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중국 관광객의 ‘올인’…파라다이스의 새 동력

중국 관광객의 ‘올인’…파라다이스의 새 동력

지난해 카지노를 배경으로 한 ‘올인’ 이라는 드라마가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 드라마의 인기에는 많은 이유가 있었겠지만, 스토리 전개의 핵심인 카지노에서의 짜릿함과 화려함이 이목을 끌었을 것이다. 90년대 중반 공전의 히트를 쳤던 ‘모래시계’에서도 카지노를 소재로 했었다.

드라마에서는 카지노를 주로 폭력이 난무하고, 검은 뒷거래가 왕성하며 일확천금을 노리는 폐인들이 모여드는 곳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러나 ‘카지노’란 ‘작은 집’이라는 의미의 이탈리아어 카자(casa)가 어원이고, 르네상스 시대 귀족들이 소유하였던 사교 ㆍ오락용(댄스ㆍ당구ㆍ도박 등)의 별관을 뜻한다. 우리나라에도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70년대초에 설립되었고 30년 세월 동안 온갖 풍파를 겪으면서 경쟁력을 키워왔다.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인 파라다이스 카지노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1월29일 오전 파라다이스 본사를 방문했다. 파라다이스의 재무 및 IR을 담당하는 본사는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건너편에 있다. 본사 건물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화려하지 않은 평범한 7층짜리 건물이었다.

담당자는 필자 일행을 한국현대문학관으로 안내하였다. 한국현대문학관은 파라다이스 최대주주의 누나이자 국내 초대 펜클럽 부회장이었던 수필가 전숙희씨가 운영하는 곳으로 만해 한용운 시인의 친필 서신 등 여러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IR 담당자와 카지노 산업의 현황, 성장 가능성, 정부 규제의 정도, 최근 중국의 높은 경제 성장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의 비중 확대 등 회사 현황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눴다. 회사에 따르면 드라마 ‘올인’에서 소개되었듯이 고객과 직접 상대하는 딜러가 영어는 물론 일본어, 중국어를 구사할 수 있고 회사의 집중된 교육으로 세계 어느 나라의 카지노 딜러 보다 숙련되어 있는 점이 파라다이스 큰 강점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드라마 ‘올인’의 주인공인 송혜교씨의 딜러 교육을 파라다이스가 담당하였고 교육장으로 소개된 곳이 파라다이스의 딜러 교육장이다.

마카오, 말레이시아 등에 위치한 카지노 보다 파라다이스 카지노가 일본의 도쿄, 오사카를 비롯해 중국의 베이징, 상하이와 지리적으로 더 인접해 있어 경쟁력이 있다는 점도 강조하였다. 또한, 도쿄등에 사무소를 두고 VIP를 1:1로 관리하고 있는 VIP 마켓팅에 집중하고 있어 여타 동남아시아 카지노와 차별적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가장 특이할 점은 중국인 입장객의 증가.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중국인 입장객이 3천명에 지나지 않았으나 지난해에는 중국인 입장객이 5만명을 훌쩍 뛰어넘어 중국 경제 발전으로 인한 중국인 방문객 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파라다이스의 앞날에 밝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마약과 도박, 매춘을 금지하는 중국 공산당에 의해 중국에 카지노가 들어서고 있지 않지만 지역 개발이라는 명분 아래 중국에 카지노가 들어설 가능성을 전혀 배제 할 수 만은 없다. 일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일본 정부는 세계 대전 이후 폐허가 된 경제 회복을 위하여 지역 도박장을 허가했던 시절이 있었다. 도박장 허가 이후 지역 도박장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났고 이에 따른 갖가지 폐해가 속출, 일본 정부는 자국 내 카지노를 허가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해외 관광객 유치 등의 이유로 카지노를 허가해 줄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회사 차원에서도 아직까지는 중국, 일본에서 카지노가 허가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낮은 가능성에도 대비하게 위해 코스닥 등록을 실시하였고 VIP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하였다.

70년대 초 정부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외화 획득이라는 기치 아래 설립된 파라다이스 카지노는 관광진흥 1억불 탑을 수상하면서 국내 관광 개발의 견인차 역할을 담당하였다. 분명한 것은 험난했던 30년 세월 동안 경쟁력을 충분히 키워왔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쟁력이 중국의 성장과 맞물려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지 지켜 볼 일이다.

김세훈 shkim@viptooz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