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시장의 중요성 확산에 따라 전세계 안티바이러스 시장은 매년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에 비해서 국내시장의 성장세는 제한적인 실정인데 이는 불법복제가 만연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개인시장의 규모가 작고 기업시장의 규모가 큰 것이 특징이다. 연평균 20%내외의 높은 성장을 기록하는 해외시장과 달리 불법복제의 영향을 받고 있는 국내 안티바이러스 시장은 7%내외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불법복제시장이 줄어들 경우 시장규모는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나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불법복제를 단속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경기가 좋아야 가능한 일이지만 전반적인 시장상황이 좋지 않아 단속에 대한 부담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성장의 축 ‘스파이제로’

안철수연구소는 스파이제로라는 안티스파이웨어의 매출증대 효과로 05년 상반기 매출액은 작년 동기대비 25.9%증가한 175억 3,000만원을 기록했다. 2004년 9월부터 상용서비스를 실시하였는데 ‘스파이제로’는 스파이웨어와 애드웨어 뿐만 아니라 유해성이 있거나 악용될 수 있는 프로그램까지 대응하여 진단, 치료하는 소프트웨어로 ASP(Application Service Provider)서비스와 PC에 설치되는 Desktop용이 있다.

한가지 흥미있는 사실은 안티바이러스 시장이 기업시장에서 개인시장으로 넘어온 것과 달리 안티스파이웨어의 경우 개인시장에서 기업시장으로 넘어가는 추세에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기업시장의 확대는 안티스파이웨어 시장이 성장할 수 있느냐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전망이다.

또 다른 성장의 축 ‘해외시장’

최근 들어 해외시장에서의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단기적으로 대규모의 수익 증가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나 미국 블루코트의 웹 보안 제품에 V3 엔진을 공급하였으며, 중국 PC방에 V3를 공급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해외법인을 통한 해외매출은 70~80억 정도로 예상하고 있으며 안철수연구소의 매출로 인식되는 부분은(현지법인 매출에서 로열티 50%를 수취) 30~40억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매출은 ‘티끌 모아 태산’

안철수연구소의 매출은 작은 규모의 매출들이 많은 수량 더해져 큰 규모를 이루는 구조이다. 백신매출의 경우 기업용으로 판매되는 PC당 가격은 1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고 최근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하고 있는 스파이제로 ASP서비스도 1주일 사용권 1,500원 등으로 건당 판매금액이 작은 특징이 있다.

또한 백신매출은 거의 대부분이 1년 단위 계약이며 수익인식은 12개월 동안 나누어 인식된다. 따라서 당기에 인식되지 않고 차기로 이월되는 것을 ‘매출인식 이연분’이라고 하며 이는 ‘수주잔고’와 유사한 의미로 볼 수 있다.

안철수연구소의 강점

안철수연구소가 국내 안티바이러스 시장의 65%를 차지할 수 있었던 계기는 토종기업의 이점이 많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고객층인 기업들의 요구사항을 신속히 처리하기 위해서는 콜센터의 운용 및 A/S팀의 구성이 필요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해외 업체에 비해 국내 업체라는 점에 이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내에서 백신 프로그램 개발을 주도하고 시장을 창출한 장본인인 ‘안철수’라는 브랜드는 해킹 및 악성 바이러스 출현이 사회적 이슈가 되는 현상과 맞물려 상당한 브랜드 효과를 일으켰다.

안철수연구소는 그 동안 해외 업체에 비해 바이러스 샘플이 부족하다는 약점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 나온 샘플의 경우 큰 차이가 없는 상황이며 활동성 있는 샘플 위주로 수집한 결과 이러한 약점은 많이 보완된 상태이다. 현재 안철수 연구소의 연구인력은 175명으로 전체 인원 340명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연구개발비는 매출액의 22%를 차지하고 있다.

리스크 요인

(1) ‘스파이제로’의 성장세 유지여부

스파이제로의 매출 가세로 안철수연구소의 매출액은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문제는 지속성의 문제이다. 아직까지는 안티바이러스와 안티스파이웨어가 따로 제공이 되어 왔으나 점차 통합의 움직임이 보이기 때문이다. 두 개의 시장이 통합될 경우 시장의 규모는 급속도로 작아질 가능성이 있다. 통합 솔루션의 경우 가격 측면에서 1+1=2가 되는 것이 아니라 1+1=1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만텍의 경우 통합솔루션을 발매하였으며 시장분위기에 따라 급격하게 통합쪽으로 흘러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아직 국내에서 대세를 이루고 있지는 못하지만 위험성은 항상 존재한다.

한편 이에 대해 안철수연구소는 “좀 더 지켜보아야 할 문제”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현재 안티바이러스 솔루션의 경우 엔진이 무겁다는 단점이 있는데 두 개의 솔루션이 같이 구동될 경우 시스템에 부하가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한 안티스파이웨어의 경우 안티바이러스에 비해 적용 빈도수가 작아 구동이 간편한 ASP방식이 유지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한다. 하지만 회사에서도 “어느 쪽이 대세가 될지 여부는 속단할 수 없으며 신중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입장을 표하고 있다.

(2) ‘해외진출’ 성공여부

중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협소한 국내시장에서 탈피하여 해외시장 사업기회를 넓히는 것이 필수적이다. 현지에서의 매출증가를 위해서는 결국 마케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현지 고객의 요구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조직 성립이 필요하지만, 대규모 투자에 대한 위험 부담으로 인해 적극적인 투자 대신 현재 추진하고 있는 저가판매 및 ASP 등의 틈새시장 전략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현지 인지도를 높이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해외사업 매출은 점진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3) 마이크로소프트의 보안시장 진출

장기적인 관점에서 S/W시장에 대한 막강한 지배력을 바탕으로 마이크로소프트는 보안시장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단기적으로는 보안소프트웨어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서비스 대응 조직을 세우고 바이러스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등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나 안티스파이웨어 업체인 Giant와 보안 소프트웨어 업체 Sybari 등을 인수하는 등 관련 기술력을 높이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을 고려할 경우 장기적으로 독과점 문제 등만 해결된다면 위협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Free Cash Flow를 매수할 것인가?

2004년말 안철수연구소의 현금성 자산은 628억원이고, 2005년에는 79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렇게 축적되는 잉여현금은 설비투자가 필요 없는 사업구조에 기인한다. 안철수연구소의 매출은 꾸준한 성장을 이루어 왔는데 이는 주요고객 대상이 개인이 아닌 기업 대상이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고객의 경우 소프트웨어 변경에 따른 기회비용의 발생으로 인해 대부분 1년 단위의 계약 갱신이 이루어 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향후 성장을 위해서는 현재의 매출에서 어떠한 사업영역으로 확장시키느냐의 여부가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한편 이러한 잉여현금의 증가가 주주이익 환원정책으로 이어지는지의 여부가 중요한 요소가 될 전망인데 자사주매입이나 배당으로 사용될 자원은 순이익의 30%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주주이익 환원정책의 변화에 따라 안철수연구소의 투자가치는 변화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건규(bluemoon@viptooz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