995년 9월에 설립되자마자 그 해 11월에 BBQ 치킨체인점을 오픈했는데 개점한지 만 4년 만인 1999년 10월에 1,000호 점을 돌파했다.

 

급성장의 비결은 주 소비계층의 공략이다. 쇠고기와 돼지고기가 직장인들의 술문화와 밀접한 것과는 달리 닭고기의 주 소비계층은 어린이와 주부다. 따라서 이들의 접근이 용이한 주택가 골목상권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출점을 한 결과 빠른 성장을 이루게 됐다.

 

이러한 직접적인 이유 이외에 전략적인 측면에서 제너시스는 가맹점의 집중적인 관리를 통해 가맹점 사업의 애로사항을 줄여나갔다. 영세한 체인본부가 개설만 하고, 사후관리나 지속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은 소홀히 했던 기존의 프랜차이즈 시스템과는 달리 제너시스는 “가맹점이 망하면 본사 역시 망한다”라는 생각을 갖고 가맹점을 집중 관리했다. 즉 일주일에 두 번 이상 본사에서 파견되는 전문 컨설턴트들이 경영노하우를 전수했고, 가맹점들의 최저 매출액을 보장하고 최대 매출액을 지향하는 마케팅 기법 등 가맹점과의 끈끈한 관계를 통해 가맹점들의 전폭적인 신뢰를 얻었던 것이다.

 

또한 프랜차이즈 시스템의 가장 중요한 핵심인 맛의 표준화 문제는 지난 2000년 9월 개관한 치킨대학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 세계적인 프랜차이즈 업체인 맥도날드가 햄버거 대학을 통해 체계적인 맛의 표준화를 시도했다면 제너시스는 치킨대학을 통해 닭고기 맛을 표준화시키고 있다. 치킨대학은 예비창업자와 직원들을 위한 교육장소이고, 이 대학 내에 위치한 연구소는 끊임없이 변하고 있는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다양한 닭고기 맛을 연구하는 제너시스의 R&D 핵심이다.

 

하지만 이러한 제너시스의 차별화된 프랜차이즈 전략이 빛을 발하는 건 윤홍근 회장의 강력한 리더쉽 덕분이다. 주로 호프 맥주집의 안주로서 곁가지로 성장해 왔던 닭고기 시장을 제너시스의 핵심으로 부각될 수 있었던 건 최고경영자의 안목과 결정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는 향후 국내산 통닭으로 세계인의 입맛을 잡고자 하는 원대한 꿈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제너시스의 프랜차이즈 핵심 아이템을 닭고기로 결정한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연관 사업으로 프랜차이즈를 확장한 것이다.

 

물론 닭고기 아이템을 결정한 데에는 그가 처음 직장을 시작했던 미원 마니커(현 대상그룹)에서의 경력이 많은 도움이 됐다. 닭고기 시장이 포화됐다는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선진국형 아이템으로서의 시장성장성을 보게 됐기 때문이다. 이렇게 시작한 BBQ는 Best Believalble Quality의 약자로 소비자들에게 최고의 품질을 제공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제너시스는 2020년까지 맥도날드를 따라잡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맥도날드는 동종업계에서 경쟁하는 업체는 아니지만 프랜차이즈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기 때문에 경쟁자로 인식하는 것이다. 따라서 맥도날드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이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제너시스는 지난 2003년 중국의 동방시왕 그룹과 합작을 통해 BBQ 치킨전문점이 중국시장에 진출했다.

 

올해 안에 200여 개의 점포를 열 계획이다. 맥도날드에 비해 중국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은 맥도날드는 도심에서 점포를 출점해야 하는 반면 BBQ 치킨전문점은 배달이 주 업무이기 때문에 입지선정이 자유롭기 때문이다.

 

또한 전세계적인 웰빙의 영향으로 인스턴트 시장의 위축을 예상했다. 올해 2월 중국정부로부터 가맹점 사업을 허가 받았기 때문에 중국시장에서의 프랜차이즈 사업은 더욱 확장될 전망이다. 최근에는 스페인까지 진출했다. 스페인을 발판으로 입맛이 비슷한 중남미시장을 비롯해 유럽시장 진출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국내에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세계적인 기업이 있다. 하지만 한 업종 내에서의 세계 1위의 기업은 아직 전무하다. 제너시스는 2020년까지 5만 개의 점포를 세계 15개 국가에 개점해 세계 1위의 프랜차이즈 업체를 꿈꾸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려스러운 것은 양적인 팽창에 치중한 결과 실질적인 마진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01년 이후 BBQ 치킨전문점 외에 <닭익는 마을> 등 관련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확장하면서 어느 정도 마진을 희생한 결과다. 제너시스가 경쟁업체로 인식하고 있는 맥도날드는 작년에 약 12%의 당기순이익률을 달성했다. 단기간 내의 빠른 성장은 과거 맥도날드가 이루었던 프랜차이즈 역사를 앞서고 있지만 활동성과 수익성의 적절한 조화가 필요할 듯 싶다.

 

 

양동선 sebian523@viptooz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