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2017년 상반기 결산 - 반도체와 은행, 그리고 증권

[좋은 기업, 나쁜 기업, 이상한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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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좋은 기업, 나쁜 기업, 이상한 기업' 코너는 다양한 기업들의 이야기를 투자자의 시각으로 살피고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필자는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서 박사학위를 마친 30대 초 젊은 연구원으로, 기업재무와 기업지배구조에 관련된 여러 편의 논문을 저술했습니다. 대학 신입생 때 시작한 가치투자를 10년째 이어오며 매월 말 투자 포트폴리오를 아이투자에 공개하고 있습니다. 이 코너를 통해 주식시장의 투자자로서 궁금한 것을 찾아다니는 과정과 이에 대한 고민과 생각을 나누는 장이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필명인 '넥클리스'는 목걸이처럼 다른 사람의 허전함을 채워주고 스스로도 더 빛날 수 있음을 희망하는 필자의 바램이 담겼습니다.
안녕하세요. 넥클리스입니다.

날씨가 점점 더워지고 있습니다. 지구온난화에 대한 말을 들어온 것은 초등학교 이후였지만, 이제는 지구온난화가 바로 가까이에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2017년 상반기 주식시장은 한여름만큼이나 뜨거웠던 것 같습니다. 특히 그 중에서도 2017년 주식시장의 상반기 키워드를 꼽아보면, “반도체”와 “금융주”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반도체 관련기업들의 주가는 2017년 상반기 내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와 같은 대기업부터 이름이 조금은 생소한 중소 반도체 장비업체들까지 비교적 고르게 주가가 올랐습니다. 반도체 및 반도체 장비 기업들 중 2017년 상반기 주가상승률 30위까지의 기업을 꼽아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이 네오피델리티였고, 덕산네오룩스와 티에스이도 많이 올랐네요.



최근 반도체 업계를 살펴보면, 더 이상 반도체 기업들은 “기술주”라고 부르는 것이 적절치 못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전에는 사치품이 현재는 필수품이 된 사례는 생각보다 많습니다. 예를 들어 노트북이 그렇고 스마트폰이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전자제품의 필수품화에 더불어, 반도체 또한 이제는 사치품보다는 필수품에 가까워졌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첨단기술”을 이용한 “필수품”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엔지니어적인 면에서도 그리고 경제적 효율성의 면에서도, 반도체를 대체할 만한 새롭고 강력한 발명이 나오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엔지니어적인 측면에서는 반도체가 그동안 쌓아 온 나노미터를 초과할 수 있는 '작은' 크기의 시스템의 제어기술을 확보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위의 표와 같이 경제적 효율성의 측면에서 지금 반도체 만큼의 가격대로 반도체 만큼의 개수를 찍어낼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 과연 나타날지 의문입니다. 4Gb의 데이터를 담는데 겨우 커피 한 잔이 필요한 지금 반도체보다 더 기술적으로 우월한 새로운 무언가를 만드는 것 이상으로, 반도체만큼의 경제성이 있게 만들어내는 것 또한 중요한 도전이 될 것 같습니다.

실제로 CPU와 OS라는 두 분야에서 확실한 시장을 확보하고 있는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근 10년간의 주가를 보면, 인텔의 주가는 10년간 18.78$에서 33.46$로 올랐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는 28.73$로 68.71$로 약 2배 정도 상승하는데 그쳤습니다. 배당수익률도 각각 3.26%, 2.29%정도로 높지 않은 수준입니다. 이와 같은 모양은, 이전의 기술주들이 보여주던 모습보다는 코카콜라나 P&G와 같은 필수재 기업들의 그것과 흡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시장을 지속적으로 선도할 수만 있다면, CPU시장의 인텔이나 OS시장의 마이크로소프트와 마찬가지로 업계를 장기간 선도하는 것도 가능해 보입니다. 다만 그와 같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투자가 진행되어야 한다는 점은 중요한 부담요인일 것입니다.

[표3]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주가추이

(자료: Yahoo Finance)

금융주들은 대체로 경기의 막바지에 주가가 오르는 경향이 있었고, 오랫동안 소외되어 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실제로 2016년까지만 해도, 주요 은행주들의 PBR수준은 1을 넘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소외되어 왔다고 하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소외되어 왔던 업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의 주가 상승은 단순히 '비정상'이 '정상'으로 회귀하는 과정이라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금융주가 회계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자본'정도의 가치로는 인정받아야 한다고 본다면, PBR이 1로 회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2015년말과 2016년말, 그리고 지금까지 주요 금융업 기업들(금융지주, 은행, 보험 등)들의 PBR을 확인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특히 금융지주나 은행들의 경우 2015년 이후 2016년까지 다소 비정상적이라고도 볼 수 있는 낮은 PBR을 보여왔습니다. 이와 같은 낮은 PBR이 2016년말부터 2017년 상반기까지 이어진 주가 상승에 따라 어느 정도 보상받은 듯한 느낌이 듭니다.

경계해야 할 점이 있다면 금융업, 특히 은행업의 경우 급격한 성장이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영위하고 있는 업 자체의 급격한 변화나 이익의 급증이 나타나지 않는 상황에서, 주가가 크게 올랐다는 것은 예전에 비해서 지금의 투자매력도가 크게 낮아졌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절대적인 PBR수준으로 보면, 지금의 수준은 결코 높지 않다는 생각도 듭니다.

특히 신한지주의 경우 영업이익이 2014년 2.6조원에서 2015년 2.9조원, 2016년 3.1조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으며, KB금융도 2014년 1.9조원에서 2015년 1.8조원, 2016년 1.6조원으로 영업이익이 다소 줄어들었지만, 2017년에는 3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이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이와 같은 이미 늘어난 이익과 앞으로 늘어날 이익에 대한 예상까지 생각해보면, 현재의 PBR수준도 절대적으로는 높지 않아 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시가총액 순위에서는 다소 밀리지만, 증권업종의 주가 상승률도 주목할 만 합니다. 전통적으로 증권업은 주가지수의 상승에 비례해서 주가가 상승하는 흐름을 보여주는데,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이 아닌가 싶습니다. 증권업계 기업들의 2017년 상반기 주가 상승률은 아래 표와 같습니다.



증권업의 특색이 있다면, 유화증권을 제외한 모든 증권사들이 두 자리수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점입니다. 50% 이상의 상승을 보인 증권사도 많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을 보면, “증권업은 주가지수의 상승에 비례하여 상승한다.”, 또는 “증권업은 주가지수에 레버리지를 넣은 것과 같아, 지수가 10%오르면 20%, 30% 상승한다.”라는 것은 적절한 비유인 것 같습니다.

물론 SK증권같이 M&A에 관련되어 주가가 크게 오른 경우도 있고, 실적이 좋아지는 수준에는 큰 차이가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볼 때 주가지수가 오르면 증권사들의 수익이 늘어난다는 것은 자명하기 때문에, 지수 상승을 예상한다면 주가지수에 직접 투자하는 것보다 증권사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여전히 나름 타당한 투자 방법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2017년 상반기를 이끌었던 두 업종을 살펴보았습니다. 2017년 하반기에도, 많은 투자자 분들이 좋은 성과를 내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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