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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물만 파온 기업이 흑자 길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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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ART_COMMENTbs@@END_COMMENT[조선일보 이길성, 정지섭 기자]최소 24년, 길게는 47년 동안 단 한 해도 쉬지 않고 흑자배당을 계속해온 기업들은 우선 ‘경영을 참 잘했다’는 칭찬을 받을 만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 기업들이 많든 적든 이익을 주주와 함께 나누는 ‘주주중시경영’ 원칙에 철저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 기업들의 수십년 흑자배당을 가능케 한 비결은 무엇일까. 조선일보 경제부는 상장사 협의회 자료와 각 기업들의 답변 내용을 토대로 38개 기업의 공통점과 특장(特長)을 분석해 보았다. 그 결과 성공의 조건은 ▲역시 먹는 장사 ▲한우물 기업 ▲수출보다는 내수기업 ▲건실한 오너경영 체제 등 4가지로 모아졌다.  세계 2위의 갑부이며 가치투자(우량주 장기보유)의 대가로 유명한 미국의 워런 버핏은 지난 수십 년간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맥도날드와 코카콜라를 뺀 적이 없다. “어떤 시대라도 사람들은 먹고 마시지 않고는 살 수 없다”는 철학 때문이다. 그의 생각은 한국에서도 딱 들어맞았다. 연속 흑자배당 기업 38개 중 7개가 한국인의 식탁을 점령한 기업들이다. 칠성사이다의 롯데칠성, 제과업계 부동의 1위인 롯데제과와 초코파이의 오리온, 그리고 라면업계 1위 농심, 분유업계 1위 남양유업, 밀가루 시장을 장악한 대한제분, 간장의 대명사 샘표식품이 그 주인공이다. 여기에 미에로 화이바의 현대약품이나 박카스의 동아제약을 포함하면 ‘먹는 장사’는 9개로 단연 으뜸이었다. 식품 다음으로는 유한양행·중외제약 등 제약사가 6곳, 건설과 전자업종이 각각 3곳이었다. ◆한눈 안 판 외길 업체 많아 연속 흑자 기업의 또 다른 특징은 우직하게 한우물만 파온 중소형·장인(匠人) 기업들이 많다는 점이다. 내의(內衣) 전문회사인 신영와코루(란제리 국내 1위)와 BYC(내의 국내 1위)나 제비표 페인트로 유명한 건설화학, 콘덴서 하나로 명가(名家)를 이룬 삼영전자 등도 대표적인 한우물 기업이다. 국내 건설업 면허 1호인 삼부토건은 건설부문 랭킹은 중상(14위)선으로 1위 현대건설의 13% 수준이지만, 토목 부문을 수십 년간 특화해온 것이 장수 비결로 분석됐다. 한독약품·유한양행 등 6개 제약사도 사업 다각화나 이종(異種) 사업에 전혀 진출하지 않고 오로지 제약사업에만 전념한 기업이다. 대우증권 백운목 연구원은 “수십 년 흑자배당을 해온 식품회사나 제약회사들이 모두 한우물만 파왔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사업 다각화의 리스크가 없는 만큼 흑자배당의 여력도 상대적으로 커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부분 내수(內需)에 기반 38개 흑자배당 기업들 가운데 수출기업은 단 4개(삼성전자·삼성SDI·삼영전자·고려제강)에 불과하고, 34개가 안방시장을 점령한 내수기업이다. 특히 이 중에는 식품·제약·의류·에너지처럼 경기에 덜 민감한 의·식·주 관련 기업이 많아, 이런 안정적 수요기반이 연속 흑자배당의 원동력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일반인은 잘 모르지만 조선내화(포스코에 내화물 납품)·한국주철관(국내 상하수도주철관 시장 71% 점유) 등은 확고한 수요 기반을 확보한 경우다. 경농과 성보화학은 농약부문에서 수입대체가 어려운 독자적인 상품으로 안방시장을 지키고 있다. 한국석유(100억원), 성보화학(260억원), 경농(300억원) 등 시가총액 1000억원이 안 되는 소기업이 10개나 되는 것도 안방 시장에서 활약하는 기업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오너가 경영하는 회사가 강하다 38개사의 경영구조를 분석한 결과, 3대째 창업주 가계가 경영을 하는 샘표식품을 비롯, 오너가(家)가 경영하는 곳이 약 70% 정도였다. 전문경영은 삼성전자·삼성화재·삼성SDI 등 삼성그룹 계열사와 롯데제과·하나은행 등 10개 안팎이었다. 실제로 취재팀이 각 사에 설문을 보내 자사(自社)의 강점을 스스로 평가해달라고 의뢰한 결과, ‘지속적인 기술개발’에 이어 ‘오너가(최대주주)에 의한 지배구조 안정과 과감한 투자결정’과 ‘탄탄한 조직문화’라는 대답이 두 번째로 많았다. 이 밖에 ‘무분규’(중외제약·남양유업·한독약품)나 ‘무차입 경영’(남양유업)도 많았다. (이길성기자 atticus.chosun.com)(정지섭기자 [블로그 바로가기 xanadu.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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