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춘 앞세운 전통酒 시장의 형만한 아우

언더그라운드 가치주 - 배상면 주가

배영호 대표, 국순당 배중호대표의 친동생
'공격 마케팅' 최근 4년 66%씩 매출 급신장
"전통주 문화를 판다" CEO 스타일도 한몫
                                                                                      

전통주시장을 개척한 회사는 코스닥에 등록되어 있는 국순당이다. 국순당의 사업히스토리 자체가 전통주시장의 역사 그 자체라 할 정도로 이 시장의 산증인이다. 그렇다면 언더그라운드에서도 이에 필적할 만한 회사가 있을까? 이번 언더그라운드 가치주에서는 배상면주가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술울 좋아하는 한국남자라면 이 시대의 섹시아이콘인 가수 이효리가 살포시 미소짓는 위와 같은 포스터를 보면서 한두번 흐뭇한 미소를 지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특이한 것은 무대 위에서의 도발적인 그녀의 모습과는 달리 수줍은 듯 미소를 짓는 모습이 그 옆의 술병과 묘한 조화를 이룬다는 사실이다. 이 포스터는 배상면주가의 대표적인 전통주인 산사춘의 광고다.

배상면주가는 전통주류제조 및 유통판매사업을 주목적으로 1999년 8월20일에 설립되었다. 배상면주가의 CEO인 배영호 대표이사는 국순당의 배중호 대표이사의 친동생이다. 그는 이전에 국순당에서 전무로 근무하다가 독립하여 배상면주가를 설립했다. 이렇게 설립한 배상면주가의 이름은 전통주 복원에 한평생을 살아온 이들 아버지인 배상면 회장의 이름에서 따왔다. 이러한 이유로 두 회사는 라이벌이기보다는 한국의 전통주시장을 함께 이끌어가는 동반자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국순당이 가장 무서워하는 경쟁업체는 다름아닌 배상면주가라고 한다.

우선 첫번째 이유는 위의 포스터에서 찾을 수 있다. 배상면주가는 규모는 작지만 공격적인 마케팅을 주도한다. 작년 기준으로 판관비가 134억원이 소요되었는데 이 중 광고선전비만 62억원을 쏟아부었다. 전체 매출액의 21%에 달하는 수준이다. 반면 국순당은 1,310억원의 전체 매출액 대비 겨우 9.6%에 달하는 126억원의 광고선전비를 쓴 것으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조용한(?) 마케팅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효리를 산사춘의 광고모델로 영입하면서 배상면주가가 지불한 금액은 2003년 3월 첫 광고계약 때 6개월 단발로 1억8천만원이었고 다시 6개월 단발로 재계약했을 때에는 2억5천만원을 지불했다. 현재 이효리와의 광고계약은 끝난 상태고 후속모델로 탤런트 한고은을 영입해 이미 6개월 단발로 1억5천만원을 지불했다. 매출액 300억원 대의 소형회사가 이와같이 유명연예인을 이용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함으로써 산사춘 브랜드를 널리 알릴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공격적인 마케팅은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이 최근 4년동안 연평균 66.3%가 증가했고 동기간에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연평균 78.5%와 69.6%의 증가율을 나타낸 것이다.

이와 같은 무서운 성장세로 2002년 전통주부문 시장점유율이 14%에서 2003년에는 16%로 증가했다. 반면 국순당은 동기간에 76%에서 74%로 감소했다. 전통적인 주류업계의 거인인 진로와 두산의 시장점유율은 기타 군소업체들과 함께 10% 대에서 유지해 이렇다 할 이름값을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진로의 천국의 경우는 2003년에 18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배상면주가의 성장세가 돋보였다. 올해 목표도 250억원이라고 한다. 두산의 군주의 경우는 아예 지방업체의 전통주에도 밀려 시장파이만 키워준 꼴이됐다.

두번째 이유는 배영호 대표이사의 경영스타일이다. 대표이사의 경영스타일은 회사의 마케팅이나 성장모습에 그대로 투영된다. 그런 면에서 국순당과의 비교는 참으로 흥미롭다.

배상면주가의 공격적인 마케팅도 배영호 대표이사의 경영스타일의 연장선상에서 해석될 수 있지만 성장방법의 측면에서 배상면주가는 국순당과 완전히 차별화하고 있다. 즉 백세주 하나만 갖고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국순당과 달리 배상면주가는 산사춘을 비롯해 흑미주, 백하주, 천대홍주, 활인18품 등 다양한 전통주를 시장에 출시했다.

후발업체로서 태생적인 한계일 수 있겠으나 배영호 대표이사의 생각은 전통주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다양한 제품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통주에 대한 그의 애착은 전통주 문화의 확대란 개념으로 확장된다. 배상면주가는 단순히 술장사만 하는 “술도가”가 아니라 한국의 전통주 문화를 해외에 널리 알리는 세계화 첨병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 포천군에 있는 배상면주가 공장은 한국 전통술과 그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전통술박물관이다.

배영호 대표이사의 전통술에 대한 열정은 단순히 이윤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 기업이념의 그 이상이다. 술이란 상품은 어차피 하나의 문화이기 때문에 그의 경영스타일은 하나의 완벽한 작품처럼 보여진다. 이러한 그의 열정을 타경쟁사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전통주시장에서 그의 행보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렇듯 공격적인 제품마케팅과 전통술문화에 대한 열정을 바탕으로 한 배영호 대표이사의 경영스타일의 조화가 전통주시장에서 배상면주가가 무섭게 성장할 수 있었던 중요한 배경이다.

배상면주가는 올해 거래소 상장계획을 갖고 있다. 작년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84%, 이자보상배율이 무려 847.30배에 달하는 점, ROE가 2002년의 36.3%에서 작년에는 45.42%로 증가한 점등이 인상적이다. 배상면주가가 예전의 제2의 국순당이 될 지 지켜보도록 하자.

양동선 sebian523@viptooz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