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플렉스,휴대폰 성장 대표적 수혜주

[고영업이익률형 기업을 찾아서]

 

 

PCB는 흔히 인쇄회로기판이라고 해서 반도체가 전제제품의 두뇌라면 PCB는 신경회로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부품들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부품들 간에 전선을 연결시키는 이른바 “신경(nerve)”이 필요한데 PCB는 이러한 전선들을 아예 배제시키고, 단지 회로설계에 따라 “신경”을 기판 위에 인쇄하고, 부품들을 기판 위에 붙임으로써 작동이 가능하게 하는 핵심부품이다. 따라서 커다란 용량이 불가피한 제품의 경박화 및 단소화를 가능하게 하며, 이는 최근의 기술 패러다임과도 맞아떨어지기 때문에 각광을 받고 있는 부품이라 할 수 있다.

 

인터플렉스는 그 중에서도 국내 FPCB 시장의 선두업체다. FPCB는 연성PCB의 약자로 기존의 PCB에 연성(Flexibility)을 가미한 인쇄회로기판을 의미한다. 이는 기존의 PCB와는 달리 두께가 얇고 잘 휘어지는 굴곡성을 가진 3차원 회로기판이기 때문에 휴대폰, 디지털카메라, 노트북 PC, 켐코더 등의 중소형 전자부품의 핵심기판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특히 인터플렉스는 국내 휴대폰이 지속적으로 성장함에 따라 수혜를 입은 대표적인 종목이다.

 

따라서 전체 매출의 약 90% 이상이 휴대폰용 FPCB다. 주로 매출액의 대부분이 삼성전자에서 발생하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은 비단 인터플렉스 뿐만이 아니다. 국내 FPCB 시장 업계 2위인 영풍전자의 경우 LG전자에 주력하고 있고, 에스아이플렉스의 경우 팬택 계열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즉 대부분의 FPCB 업체들이 휴대폰으로 전부 올인 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업체들이 휴대폰에 집중하게 된 이유는 기존의 바(bar) 타입의 휴대폰 모델이 폴더형으로 바뀌면서 성장함에 따라 FPCB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폴더형은 디자인의 특성상 반복적으로 접는 동작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FPCB가 필수다.

 

 

인터플렉스는 업계 최초로 지난 1999년 8월부터 핸드폰 폴더형 FPCB 개발 및 양산을 시작해 왔다. 국내 휴대폰 산업의 성장과 맞물려 지난 1999년의 약 329억 원의 매출액은 2004년에는 3,404억 원으로 연평균 약 59.6%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영업이익률의 개선이다. 2001년까지만 해도 10% 이내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으나 2002년부터 약 15%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시현한 것이다.

 

이는 지난 2002년부터 휴대폰 모델이 바(bar) 타입에서 폴더형으로 바뀌고, 이후 디스플레이의 컬러화와 카메라 기능 등 각종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휴대폰에 가미되면서 휴대폰 사양이 고급화됐기 때문이다. 휴대폰 사양이 고급화되면 일반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량의 증가로 요구되는 FPCB 역시 단면이 아닌 멀티 사양을 원하게 된다.

 

인터플렉스의 주력 품목인 멀티 제품의 비중이 전체 매출의 약 80% 인 점은 이러한 외부상황을 충분히 즐길 수 있게 했다. 평균 단가 역시 단층 제품에 비해 5배 이상인 고가이기 때문에 수익성이나 성장성 측면에서 크게 부각됐다. 일반적으로 멀티라고 하면 보통 3층 이상을 의미하는데 다른 경쟁업체들의 멀티제품들이 주로 4층인 반면 인터플렉스의 경우 5~6층이기 때문에 차별화가 가능했다.

 

 

물론 인터플렉스 역시 제품 매출의 대부분이 삼성전자에 의존하다 보니 단가인하 압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FPCB 분야에서 오랫동안 사업을 해 온 관계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 역시 정중하게(?) 단가인하 요구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작년 3분기에 처음으로 단가인하가 있었는데 그 영향으로 173억 원의 2분기 순이익이 3분기에는 116억 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인터플렉스는 현재 약 80% 수준의 삼성전자에 대한 매출의존도를 향후에는 약 60% 수준으로 줄이면서 매출처를 다변화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현재 모토롤라와 노키아 등에 FPCB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휴대폰에서 약 90% 이상의 매출이 발생한다는 사실은 회사에서도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다.

 

인터플렉스는 멀티제품에 주력하다 보니 휴대폰 매출에 의존할 수 밖에 없고, 이는 나아가 LCD와 PDP 등 디스플레이 제품에 공급되는 양면제품 시장을 소홀히 할 수 밖에 없었다. 일반적으로 멀티제품의 OP마진은 약 15% 이상인 반면 양면제품은 약 10% 수준이다. 하지만 시장 규모는 양단면 제품 시장이 약 5조 원인 반면 멀티제품 시장은 약 1조 원에 불과하다. 현재 양단면 제품은 일본과 대만업체가 주도하고 있다. 인터플렉스는 양면제품의 마진을 극대화하기 위해 중국의 천진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인터플렉스는 원래 PCB업체인 코리아써키트의 FPCB 생산사업부로 출발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지난 2월 영풍이 코리아써키트를 480억 원으로 지분 28.83%를 확보해 계열사로 편입하면서 인터플렉스 역시 인수하게 됐다. 영풍이 100%의 지분을 갖고 있는 영풍전자는 국내 2위의 FPCB 업체다.

 

따라서 영풍은 인터플렉스까지 인수하면서 국내 FPCB 시장을 장악하게 됐다. 현재 인터플렉스가 삼성전주 위주로 제품을 납품하고 있고, 영풍전자는 LG전자에 납품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각각의 사업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인터플렉스와 영풍전자는 주력분야가 각각 멀티제품과 양면제품으로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이원화된 사업구조는 불가피하다. 하지만 FPCB의 주 원료인 FCCL을 일본에서 100% 수입하기 때문에 구매력을 높이기 위해서 영풍에서 한꺼번에 조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갑작스런 영풍의 인수로 회사 내부분위기가 많이 어수선했다고 하지만 영풍의 장형진 회장이 삼성전자 부사장 출신인 이성주 대표이사를 직접 영입하면서 어느 정도 내부 분위기는 수습된 상태다.

 

국내 휴대폰 시장의 성장 여부, 그 중에서도 특히 FPCB를 많이 채택한 신모델의 성공 여부가 인터플렉스의 향후 기업가치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그 외 삼성전기 등 대기업들의 동 사업분야에서의 확장여부 역시 지속적인 관찰사항이다.

 

 

양동선 sebian523@viptoz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