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글] [기고] "증시는 심리전쟁중" 이윤학 LG투자증권 / 03/19 16:29

[머니투데이]정확하게 10년 전에 "주식투자는 심리전쟁"(원저자 D.N.Dreman ) 이란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지금은 비록 절판이 되어 시중에서 구할 수 없지만, 당시 '얼치기' 분석가였던 나로서는 매우 감명 깊게 읽은 책이었다.

가격 메카니즘을 가진 시장에서 심리가 어떻게 형성되는지, 그리고 그 심리에 의해 가격은 어떻게 변화하고, 그 마지막 파장은 어떤지를 잘 보여주는 책이었다. 거기에서도 대부분의 초점은 주식시장에 맞춰졌지만 16세기에 발생한 튤립광란, 18세기에 발생한 영국의 해외투자주식회사에 대한 투기, 1900년대 초에 발생한 미국 플로리다의 부동산투기 등의 예를 들면서 심리적인 흥분현상이 빚어내는 슬프고도 아픈 참상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최근 우리는 흥분보다는 공포에 가까운 심리전쟁을 치르고 있다. 언제나 그렇듯 과도한 심리적 몰입현상(흥분이나 공포)은 후회를 가져온다. 기술적분석에서 주가는 추세를 가지고 있으며, 추세를 과도하게 벗어난 주가는 늘 균형적인 추세에 수렴한다는 가정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과도한 심리적 몰입현상이 빚어내는 극단적인 과매수나 과매도권역을 찾아내어 투자에 활용하는 것이다.

일전에도 언급했듯이 주식시장에서는 가치(Value)로 거래되지 않고 주가(Price)로 거래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즉 기업의 가치는 높지만 이미 주가(Price)가 충분히 매력적이지 않다면 그 주식의 주가는 상승잠재력이 크지 않다. 최근과 같이 시장전체가 하락국면에 들어설 때 과연 가치가 주가를 제대로 인식하였는가? 아니면 주가가 가치를 충분히 반영하였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 주식시장은 가치를 기반에 두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가격으로 거래된다. 그리고 그 가격은 투자자의 심리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PER(주가수익비율)를 보자. PER = Price / EPS 이다

즉,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값이다. 다시 말해서 투자자가 투자하는 돈(Price)이 투자 후 얻을 수 있는 이익(EPS)에 몇 배인지를 알아보는 것이다. 만약 주가가 1만원인데 주당순이익이 1,000원이면 PER은 10배이다. 따라서 PER가 낮으면 낮을수록 투자한금액 대비 이익을 많이 내는 기업으로 인식이 된다(반드시 PER가 낮은 기업이 좋은 주식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또 다른 의미에서 PER는 투자한 원금이 회수되는 기간에 해당된다. PER이 10이라는 것은 투자원금 1만원을 회수하는데 10년이 걸린다는 것을 의미한다(주당순이익이 전부 투자자에게 배당되는 경우를 가정) 그래서 PER가 높은 기업은 투자원금을 회수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므로 좋은 기업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그러나 이것도 성장성에 따라 반드시 옳은 이야기는 아니다)

아무튼 이 PER를 다음과 같이 변형해보자. P = EPS * PER

일반적으로 EPS(주당순이익)는 일정기간동안 결과치를 한번에 발표하므로(결산기 1년에 한번) 적어도 1년 동안은 일정하다(반기,분기 이익발표는 일단 무시하자). 즉, 일정기간동안의 주가는 이익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라 PER에 의해 영향을 받는 다는 다소 황당한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그럼 도대체 PER는 무엇일까? 그것은 시장의 평가이다. 같은 EPS를 낸 기업도 주가는 항상 같지 않다. 그것은 시장의 평가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럼 시장의 평가는 무엇에 의해 결정될까? 그것은 투자자의 심리가 좌우한다고 기술적분석은 믿고 있다. 매일 거래되는 거래량은 항상 매도세와 매수세가 존재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같은 재료(News)에도 매도쪽에 서는 투자자가 있는 반면 같은 수량의 매수세도 있다. 그것은 같은 현상을 다르게 파악하는 투자심리 때문이다. 결국 주가는 시장의 평가를 좌우하는 투자자의 심리에 의해 결정된다고 기술적분석은 가정하고 있다.

그런데 그 시장의 심리가 극단적으로 치닫게 될 때, 거의 예외없이 시장은 되돌림을 하게 된다. 거기서 기술적분석은 주가가 다시 되돌아올 것을 예상하고, 균형된 추세를 주가가 얼마나 크게 벗어났는지를 분석하고 되돌림 수준을 예측한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필자가 여러가지 방법으로 예측한 극단적 과매도 수준은 510p - 520p 수준이었다. 다행히 지수는 더 이상의 공포국면으로 진입하지 않고, 반등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의 반등세가 추세적인 것이라도 볼 근거가 많지 않다. 앞서 말한 대로 균형추세를 이탈한 주가의 되돌림이란 측면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

지난 1년간 극단적 과매도국면이후 발생한 Technical Rebound의 평균적인 상승일과 상승률이 10일이상(영업일 기준) 15.6%이고, 최소 6일 10%라는 점을 감안할 때 적어도 570수준까지의 반등세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음의 스승이 될지언정 마음을 스승으로 삼지 말라"는 성현의 말씀이 흥분과 공포를 이기는 주식시장 필승법이다. 주식투자는 심리전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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