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SK텔레콤, 5년 만에 음원 시장 진출.. 판도 바뀌나?

단독 [아이투자 오진경 데이터 기자] 음원 시장에 또다른 참가자가 등장했다. SK텔레콤이 연예기획사와 손잡고 음원 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로써 3대 이동통신사(이하 이통사)와 인터넷기업들의 본격적인 음원 사업 각축전이 예상된다.

디지털 음원서비스 시장은 이통사와 인터넷기업들의 경쟁장이다. 이통사 중 케이티는 자회사 지니뮤직을 통해 음원 플랫폼 지니와 올레뮤직을 운영해왔다. 지난해 LG유플러스가 지니뮤직에 지분 15% 투자하며 사업에 동참했다.

인터넷기업으론 카카오가 2016년 로엔을 인수하면서 음원 플랫폼 1위 멜론을 품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멜론 순수방문자수(UV)는 1399만건으로 2위인 지니(528만8000건)와 2배 이상 차이 난다. 이 밖에 CJ디지털뮤직(엠넷), NHN엔터(벅스뮤직), 소리바다 등이 각사 플랫폼을 토대로 음원을 유통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그간 음원 시장에서 한 발 물러서있던 SK텔레콤과 NAVER가 최근 본격 진출을 선언했다. AI(인공지능) 시대에 음원 서비스가 필수 콘텐츠로 떠오르면서, AI스피커 등 관련 제품을 출시한 이들이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경쟁사에 비해 후발 주자인 만큼 국내 주요 연예기획사들과 손 잡는 전략을 택했다. NAVER는 지난해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이하 YG)에 1000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로 올라섰고, YG 자회사 YG PLUS와 음악 사업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그간 엠넷과 협업을 통해 네이버뮤직을 운영했으나 이제는 독립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SK텔레콤도 로엔 매각 이후 5년 만에 음원 시장에 재진출한다. 에스엠, JYP Ent. 등 국내 굴지 연예기획사들과 협력할 뿐 아니라 과거 MP3로 유명했던 아이리버를 음원 사업 핵심 자회사로 앞세워 이목을 끈다.

■ SK텔레콤, 5년 만에 시장 재진입.. 아이리버 '선봉장'

SK텔레콤은 2013년 자회사 SK플래닛이 보유한 로엔을 홍콩 사모펀드에 매각했다. 당시만 해도 음원 시장은 성장성이 높게 평가되지 않았고 SK플래닛은 매각 자금으로 적자 폭을 줄였다. 이후 SK텔레콤은 로엔, NHN벅스와 제휴를 맺어 고객들에게 음원 서비스를 제공했으나 사업 전면에 나서지는 않았다.

그러다 최근 AI스피커 시장이 본격화되며 이통사와 인터넷기업들이 앞다퉈 제품을 출시했다. AI스피커엔 음원 서비스가 필수 콘텐츠다. 케이티와 카카오는 AI스피커에 자사 음원 서비스 지니뮤직, 로엔을 적용했다. 그러나 자체 서비스가 없는 SK텔레콤은 제휴사 로엔으로부터 음원을 공급받는다. 경쟁사인 카카오에 로엔이 넘어갔음에도 여전히 기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AI가 스피커 뿐만 아니라 각종 기기로 적용이 확장되는 가운데, SK텔레콤은 결국 5년 만에 연예기획사와 손 잡고 음원 사업 재진출을 선언했다. 지난 1월 에스엠, JYP Ent., 빅히트와 B2B 음악콘텐츠 유통 및 B2C 서비스 플랫폼 사업에 대해 업무 협약을 체결한 것이다.

SK텔레콤이 과거 음원 시장에서 로엔을 핵심으로 삼았다면 이제는 아이리버가 그 역할을 대신할 것으로 보인다. 앞선 지난해 7월 SK텔레콤은 에스엠과 상호 계열사 출자를 통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같은 해 9월 SK텔레콤 자회사 아이리버는 에스엠 일본 계열사 'S.M. LIFE DESIGN COMPANY JAPAN INC.'을 100%(300억원) 인수했다. 반대로 에스엠 자회사 SM C&C는 SK플래닛 광고사업부를 100%(660억원) 사들여 서로 계열사를 교환했다. 또한, 두 회사가 설립한 합작법인 SMCC(SM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즈)는 10월 아이리버와 합병했다.

같은 시기 유상증자를 통해 SK텔레콤과 에스엠은 각각 상대편인 SM C&C, 아이리버 지분을 취득했다. 이러한 과정들을 거쳐 SK텔레콤은 SM C&C 지분 23%, 에스엠은 아이리버 지분 21%를 보유하게 됐다. 에스엠은 아이리버의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3대 기획사와 진행하는 B2B 음악콘텐츠 유통을 아이리버가 담당한다. 또한 아이리버는 2월 23일 에스엠의 음반ㆍ디지털 컨텐츠 공급 및 유통권을 156억원에 양수하기로 결정했다. 최근에는 NHN벅스에 2016년 매각했던 음원 서비스 업체 그루버스 지분을 53.9% 사들여 재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음원 시장에 본격 진입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아이리버는 과거 국내 MP3 시장 70%를 독점했으나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며 판매가 급격히 줄었다. 전성기인 2005년 5000억원에 달했던 매출액은 최근 500억원대에 불과하다. 지난해엔 SM 계열사 지분을 인수하면서 매출액이 600억원대로 늘었으나 여전히 과거엔 크게 못미친다.

그러나 이제는 SK텔레콤, 에스엠과 시너지를 통해 변화를 모색 중이다. 리딩투자증권 서형석 연구원은 "아이리버가 음원 컨텐츠 비즈니스를 확보하면서 본격적인 사업 다각화를 개시했다"며, "여기에 SK텔레콤의 AI, 블록체인 등 4차산업 기술을 적용한 ICT 디바이스를 제조할 것으로 기대돼 올해가 성장 원년이 될 것"이라 판단했다.



SK텔레콤은 연내 자체 음원 플랫폼을 공개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미 시장에 뿌리를 내린 기업들이 있어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SK텔레콤이 당장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긴 어렵겠지만, 연예기획사들과 다양한 방면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여지가 있어 앞으로의 행보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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