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戰 한반도 긴장 높인다"-AWSJ

[머니투데이]이라크 전쟁이 한반도의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으며, 미국과 중국과의 관계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AWSJ)이 24일 보도했다.

북한은 지난 주말 오는 26일로 예정됐던 남북간 대화를 취소, 미국이 이라크전에 집중하고 있는 동안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을 재개하거나 플루토늄을 생산을 위한 핵연로봉 재가공에 돌입할 수 있다는 우려를 높이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AWSJ는 북한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이라크전 개전과 함께 한국 정부가 군경계태세를 높이고 비무장지대(DMZ) 배치 병력을 증강한데 대한 보복적 조치였음을 국영 방송을 통해 알린 사실에 주목했다. 또 북한 핵시설에 대해 미국이 수주일안에 '선제적인 공격'(pre-emptive attack)을 감행할 계획을 갖다고 북한이 주장한 사실에 초점을 맞췄다.

AWSJ는 지난주 노무현 대통령은 미국이 주도하는 이라크 전쟁에 비전투 병력을 파병키로 결정했으며, DMZ내 양국 군관계자들은 이라크 전쟁이 본격화되면서 한반도 긴장도 함께 고조될 가능성이 있는데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AWSJ는 지난 21일 북한을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유엔 대사가 북한이 미국과의 잠재적인 충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데 우려를 표시하고 있으며, 미국이 이라크 전쟁 후 한반도에 대해 갖고 있는 의도에 대해 특히 우려하고 있다고 밝힌 사실을 강조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의 특사인 모리스 스트롱은 "북한은 매우 조심스럽고 깊은 우려를 작고 미국의 행보를 지켜보고 있다"며 "이것이 그들에 대한 미국의 궁극적인 의도와 관련해 무엇을 의미하는 지 의문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라크 전쟁은 미-중 관계에서도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AWSJ는 분석했다. 중국은 미국과의 경제적, 정치적으로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특히 북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도 미국과 협력하기를 희망하고 있으나, 미국의 일방적인 전쟁 강행으로 양국 관계가 경색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AWSJ는 이와 관련 중국 외무부가 이라크 전쟁이 발발하기 직전 중국 주재 미국 대사에게 바그다드 주재 중국 대사관의 정확한 주소를 전달한 사실을 환기시켰다. 이는 4년전 코소보 사태 당시 미국 전투기가 벨그라드 주재 중국 대사관을 폭격, 3명의 외교관을 숨지게 하고 20명을 부상시켰던 '악몽'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AWSJ는 이 같은 사실은 중국이 유사시 미국과의 관계 악화를 감수하더라도 이라크 전쟁에 대한 적극적인 반대 압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