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길리건의 '대원제약'

길리건 "기업가치의 추세로 매수 시점을 파악해라"

제임스 길리건은 기업가치의 추세를 파악하는 투자 대가다. 길리건은 밴 캠펜 인베스트먼츠의 주식 운용팀과 60억달러에 이르는 펀드 자산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길리건은 회사를 매 분기 지켜보며 수익을 검사한 후 기업가치의 추세가 바뀌는 굴절 시점에 주식을 매입한다. 지난 분기에 회사의 매출이 10% 줄었는데 이번 분기에 매출이 2% 감소했다면 길리건에게는 그 회사를 매수할 기회다.

길리건은 시장이 과거에 보아왔던 것들로만 주식의 가격을 매긴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무언가 좋은 일이 발생할 수 있는 회사의 추세를 찾을 수만 있다면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 그는 기업의 수익과 마진을 중요한 지표로 사용한다.

제임스 길리건의 선택 '대원제약'

제임스 길리건은 종목 선정 시 마진율과 재무 건전성에 중점을 둔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 이상이고, 부채비율이 100% 미만이며, 이자수익에서 이자비용을 뺀 값이 양수(+)인 종목을 선호한다.

대원제약은 길리건의 투자 기준을 만족하는 상장사 중 회사다. 올해 1분기 연환산 실적(최근 4개 분기 실적 합산) 기준 ROE는 12%로 10% 이상이고, 부채비율은 32%로 100% 미만이다. 이자수익에서 이자비용을 뺀 값은 약 3억3300만원으로 양수(+)를 기록했다. ROE는 연결 지배지분 기준 순이익과 자본총계로 계산했다.

▷ 신약 개발 꾸준히 하는 전문의약품 제약사

대원제약은 1958년 설립된 제약사로, 소화기계·순환기계·항생제 및 진입장벽이 있는 진통제 등에 특화된 전문 의약품(ETC, Ethical Drug)을 주로 생산한다. 종속기업으로는 보청기 제조 및 소프트웨어 개발 공급 업체인 딜라이트(76.58%, 2016년 1분기 기준 보유지분율)를 보유하고 있다. 딜라이트는 2010년에 설립됐으며, 2011년 대원제약에 편입됐다.

대원제약의 제품군은 크게 만성질환, 호흡기, 항생제, 소화기, 기타 부문 의약품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만성질환 부문 의약품의 매출비중이 38%로 가장 크며, 호흡기(20%), 소화기(19%), 기타제품(15%), 항생제(8%)가 뒤를 잇는다(2016년 1분기 매출기준). 

회사 측이 자사홈페이지에 공개한 제품정보에 따르면, 대원제약은 현재 총 168개 제품을 제조 및 판매하고 있다. 이 중 오티렌정이 5.91%로 가장 높은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2016년 1분기 기준), 오티렌정은 급성위염 및 만성위염 치료제로, 국내 최초 서방형 개량신약이다. 서방형이란 약물을 천천히 방출해서 일정한 혈중농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제품으로, 속방형의 반대개념이다.



대원제약이 포함된 제약 산업은 신약개발을 위한 연구부터 생산 및 판매 등 모든 과정을 포괄하는 산업으로 신약개발여부에 따라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하나의 신약개발에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지만, 신약개발에 성공만 한다면 그만큼 해당 회사에 막대한 가치를 제공한다.

대원제약은 그 동안 신약 개발을 꾸준히 해오며 성장을 해왔다. 지난 3년(2012년~2015년) 동안 미그보스(당뇨), 오티렌(항궤양제), 메게스트롤(항암보조제), 펠루비(류마티스) 등의 신제품을 출시해왔고, 2016년에는 11개의 신제품을 출시 할 계획이다. 신제품은 대부분 최근 시장수요에 부합하는 순환기(고혈압, 고지혈), 내분비(당뇨), 소염진통(관절, 류머티스) 부문에 속해있는 약들로, 고령화 및 만성질환에 특화된 제품들이다.

한편, HMC투자증권 강양구 연구원은 지난 1일 리포트에서 대원제약의 신제품 중 가장 기대되는 제품으로 DW-10558(고지혈)을 꼽은 바 있다. 대원제약은 DW-10558으로 중국을 포함한 파머징국가(제약 산업 신흥 시장)에 에버그린 전략을 통해 점유율을 확대 할 예정이며, 현재 원료합성개발을 시작한 상태다.

에버그린 전략이란 신약개발 제약사가 신약의 독점기간을 늘려 제네릭(복제약) 제약업체들의 진입을 막기 위해 취하는 전략으로, 신약의 원천특허가 끝나기 전에 약의 형태, 성분, 구조 등을 일부 변경하여 후속특허를 등록함으로써 특허기간을 연장시키는 것이다.



▷ 지속적인 성장 추세

대원제약은 최근 2년간 성장 추세를 이어왔다. 연환산 기준 차트를 보면, 대원제약의 매출과 이익이 2013년 1분기부터 대체로 늘고 있는데, 이는 대원제약이 매 분기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이익이 성장해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매출액은 해당 기간 동안 매 분기 성장추세를 유지해왔는데, 올해 1분기 연환산 기준 매출액은 2234억원으로 2013년 1분기 1405억원 대비 59% 높은 수준이다.

올해 1분기도 매출과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성장했다.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5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0% 늘어난 51억원을, 순이익은 2% 증가한 39억원을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대원제약의 재무상태는 양호하다.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32%로 낮고, 유동비율은 296%로 높다. 차입금도 거의 없어 이자비용이 미미하다.

배당도 꾸준히 지급해왔다. 대원제약은 최근 5년간 매년 주당 37~194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으며, 해당 기간 평균 시가배당률은 0.87%다. 대원제약은 최근 5년간 매년 주당배당금을 늘려왔으며, 이에 2012년부터 매년 시가배당률과 배당성향이 전년 대비 상승해왔다('12년 시가배당률 0.55%, 배당성향 7.3% → '15년 시가배당률 1.13%, 배당성향 19.2%). 만약 올해도 주당배당금을 늘린다고 가정하면, 기대할 수 있는 시가배당률은 전년도 주당배당금 기준인 0.92%보다 높다(전일 종가 기준).

* 과거 주식 수 변화가 있어, 주당 배당금은 그에 맞춰 수정된 값임.



대원제약의 올해 1분기 실적과 전일 종가를 반영한 주가수익배수(PER)는 20.8배로, 제약업종 평균PER(2016년 1분기 연환산 기준) 47.9배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주가순자산배수(PBR)는 2.49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2%다.